[크라우드펀딩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1] “내 꿈을 대신 이뤄줄 인크” 투자자 이근용 회계사
2016년 1월 25일부터 국내에서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졌습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하는 인크는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과 투자를 원하는 대중을 연결하고 해당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합니다. 이 과정을 함께하게 된 스타트업과 투자자의 새로운 경험을 기록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름하여 [크라우드펀딩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입니다.
지난 15일, 인크의 ‘주주로 모십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내달 정식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대중으로부터 총 3억 원을 모금하는 자체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것이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국내에서 플랫폼 운영사가 직접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해보고, 크라우드펀딩이 스타트업과 투자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스스로 검증하겠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골자였다.
조금은 위험한 실험이기도 했던 이번 프로젝트는 시작한 지 9시간 만에 80%, 30시간 만에 100%(청약신청 기준)를 돌파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인크를 응원하고 돕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크의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투자자입니다.
크라우드펀딩법이 통과되면서 개인적으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관심이 많아 스스로 창업을 해보고자 했지만 쉽지 않다는 걸 느끼던 와중에, 인크에서 투자모집을 하여 간접적으로나마 투자를 통해 크라우드펀딩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고자 했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 머리 한 켠에만 남겨두기엔 미련이 남아 혹시라도 회사에 도움이 될까 해서…(중략)…또 제 투자수익에도 도움이 될까 해서 남깁니다. 아, 그리고 세무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 있다면 (세무 전문가인)제가 아는 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건승하세요!
프로젝트를 오픈한 당일 밤, 인크의 페이스북을 통해 받은 메시지이다. 요약하자면, 공인회계사인 그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직접 해보고 싶었지만 막상 창업을 하진 못했고, 대신 그간 고민했던 내용들을 인크에 공유하고 투자할 테니 같이 성장시켜 나가자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예비주주이자 열렬한 후원자가 되어줄 그를 직접 만나 더 많은 아이디어를 들어보길 청했다. 그와의 대화를 이하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인크(이하 굵은체) : 처음에 인크를 어떻게 알게 된 건가?
이근용(이하 기본체) : 아주 우연이었다. 평소 크라우드펀딩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핀테크 스타트업에 다니게 된 후배가 있어 종종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후 어느 날, 형이 해보고 싶었던 사업이 아니냐며 그 친구가 인크를 소개해주더라. 이번 프로젝트도 그 친구가 알려줬고.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사업을 하려면 필요한 최소 자본금이 5억 원이다. 이외 여러 여건 상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투자에 참여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에게도 무척 실험적인 일이었다. 인크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지 않은 시점에서 도전했기 때문이다. 인크를 잘 알기 어려웠을 텐데 투자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해보고 싶었던 사업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 외에는 플랫폼 역량에 대한 판단이었고. 내 생각에 이 사업에서 중요한 역량은 네트워크였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업을 선정해서 투자를 하게 될 텐데, 무엇을 믿고 하겠나. 결국 그 기업의 성장성일 거다. 사업 확장 및 후속 투자 등의 사업적 네트워크가 필수요소인 셈이지. 그런 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전문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크가 차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또한 기존에 있던 기부형이나 후원형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형에만 집중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기부형이나 후원형은 이미 만들어진 사업모델과 철학이 존재한다. 기업을 성장시키고 투자자들의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투자형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모델이다. 당연히 투자형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플랫폼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직접 해당 사업을 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내용들을 말해준다면?
해당 사업은 세 단계로 봤다. 자금을 모으는 단계, 모금 후 성장시키는 단계, 그리고 자금회수 단계. 각 단계 별 전략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산업 초기에는 어떤 투자자가 들어왔다는 것이 대중에게 이슈가 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인크가 중개한다는 것 자체로 유입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봤다.
동의한다. 인크(YINC)라는 이름의 INC가 바로 ‘인큐베이터’를 줄인 것이다. 결국 자금조달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스타트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 역량이 하나의 유입요소가 될 것이라 보고 있고.
궁금한 부분이 하나 있다. 투자자에게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금회수의 기회일 것이다. 이에 대해 인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크라우드펀딩으로 발행된 증권은 1년 후부터 거래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세컨더리펀드 결성 등 다양한 중간회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펀딩 1년 후부터 투자자들이 크라우드펀딩 증권을 포함한 비상장주식을 활발하게 거래하는 것을 돕는 비상장기업 정보 큐레이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빠른 회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이후 후속투자가 가능한 전문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투자자주도형 모델로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맞다. 투자자주도형 모델은 전문투자자가 투자를 주도해 발행기업과 조건을 협의한 뒤 투자하고, 일반투자자에게 동일한 조건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일반투자자 입장에선 투자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발행기업의 후속투자유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해당 산업이 성숙된 해외 시장에서는 주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상상할 때 이런 걸 꿈꿨다. 기업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랄까.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마련해주는 그런 시스템 말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크의 주주가 되는 투자자들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보나?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최종적으로 그 기업의 열정적인 영업사원이 되리라 본다. 인크의 경우, 주주 중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그 중 자금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인크와 연결해줄 수도 있겠지. 직간접적으로 인크의 성장을 위해 활동할 거라고 본다. 그게 바로 인크의 수익이자 주주의 수익이니까.
특히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격동하고 있는 산업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는 것이지 않나. 이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투자를 받은 기업은 기업의 의무를 다하고, 투자를 한 주주들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하고. 우리가 그리고 있던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투자를 받은 기업도, 투자를 한 투자자도 결국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다. 특히 크라우드펀딩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전문지식이 많은 사람들인 것 같더라. 각자의 자리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나 같은 경우는 다른 부분은 몰라도 세무와 관련된 부분은 도울 수 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달라.
우리 역시 좋은 서비스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도움 부탁 드린다.
인크의 ‘주주로 모십니다’ 프로젝트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1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인크는 내달 정식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