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자동차 시장 놓고 벌이는 IT-자동차 업체들의 경쟁과 협력
(와이엇 조영연) 차세대 자동차는 최신 IT 기술이 대폭 적용됨으로써 지금까지의 자동차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며 운전자의 보다 적은 노력으로도 훨씬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행할 수 있는 새로운 자동차로 우리 앞에 다가올 전망이다.
때문에 기존의 자동차 업체는 물론이고 많은 IT 업체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자동차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IT 업체와 자동체 업체들의 차세대 자동차 개발 현황과 경쟁 및 협력 구도는 어떻게 전개 되고 있는지 이 글을 통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I. 떠오르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
지난 2016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열린 2016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150개 국가에서 3,8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CES는 전자 및 가전 제품 업계의 최신 기술과 신제품 동향을 읽을수 있는 행사로 연초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요한 행사이다.
1967년 시작되어 올해로 50회를 맞은 2016 CES 주요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기존의 IT 및 가전 제품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자동차, 가상 현실, 인공 지능, 드론 등 새로운 형태의 제품들이 많이 출품되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IT를 대표하는 PC 및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등 모바일 기기들 그리고 TV로 대표되는 가전 제품들도 적지 않았지만 무게 중심은 새로운 제품들로 이동되는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은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올해 CES에 참석한 자동차 관련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등 9개 완성차 기업과 115개 자동차 부품 및 전장기술 관련 업체들이 참석했고 자동차 관련 전시장 규모도 작년보다 25% 이상 넓어졌다. 물론 기존의 일반 자동차가 아닌 자율 주행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등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차세대 자동차가 핵심이다.
차세대 자동차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각종 전자 부품과 가상현실, 증강현실, IoT, 인공지능 등 각종 IT 기술이 적용된 무인 자동차 및 자율주행 자동차, 그리고 내연기관을 충전식 배터리로 대체한 전기 자동차를 의미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II. IT 기업들의 차세대 자동차 개발 현황
최근 자동차에 적용되는 기술은 기계, 엔진 등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보다 전자, 통신, 컴퓨터 등 IT 관련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적용되는 분야도 엔터테인먼트 및 디스플레이 등 자동차 운행 외적인 부분을 벗어나 점점 더 자동차 본연의 기능인 주행 및 동력 전달 등 핵심 분야까지 확장되는 추세이고 각종 최신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자동차는 점점 굴러다니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는 중이다. IT 기술과 이를 활용한 전자 부품은 이미 자동차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원가중 전자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0%에서 2030년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자사의 역량을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쏟아 붇고 있으며 이들 IT 기업들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 1위 업체인 구글은 2009년부터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왔다. 구글의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는 300만 km가 넘는 시험주행을 하며 겨우 10여건의 접촉 사고만 기록하며 순항중이며 라이벌 애플은 지난해 전기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을 극비에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나와 완성차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동체 업체 볼보와 협력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무인 자동차에 장착된 다양한 센서들로 도로 상태를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칩 제조사인 퀄컴과 엔비디아도 자율주행 및 전기 자동차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퀄컴은 차량용 무선 충전 기술 “헤일로 (Halo)”를 적용한 무선 충전 시스템을 BMW i8 전기자동차에 적용해 선보였고 차량용 AP “스냅드래곤 820A”를 CES에 공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차량용 슈퍼 컴퓨터 “드라이브 PX2″를 공개하면서 자동차 업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과 TV 등 IT 기기 및 가전 제품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도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 들었으며 차량 공유 업체 우버와 중국의 검색 업체 바이두도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에 뛰어 든 상황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2013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시작해 2014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의미있는 실적을 거두었고 올해 CES에서도 폭스바겐의 전기 자동차에 사물 인터넷 관련 기술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 전장 사업부을 신설하며 아우디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했고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장기적으로 삼성 디스플레이, 삼성전기, SDI 등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자동차 관련 부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차량 공유 업체로 알려진 우버도 무인 자동차 기술을 개발중인 카네기 멜론대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이 대학 출신 연구자도 영입하는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적극적이다. 우버가 무인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버 이용자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운전자 공급은 모자라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무인 자동차를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중국의 검색 업체 바이두 역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중인데 구글과는 다르게 공공장소에서 셔틀버스 용도로 쓰일 자동 운전 차량을 개발하는 사업에 진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밖에도 IT 기업은 아니지만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를 내놓아 큰 성공을 거두면서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자동차도 2년내에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또한, CES 2016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테슬라 킬러로 불린 중국 업체 “패러데이 퓨처”는 배트카를 닮은 외모의 컨셉트카 “FF제로1(FFZero1)”을 공개하며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FF제로1은 1천마력의 파워와 시속 200마일 (320km/h)을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며 3초만에 시속 60마일(96km/h)까지 속도를 낼수 있고 앞으로 2년내에 생산될 예정이라고 한다.
III. 완성차 업체들의 차세대 자동차 개발 현황
그러면,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은 어떠한 대응을 하고 있을까? 완성차 업체들도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BMW는 i8 스파이더 모델을 기반으로 한 “i 비전 퓨쳐 인터렉션(BMW i Vision Future Interaction)”이라는 컨버터블 형태의 전기 자동차를 CES를 통해 선보였는데 차량에 탑재된 터치 스크린에 직접 손대지 않고 손의 움직임만으로 작동시키는 “에어터치(Air Touch)”라는 3D 제스처 인식 기능을 추가했고 자율 주행 기술도 탑재해 관심을 끌었다.
BMW의 에어 터치는 일반적인 제스처 인식보다 진화된 3D 제스처 인식이 가능한데, 손을 상하좌우로 흔드는 모습 외에도 버튼을 누르는 깊이까지도 인식이 가능하고 차량을 목소리로 제어하는 보이스 컨트롤 기능도 탑재했다.
연비조작 스캔들로 어려움에 처한 폭스바겐 역시 제스처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전기 자동차 “e-골프 터치”를 CES에서 공개했다. e-골프 터치’는 기존 생산 중인 ‘e-골프’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BMW의 에어 제스처와 비슷한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제공한다.
폭스바겐이 선보인 또다른 컨셉트카 버디(BUDD-e)는 모듈형 전기 자동차로 기존의 마이크로버스 버디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고 30분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고속충전 기술도 탑재되었다. 배터리는 트렁크가 아닌 바닥에 위치시켜 내부 공간을 확보했다.
버디(BUDD-e) 역시 제스처 컨트롤 기능이 탑재되었는데 볼륨 및 화면 조절 기능 뿐 아니라 차량의 문을 제스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되었다. 또한, LG전자의 IoT 기능을 적용해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 관련 정보뿐 아니라 관심있는 정보 및 집안 가전 제품 및 방문자 모습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자율주행 자동차 “쏘울 EV”를 역시 CES에서 선보였는데 고속도로 자율주행 (HAD),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시 갓길 자율정차(ESS), 선행차량 추종 자율주행(PVF), 자율주차 및 출차 등의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인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탑재했다.
쏘울 EV는 지난해 12월 미국 네바다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했으며 이달 초에는 글로벌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승회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연에도 성공했다고 밝힌 차량이다.
포드는 최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눈길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공개했다. 포드의 눈길 자율주행 자동차는 벨로다인 이라는 업체가 개발한 LiDAR 센서로 주위의 모든 환경을 3D 이미지로 인식해 이를 3D 지도에 매핑시켜 정확한 위치 설정과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차선을 인식하지 못해도 3D 지도에 입력된 데이터와 GPS 데이터를 이용해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포드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아마존과 협력했으며 아마존의 음성 비서 알렉사와 가정용 IoT 허브인 에코를 연동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ync를 탑재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E클래스 최신 모델에 고속도로와 도심 주행에서 반자동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과 차량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차와 출차를 할 수 있는 기능, 자율 차선 변경 기능 등을 적용하며 차세대 자동차 개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아우디 역시 최근 공개한 ‘아우디 h-트론 콰트로 컨셉트’ 차량에 자율 주행과 자율 주차 기술을 적용했다. 아우디의 자율 주행 기술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차량 주변정보를 분석해 최고속도 60㎞/h 미만으로 정체 구간을 주행할 때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이다
볼보는 최근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플래그십 세단 S90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S90은 반자율 주행장치 ‘파일럿 어시스트’를 탑재했는데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앞차를 따라가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시속 130㎞ 이하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조향해 앞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차선 이탈 없이 자동차 스스로 도로를 달리게 해 준다. 또한, 앞차와 보행자뿐 아니라 자전거, 큰 동물까지 탐지해 긴급 제동을 해 주는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도 탑재되었다.
IV. 시사점
지금까지 IT 기업들과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차세대 자동차 개발 현황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IT 기업들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우선 연간 1억대 가까운 규모의 자동차 시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각종 센서 및 통신, 전자 부품,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IT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요소와 기술들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IT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차세대 자동차는 바퀴달린 IT 기기처럼 변화되고 있는데 이는 IT 산업과의 경계마저 모호하게 만들면서 예상치 못했던 IT 기업과 자동체 업체들의 경쟁 구도가 그려지는 상황이다.
자동차는 오랫동안 비슷한 모습과 기능을 유지해 왔으나 최신 IT 기술과 내연 기관을 대체할 배터리 성능의 획기적인 발전 등에 힘입어 조금씩 그 모습과 기능이 변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외적인 부분으로부터의 기술 혁신까지 결합되면서 차세대 자동차의 모습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IT 기술은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운행 환경을 제공할 것이고 한층 발전된 시스템과 새로운 부품들이 적용된 차세대 자동차는 사람들을 매우 적은 노력 또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러한 차세대 자동차는 업계에 완전히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되는데 기존의 완성차 및 부품 업체는 물론이고 IT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차지하기 위한 각 업체들의 사활을 건 경쟁과 협력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원문 : 차세대 자동차 시장 놓고 벌이는 IT-자동차 업체들의 경쟁 및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