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의 불계승으로 구글 딥마인드 매치 4국이 귀결된 가운데 이세돌 9단과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 그리고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의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내외신 기자단은 박수와 이름 연호로 이세돌 9단을 맞이하는 전경을 연출했다.
아래는 기자단담회 인터뷰 전문이다.
이세돌 9단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한 판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매치를 치르기 전 5:0, 4:1로 이길거라 말했던 기억이 있다. 만약에 그렇게 이기고 있다가 오늘 졌으면 아팠을 것 같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지다가 이기니 이렇게 기쁠수가 없다. 이 1승은 이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승리가 아닌가 싶다. 응원해 준 분들이 있어서 한 판이라도 이긴게 아닌가 생각한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
일단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축하한다. 오늘 그가 왜 전설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멋진승리다.
오늘 알파고에게 이세돌 9단은 버거운 상대였다. 경기초반 알파고가 우세하다고 추정값을 냈지만, 이세돌 9단의 묘수에 알파고가 실수하는 국면이 연출되었다.
졌지만 기쁘다. 이번 경기를 통해 알파고의 약점을 알 수 있을듯 싶다. 알파고의 한계를 실험하고 더 개선시킬 수 있을듯 싶다.
오늘 이세돌9단은 불굴의 정신력을 보여줬다. 이전 경기에서 세 번이나 졌음에도 최선을 다해줬다. 감사하다. 그리고 마지막 5국을 기대한다.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나 역시 이세돌 9단에게 축하인사 전한다.
알파고를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가학습이다. 그렇게 축적된 지식은 약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개발자들은 그것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매치가 의미가 있다. 이세돌 9단과 같은 천재기사와 경기를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경기를 돌이켜보면 알파고는 중앙에서 이세돌 9단에게 밀렸다. 알파고의 약점이 노출되었다고 본다. 굉장히 소중한 지식이다. 시스템을 개선시키고 인류 미래에 기여하겠다.
마이클 레드먼드 해설위원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축하한다. 오늘 진행된 경기를 보면 알파고는 여전히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중반 78수에 이세돌 9단의 묘수에 당했다. 그 누구라고 놀랐을거다. 그게 오늘 경기의 핵심 포인트다.
송태훈 9단 한국어 해설위원
이세돌 9단은 부담감이 심했을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바둑을 뒀다. 중앙에서의 승부수가 묘수였다. 더불어 이9단이 알파고와 대국하면서 알파고에 익숙해져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알파고도 미세한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9단이 마지막 5국에 더 좋은 경기를 펼칠것으로 예상한다.
멋진 게임이었다. 78수에 대한 질문을 하고싶다. 묘수였다. 중국 프로기사 구리 9단이 신의 한 수라고 평했다.
이세돌 : 더 쉽게 수가 나올줄 알았는데, 어려웠다. 그래서 또 지는게 아닌가 싶었다. 78번째 수는 그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수는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많은 칭찬을 받아서 어리둥절하다.
많은 전문가들 알파고의 경기를 보면서 실수라고 분석하지만 나중에 보면 묘수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인공지능을 의학적으로 적용할 때도 같은 방식이 유효할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지 않나?
하사비스 : 알파고는 프로토타입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이런 경기를 펼쳐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알파고를 학습시킬 수 있는 바둑기사는 전세계에 그리 많지 않다. 이세돌 9단과 같은 천재와 하기에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재는 게임에 국한되서다. 의료보건에 적용하려면 엄격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아직 의료에 접목하기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알파고는 싱글과 분산버전, 두가지 버전이 있다고 들었다. 앞선 버전과 오늘 버전이 다른 버전인가? 오늘도 해설자들이 알파고의 실수라는 단어를 많이 입에 올렸다. 일반적으로 두지 않는 수를 둘 때 그렇다. 하지만 그게 나중에 묘수일 때가 있다. 알파고도 실수를 하나? 인간이 이해를 못 하는건 아닌지? 그리고 알파고의 약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하사비스 : 알파고는 이번 매치 모든 경기를 분산버전으로 치르고 있다. 버전 v.18버전이다. 싱글 버전이 있긴 하지만, 분산형보다 약한 프로그램이다.
알파고의 수는 전문가들의 직관에서 안 보일 수 있다. 실수로 보이지만 묘수로 보일수도 있고 그냥 실수일 수도 있다. 오늘은 알파고가 졌다. 오늘 대응한 수들은 실수라고 말할 수 있다.
알파고가 불계패를 당했다. 컴퓨터 창에 뭐라고 뜨나? 이번 4번의 대국을 보면 알파고가 큰 점수차로 이기진 않는듯 싶다. 상대에 맞춰 실력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건가?
데이비드 실버 : 알파고는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최고의 수를 두게 되어있다. 알파고는 여러 수에 대한 승률계산을 극대화하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그것이 기준값 밑으로 떨어지면 스크린에 ‘불계패 시그널 ‘resign”을 띄운다. 그리고 아자황 박사가 이를 실제 구현한다.
이세돌 9단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많은 연구를 했을텐데 준비된 것이 주효했나? 아니면 알파고의 실수를 통해 승리한건지? 그리고 일각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잘 알고 있지만,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잘 모른다.
이세돌 : 일단 알파고가 노출한 약점은 두 가지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백돌일때 보다 흑돌일 때 어려워 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 한 수가 나올때 일종의 실수, 혹은 버그가 나오는것 같다. 그 부분에 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더 있었다면 더 잘 할 수는 있었겠지만, 일단 내 능력이 부족해서 3경기를 진거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하사비스 : 알파고를 훈련시킨 방식은 이세돌 9단에 맞춘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바둑 경기에 맞춘 것이다. 인터넷 아마추어 게임을 통하기도 했고, 스스로 바둑을 두게하는 범용학습 방식을 취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없었다고 본다. 이세돌 9단의 기보를 따로 입력하거나 트레이닝 하지는 않았다. 하고싶었다 해도 못한다. 알파고는 수백만, 수천만번의 게임 데이터가 필요하다. 수십번의 기보만으로는 할 수 없다.
이세돌 9단이 내리 세 판을 지면서 정신적 충격이 있는지 걱정하는 대중이 있었다. 승부가 난 시점에서 매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이제 부담은 덜었는가? 그리고 5국 승부에 자신은 있는가?
이세돌 : 충격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대국을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즐겁게 대국에 임했다. 이번에 이겼기에 부담이 많이 해소되었다.
그리고 딥마인드 팀에게 제안할 것이 있다. 이번에 백돌로 이겼으니, 5국에는 흑돌로 경기를 하고싶다. 알파고는 백으로 뒀을 때 강점이 있다. 내가 흑으로 이기는 것이 조금 더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부탁이다. 5국은 들어가기 전에 흑번으로 정하고 경기하고 싶다.
하사비스 : 좋다.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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