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시장의 34.6% 점유한다 … 중국 VR시장 전망
그간 등장한 대다수의 VR 기기는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충분하지 않은 성능, 그리고 사용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컨텐츠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하지만 올해 CES2016과 MWC2016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분야였다. 업계에서는 2016년이 VR 산업의 원년이라 바라보고 준비하는 추세다.
한국으로 상황을 돌려보면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한국 정부는 2018년까지 VR 산업 육성에 18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하고, 글로벌 기업 삼성은 VR이 바로 미래 먹거리라 천명하며 전방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움직임은 어떨까? 지난 3월 9일 중국 컨설팅 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가 내어놓은 중국 VR산업 연구보고서(중문) 중 일부를 요약 정리하여 현재 중국 VR 시장의 모습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전문은 아이리서치에서에서 중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VR산업을 ‘신기술창신’이라는 관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양상을 띄고는 있지만 최근 심해진 컨텐츠 심의 검열로 인해 외국 컨텐츠의 중국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이를 반영한 듯 아직까지 대부분의 투자는 하드웨어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PC나 콘솔 보다는 중국내 강점인 OEM과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스마트폰 방식의 기기 성장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 시장 트렌드를 살펴볼 때 흔히 쓰이는 Baidu검색지수에서 VR이 PS4를 따라잡고 있을 정도로 VR에 대한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규모는 미비하다. 다만 중국은 6.25억명에 달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기에 그들이 1%만 VR기기를 구입해도 625만명 규모의 XboxOne과 PS4의 2015년 중국판매량(55만개)을 훨씬 넘어설 수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방식의 VR기기가 유망하다는 전망이다.
2014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중국 VR산업 내 투자 현황을 보면 51.9%가 하드웨어에 집중되어 있고 그 뒤를 플랫폼, 컨텐츠, 영상, 광고의 순이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역량이 갖춰지면서 현재는 11.4%에 불과한 컨텐츠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VR시장 예측에서 2020년 VR기기 출하량을 920만대, (보고서에는 820만대라고 쓰여져 있지만 하단 그래프 숫자와 다른 자료를 미루어 보건대 920만대가 맞는 것 같다.) 사용자 규모를 25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PC/콘솔 방식 약 3000위안(한화 60만원), 스마트폰 방식 약 2000위안(한화 40만원)의 가격으로 전세계 시장의 약 34.6%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료보다 전체 시장규모를 조금 더 크게 잡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상황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게 VR 체험관의 성장 규모와 속도이다. 2014년부터 속도를 낸 오프라인 체험관은 현재 전국에 약 2200개가 오픈해 있고 한 번 이용에 평균 10-30위안(2천-6천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5500개가 오픈한 영화관에 비해 빠른 성장 속도다. 설립시 낮은 원가와 작은 면적, 그리고 싼 이용료 등이 비교우위다. 하지만 컨텐츠가 많이 부족하기에 낮은 재이용률이라는 결과로 체험관 성장의 제약이다.
현재 중국내 VR 플랫폼에는 약 3500개(게임 800개, 영상물 2700개) 컨텐츠가 있다. 게임은 거의 대부분이 롤러코스터, 익스트림 등 비교적 설계가 간단하고 제작시간이 짧은 것들 위주이며, 영상물은 자국산이 거의 없고 그나마 대부분 아주 짧은 플레이시간의 것들이다. 이러한 낮은 품질의 컨텐츠들은 이용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적절한 비지니스모델을 적용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중국내 VR산업을 항목별로 국외와 비교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스타트업이 먼저 시장을 주도하고 대형사들이 따라 들어오거나 투자합병을 하는 형태이며, 제품원가가 낮고 제품가격도 해외 제품에 비해 싼편이다. 제품개발주기는 해외에 비해서 비교적 짧으나 품질이 떨어지고 호환성이 낮아 외부 컨트롤러를 지원하지 않는다. 컨텐츠 플랫폼이라 불리는 곳 대부분이 정보 제공 위주인데, 이는 해외의 플랫폼이 제품별로 컨텐츠의 유통에 최적화되어 강한 흡인력을 가지는 것과 대비된다. 하드웨어 플랫폼은 스마트폰 방식의 다양한 기기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성능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는 비교적 낮은 상황이다.
보고서 네 번째 단락은 사용자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 VR 개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는 사용자는 50%가 넘고 이 중 50%는 VR 영상물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거의 80% 가까이 되는 숫자가 VR기기의 적정가는 3000위안(60만원) 이내라고 생각하며, 이 범위 내에는 스마트폰 방식의 기기 및 중국산 PC 방식 기기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에 대한 요구로 편안한 착용감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편리한 사용성과 컨트롤러의 정밀도에도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외형의 아름다움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VR게임 구입 시 주목하는 부분으로는 화질, 현실감 및 컨트롤 민첩성/민감도를 꼽았고, 일반 게임에 비해 상호작용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 게임 뿐 아니라 영상물에 대한 요구에서도 화면품질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하게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중국 시장의 현황은 3가지 정도인 것 같다. 중국 시장은 스마트폰 방식의 VR기기를 중심으로 성장할 조건을 갖추고 있고, 오프라인 체험관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VR에 대한 접근성을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이며, 하드웨어 플랫폼의 안정화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통한 컨텐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초기 컨텐츠로 주목받는 게임과 영상물은 한국이 강점이 있는 영역이라는 사실을 중국 VR산업 관계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높은 수준의 기술과 설계 능력, 그리고 빼어난 화면 디자인을 가진 한국의 수준 높은 창작물들은 그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러한 콘텐츠들은 중국 시장을 만나 그 꽃을 만개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성공 경험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VR 컨텐츠는 중국과 세계 시장에서 환영 받기에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연결’이라는 핵심가치로 세상을 이어나가는 제이앤컴퍼니즈 대표 안준한입니다. 양질의 한국 VR 컨텐츠를 중국 투자/시장/파트너와 연결하는 플랫폼인 VR8008을 운영하는 北京黑龙青马科技有限公司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북경, 상해, 서안에서 도합 8년을 거주하며 중국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중국 에반젤리스트이자 중국 연구가이지만 여전히 중국이 어렵기만한 열혈 중국 도전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