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전단지가 모바일로 대체되는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단연 배달음식 시장이다. 이를 반영하듯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봉진)은 지난 2014년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에 이어 영국 저스트이트로부터 500억 원의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고, 요기요(대표 나제원)는 지난 해 딜리버리 히어로로부터 659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투자사인 딜리버리 히어로가 인수한 배달통과 한식구가 됐다.
이 가운데 인쇄물 특성 상 100% 모바일로 대체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 모바일 전단지 제작 앱서비스를 내놓은 스타트업이 있다. 쉽고 빠르게 모바일로 전단지를 만들 수 있고 무제한으로 인쇄할 수 있는 앱스비스(전단지존)를 서비스 중인 시전소프트(대표 홍준기)다.
국내 전단지 광고시장 규모는 약 3500억 원, 연간 전단 제작 건수는 약 700만 건에 달한다. 여기서 유료 전단지가 2015년 기준 7백 만 건인데, 이중 2016년에 0.1%만 무료로 전환되면 BEP 달성이 가능하고, 2017년 1.7%만 무료로 전환되면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전소프트의 가설이다. 여기에 자영업자 1명 당 연간 전단 제작 횟수가 1.3회이므로 무료 시장이 열리면 추가적인 시장확대가 가능하다고.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이 직접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은 것을 제공하는 ‘착한 O2O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시전소프트의 홍준기 대표를 직접 만났다.
홍준기 (주)시전소프트 대표
회사 및 서비스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시전소프트 대표 홍준기입니다. 시전소프트는 ‘시민전단지’라는 모토 아래에 모바일 환경에서 누구나 무료로 쉽고 빠르게 홍보물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홍보플랫폼 ‘전단지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단지를 온라인화 하는 등의 다른 O2O 서비스들과의 접근법이 달라 보여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제가 직장생활 할 때 여의도에서 근무 했는데, 여의도는 다른 지역과 다르게 상점들이 빌딩 안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자영업자들이 홍보를 하기 위해서 전단지를 유독 많이 배포하는 곳이 여의도였죠. 하루는 지인과 O2O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책을 하고 있었어요. 그 길에 우연히 전단지를 받았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전단지를 모바일로 바꿔 보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기존 O2O들의 단점을 커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유레카를 외쳤죠. 이후에 시제품도 만들어 보고 여의도 지역에서 CBT(Closed Beta Test)도 진행하면서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모바일로 전단지를 만드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요?
요즘 흔히들 말하는 O2O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홍보가 필요한 누구나 앱이나 웹사이트로 접속해서 전단지 형태의 홍보물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어요. 이렇게 제작한 홍보물을 SNS에 공유하거나 저장, 인쇄할 수 있고요.
전단지존에 홍보물을 등록하면 위치기반으로 다른 사용자에게도 노출이 됩니다. 이렇게 노출된 홍보물에는 전화, 댓글, 호감도, 공유,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이 무료로 붙게 되고요. 아울러 전단지존에서 홍보물을 보게 된 사용자에게 조그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즉, 플랫폼 이용 대가로 자영업자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가 직접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싶은 것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O2O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해결방법은요?
전단지를 통해 자영업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O2O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다 보니 일단 저희를 알리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보기도 전에요. 지금도 저희와 같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 없어 조금 외롭기는 하지만, 모바일 전단지가 기존 O2O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에는 강한 확신이 있습니다.
기존 O2O 플랫폼들은 이용 대가로 자영업자에게 수수료를 취하기 때문에 자영업자가 제대로 제품 설명을 안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테면 기본 서비스를 빼고 제공한다든지, 음식이라면 양을 줄인다든지요. 불신의 문제가 발생하는거죠. 이걸 소수 자영업자의 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할 수 없는 없는 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정말 어려운데 수수료 때문에 돈이 이중으로 나가는 느낌을 받는 거예요.
저희는 이런 점 때문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저희 대신 사용자에게 혜택을 드리라고 유도하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단지존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간단해요. 인쇄 스폰서를 유치한 거예요. 홍보물의 뒷면을 광고상품으로 만들어 수익화 하는 거죠.
현재 고객 현황 등의 사업 성과는 어떤가요?
3월 현재 앱 다운로드 수가 1만 2천, 전단지존에 등록된 전단지 콘텐츠가 6천 건, 월간 방문자 수가 7천명 정도입니다. 향후 실적추정의 가장 큰 열쇠인 인쇄 현황은 현재 월 100건 정도 진행되고 있어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있는 상황이며, 올해 연말까지 목표하고 있는 월 800건의 인쇄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전소프트의 전단지 앱(전단지존)을 통해 제작된 홍보물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창업을 하게 된 이유라면요?
제가 창업에 도전할 때가 서른 셋에서 넷으로 넘어가던 시기였어요. 더 늦으면 도전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회사를 그만두게 됐어요.
사실 제가 이전에 했던 일들이 투자와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에 투자만큼은 쉽게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벤처 업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더라고요. 일단 이쪽 생태계에서는 저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웃음)
스타트업 투자는 사람을 보고 한다는 말을 저는 무척 공감해요. 정말 스타트업은 사람이 전부거든요.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사람이면 할 수 있고, 아이디어나 비전이 아무리 좋아도 못하는 사람은 죽어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전소프트는 어떤 팀인가요?
꼭 필요한 인재들이 자기 역할을 200%씩 해주고 있어요. 시쳇말로 가성비가 매우 좋은 팀이죠. 오랫동안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묵묵히 믿고 따라주는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진행하신 건가요?
모집금액이 5천만 원으로 자금모집의 성격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저희 비즈니스를 냉정하게 대중들에게 평가 받아보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인 전단지존을 좀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크라우드펀딩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시전소프트의 단기적 사업계획 및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올해 BEP를 달성해 저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국내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일한 비즈니스로 해외에 진출을 하고 싶습니다.
(주)시전소프트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다음달 22일까지 진행되며, 유안타증권이 리드투자자**로 참여한다. 자세한 정보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크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 리드투자자 : 크라우드펀딩에서 발행기업의 기업가치 등 발행기업에 대한 투자 조건을 먼저 협의하고 일정 금액을 투자하면서 해당 크라우드펀딩을 이끄는 투자자를 말한다. 전문투자자가 리드투자자로 참여한 크라우드펀딩을 투자자주도형 모델 또는 신디케이트 모델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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