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래의 대국굴기 #2] 中 2018년까지 전국 28개 ‘쌍창(双创)’ 시범기지 만든다.
매년 진행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전인대와 정협)는 향후 중국의 정책 기조를 미리 볼 수 있는 행사다. 최근 14년 간은 유사한 이슈들이 반복되는듯 하나, 새로운 핫 이슈도 동시에 등장해왔다. 최근 4년을 돌아보면, 2013년에는 정부기관 제도개혁, 2014년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2015년에는 인터넷플러스(+)와 중국제조2025, 쌍창(쐉창 双创:대중창업, 만인혁신) 등 키워드가 그것이다. 이 것들은 현재 중국 경제를 이해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올해 2016년 양회에서는 중성장기에 접어든 현실에 맞춰 매년 6.5%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골자의 제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발표되었고 도시일자리 창출, 실업률 억제, 환율 안정화, 석탄소비 감축 등 집권 4년차를 맞은 시진핑 체제의 국정 운영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각종 조치가 발표됐다.
여러 표현으로 덧입혀지고 있지만 시진핑 체제이후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억제 등은 창업과 맞물린 기본 노선이다. 매년 다른 키워드로 소개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창업장려, 창업진흥 정책은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계획을 발표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중이다.
중국 지역 쌍창 시범기지
올해 5월 8일 중국 정부망을 통해 국무원이 제시한 ‘대중창업, 만중혁신 신 시범기지 건설 시행 제안’ 보고서는 향후 중국의 창업지원 정책 및 인프라 구성을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자료다. 이 제안에는 쌍창 시범 기지의 기본 원칙, 주요 목표 등 총체적 구상과 함께 구체적 추진 계획, 개혁조치, 건설목표, 건설지역 등이 담겨 있다. 쌍창은 소프트웨어, 인터넷 창업과 하드웨어 창업의 융합 및 투트랙 전략을 의미한다.
보고서에는 쌍창 28개 시범기지를 건설하고 쌍창 지탱플랫폼 지원 및 솽촹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적 장애물 타파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중점적으로 ‘창업혁신’을 중점개혁영역에 시범을 보여,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더불어 2018년말까지 쌍창 플랫폼의 보급률을 80%까지 올리고, 2025년에는 제조업과 인터넷 융합 발전을 위한 쌍창 체계를 완벽히 구축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주요 과제로 인터넷, 하드웨어 기업을 위주로 한 서비스 체계 확립, 제조업 기업과 인터넷 기업간의 융합 발전 지원, 제조업의 자동화, 스마트화를 통한 융합기반 확립 등이 담겨있다. 또한 넓고 심도있게 ‘대중창업,만중혁신’을 추진하여, 중국 신 경제(新经济)를 발전시키고, 신 동력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발전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 측면에서 중국 전역에 시범기지 건설을 언급하고 있다. 이들 시범기지는 제안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시범기지는 베이징, 선전, 청두, 톈진 등 총 17개, 고등교육기관과 과학연구소 시범기지는 청화대학교와 상해교통대학교 등 4개교, 기업시범기지는 알리바바와 차이나텔레콤, 하이얼 등 7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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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시 안에서 쌍창을 저해 요인에 대한 개혁조치도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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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 시범기지 건설 시행에 대한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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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CT 창업 및 투자 현황
위 제안과는 별개로 중국정부는 요소비용 우위를 기반으로 한 성장모델에서 과학기술 혁신형 발전모델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알리바바 ․ 텐센트 ․ 바이두 ․ 샤오미 등이 성공신화를 이어나가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ICT 창업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 ICT 기업들도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창업문화가 선순환되기 때문이다.
인프라 개선 및 정책적 지원 확대로 2014년에만 1,239만 개의 스타트업(Startup)이 탄생하는 등 창업이 급증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통신 및 부가서비스를 중심으로 ICT 창업투자가 약 147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2014년 중국 벤처캐피털(VC) 투자의 약 70%가 ICT 분야에 집중되고, 창업기업의 자본조달 활성화를 위해 개설된 신삼판(新三板)을 포함한 주식시장에 상장 및 등록하는 기업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5년 황금시기를 맞이했던 중국 창업투자는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과 많은 분야에 변혁을 가져왔다. 중국 인터넷 투자 플랫폼인 티엔티엔토우(天天投, Evervc)는 작년도 2015년 한 해 중국의 벤처 투자 형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1월 투자 유치를 한 기업 수가 제일 많았으며, 전체 투자 총액의 14.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1급 시장의 주식투자는 매우 활발했으며, 그 상승폭은 60%였다. 그러나 중국인 대상 주식이 급락하면서, 하반기 창업 투자는 혹한기를 맞이했다.
핵심 투자 대상은 인터넷 기반 기업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그 밖에 ICT, 부가가치 통신망, 의료·바이오 분야가 우선투자 대상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2016년 1월 19일 중국 O2O 기업인 메이투안디엔핑(美团点评)은 텐센트, 투데이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33억 달러(한화 3조 9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역대 비상장 기업 투자 유치 금액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 기록 : 2015년 디디콰이디 30억 달러(한화 3조 6천억 원)
중국제조 2025 & 인터넷플러스 정책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펑커우(風口·순풍이 불어오는 입구)’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인터넷 플러스’의 ‘펑커우’에 서서 바람의 방향에 몸을 맡긴다면 중국 경제는 분명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2015년 3월 중국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회의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총리는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인터넷 플러스’ ‘펑커우’ ‘대세를 따르다(順勢而為)’라는 말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중이다.
인터넷 플러스(互联网+)란 인터넷 플랫폼,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을 전(全) 산업과 융합시켜 새로운 경제발전 생태계를 창조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가 생각하는 그림은 ’인터넷 플러스’의 액션플랜을 세우고 모바일 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현대 제조업과 결합시켜 전자상거래와 산업 인터넷, 인터넷 금융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요지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은 진한시기(BC 221~AD 220)에 강대국으로 부상했고 당나라 시대(618~907년)에는 아시아 및 주변국가를 이끌었으며, 19세기까지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1위였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실행에 주력한다.
지난 5월에 발표한 ‘중국제조2025(中国制造2025)’은 5대 프로젝트(국가 제조업 혁신센터 구축ㆍ스마트 제조업 육성 등)와 10대 전략산업(차세대 정보기술ㆍ항공우주장비 등) 발전계획도 제시했다. 주목할 것은 ‘중국제조2025’ 계획이 중국이 꿈꾸는 제조 및 혁신 강국의 첫 단계라는 점이다. 중국의 목표는 2025년까지 독일과 일본에 진입하는 것이다. 다음은 2035년까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2045년까지 미국과 나란히 혁신강국으로 서겠다는 것이다. 이때면 건국 100주년 중국의 꿈에도 가까워진다.
‘중국제조 2025’의 핵심은 노동집약형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집약형 스마트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 제조업 강국 건설을 위해 인터넷 및 정보기술과 제조업의 융합이 강조되고 있고, 전통 산업에 모바일인터넷과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사물간 인터넷 기술을 융합하는 ′인터넷 플러스(+)′ 액션플랜 또한 ′중국제조 2025′와 맥을 같이 하며 스마트 제조업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창업 생태계에 대한 평가 및 국내 스타트업이 주목할 시사점
중국에서 사상 최대의 창업 붐이 조성된 가운데 중국 ICT 기업의 성공사례를 이어가려는 창업 열기가 향후 5~6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에게도 기회다. 중국 창업생태계를 활용해 더 큰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한국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지역마다 통신환경과 사용자 습관이 다른 시장이기에 시장조사가 선행되어 한다. 더불어 중국 정부는 자국 고용창출과 관련된 해외기업의 진출 문호를 점점 더 크게 열어가는 중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 진출을 고려한다면 중국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장환경도 알아야겠지만, 그들의 문화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전략이 나온다. 시장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진출하는 기업 대다수가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익(利)으로써 사귐은 이익으로 인해 흩어지게 되고(以利相交, 利盡則散)’, ‘힘(勢)으로써 사귐은 힘에 따라 기울기 마련이며(以勢相交, 勢去則傾)’, ‘오로지 마음으로 사귐이야말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惟以心相交, 方成其久遠)”라는 말이 있듯이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작은 성과라도 얻을 수 있는 곳이 중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