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人사이트] 한국통 중국 VC 제이슨 쉬, “한 기업 당 300억 까지 투자할 계획있다”
모던캐피탈(Modern Capital)의 제이슨 쉬(Jason Xu) 대표는 중국 VC 중 한국 스타트업 투자의 경험이 가장 많은 투자자다. 그는 지난 2년간 중국의 5대 투자사로 꼽히는 DT캐피털에서부터 총 10개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었다.
그런 그가 2015년, 동아시아 지역을 아울러 일본·한국 등 해외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모던캐피탈을 창업했다. 지난 28일 텐센트와 모던캐피탈이 공동 주최한 ‘텐센트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제이슨 쉬 대표를 만나 향후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들어봤다.
텐센트와 이번 ‘텐센트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를 공동 주최하게 된 계기는 뭔가.
이번 대회는 중국, 미국, 한국, 인도에서만 개최된다. 총 5만 개에 스타트업이 지원했다. 텐센트는 꾸준히 한국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중국 내에서 한국 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투자자가 나이기 때문에 공동 주최를 하게 됐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국에 방문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가 뭔가.
첫 번째로 중국 시장은 양질의 콘텐츠와 소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한국 상품과 콘텐츠는 내용이나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수준이 높다. 서구 제품과 비교했을 때에도 중국인의 취향, 소비 행동에 더 적합하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기회를 봤고,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을 돕고자 한다.
그동안 어떤 한국 회사에 투자해왔나.
크게 세 분야에 투자했다. 대중 소비자, 문화 엔터테인먼트, 하드웨어다. 우리가 투자한 한국의 비투링크(b2link)는 100만여 종의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판매점인 왓슨스, 티엔마오, 쥐메이요우핀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로는 덱스터(Dexter)에 투자했다. 덱스터는 아시아 최고의 비주얼 FX 제작 회사로 중국에서 이미 여러 3D 영화를 제작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이놈들 랩(Innomdle Lab), 마이뮤직테이스트, 라파스 등 10개 기업에 투자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콘텐츠와 디자인이 우수하다. 중국 시장에도 잘 맞는다. 또 내가 만나본 한국 창업가들은 전반적으로 성실하며 능력있고, 회사를 위해 기꺼이 헌신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스터디의 공동 창업자는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상해로 집을 옮겼을 정도다.
창업가들에게는 국내 투자자를 대면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DT 캐피털은 어떤 방식으로 한국 창업가들과의 접점을 넓혀갈 예정인가.
먼저 기본적으로는 타 벤처캐피털과 비슷한 방식이다. 우리 온라인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는 이메일로 IR 자료를 보내주면 빠뜨리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 영어로 자료를 보내줘도 전혀 문제없다. 또 이번 텐센트와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를 매년 개최할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앞으로 반년 안에는 한국에 인큐베이터 센터와 오피스도 만들 예정이다. 앞서 말했듯 나도 한 달에 한 번 한국에 방문하고 있다. 접점을 계속 늘려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투자할 스타트업을 찾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사람을 볼 때 세 가지에 주목한다. 기업윤리, 성실성, 넓은 시야와 전문 능력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사업 모델이 복잡한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스타트업과 경쟁한다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다. 한국 스타트업의 장점은 콘텐츠, 디자인 그리고 소비 분야 모바일 서비스에서의 고급 기술력이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중국 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최근 중국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한국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또 앞서 말한 콘텐츠, 디자인,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중국 회사들이 한국 기업과 합작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 모델 역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본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태도는 어떤 것이라 보나.
핵심 경쟁력, 성실성, 중국 투자자나 중국 생태계를 잘 이해하는 사람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투자 분위기 자체가 이전보다 다소 경색됐다고 평가받는다. 중국의 투자 분위기는 어떠한가.
중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기업 가치가 2백 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받았던 기업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30억 위안에 그쳤다. 초기 창업 열풍이 불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봤을 때, 지금 분위기가 안 좋다기보다는 이전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었다고 본다. 점차 균형을 찾아 나갈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해 향후 어떤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나.
대중 소비재, 문화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도하는 하드웨어에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다. 모던 캐피털은 한중 창업가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투자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협업 파트너를 구하는 과정 역시 도울 예정이다.
한 기업에 대해 최대 얼마까지 투자할 계획인가.
최대 3천만 달러(한화 약 337억 원)까지 투자할 계획이 있다. 각 기업의 사업 단계와 중국 진출 방식에 따라서 투자 금액은 달라진다. 중국 내에서 한국 투자에 가장 활발한 VC가 나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중국 투자자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 이런 네트워크를 활용해 모던캐피털 뿐만 아니라 여러 VC를 모아 한국 기업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유망한 산업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첫 번째로 소셜 생태계의 상업화다. 예를 들어 위챗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에 관심이 많다. 두번째로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의 로봇 산업이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로봇을 비롯한 스마트 하드웨어 산업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는 자동차 시장이다. 공유경제 흐름에 따라 자동차의 소비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