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에서 열린 제 2회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서 장병규 본엔젤스 파트너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 방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장병규 본엔젤스 파트너는 2000년대 초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시장을 주도했던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고, 인터넷 검색업체 첫눈을 네이버에 매각한 인물이다. 또 스타트업 전문 VC인 본엔젤스를 설립한 국내 대표적 스타트업 멘토중 한 명이다.
장 파트너의 주제발표를 발표자 관점에서 정리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역사에 비하면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된 기간이 5~60년이나 된 데 비해 한국은 20년 정도다. 거시적으로 보면 정말 잘 하고 있는거다.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20년 만에 이정도까지 한 것은 대단한 일 아니겠나.
이 다이나믹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잘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언해 본다.
스타트업과 규제
스타트업은 새로운 가치만을 찾는 것이 아니다. 기존 산업을 혁신하는 것도 스타트업의 일이라 본다. 쿠팡을 이야기해보자.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을 꿈꾼다. 쿠팡이 시장을 흔든다면 기존 대형 마트, 유통기업이 혁신을 할 수 밖에 없다. 만일 쿠팡이 없었으면 해외에서 그와 유사한 형태의 거대기업이 들어왔을거다. 핀테크 기업은 편리성을 혁신하는 것도 있지만, 2금융으로 통칭되는 대부업과 경쟁하는거다. 대부업 상당수가 일본 자금으로 운영된다. 이들은 일본 대부업체와 경쟁해 합리적인 이율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핀테크 기업을 규제하는가?
새로운 시장을 장기적 관점으로
이제 한국은 홀로 고립될 수 없는 경제다. IMF를 통해 자의반 타이반 글로벌 형태가 되었다. 스타트업이 혁신하는 것을 막고 규제한다면 외부에서 혁신을 강요당할 거다.
새로운 시장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정짓자면, 동남아와 인도시장에 집중해야 한다. 발전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10년 후면 우리 인프라와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가 중요하다. 기업들의 도전, 학생들의 교류, 생태계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큰 스마트머니가 부족하다. 그리고 주체적 삶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100억 이상 라운드를 리드할 곳이 없다. 사업과 돈은 닭과 달걀의 관계와 같다. 큰 돈이 들어가면 큰 사업이 된다. 사업을 큰 판에서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국내 여건은 녹록치 않다.
창업자에게 ‘주체적인 삶’을 교육해야 한다. 교육기관, 액셀러레이터의 핵심은 교육과 네트워킹이다. 교육은 주체적인 삶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났디. 창업자의 성공조건은 적절한 환경, 인성, 재능 그리고 지대한 노력이다.
엔젤투자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컨버터블 노트’ 형태를 합법화 해야 한다. 그래야 엔젤투자자가 쉽게 투자할 수 있다. 그리고 병역특례가 스타트업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병특을 통한 창업자의 사회적 기여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스타트업은 사회 혁신의 효율적 메커니즘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풍성해지기를 바라며 해당 메커니즘이 더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이하 장병규 파트너와의 일문일답)
혹자는 국내시장이 크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작다고 한다. 어떤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할까?
한국은 애매한 사이즈다. 작다고 할 수도 없고, 크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인식차원에서 크다고 믿는다. 물론 업종별로는 규모가 다르겠다.
다만, 한국 시장이 작다는 인식으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진출이 쉽다. 그곳의 사회적 인프라가 이미 글로벌 수준이기 때문이다. 인프라가 좋아지면 글로벌에 걸맞는 수준으로 자연스레 올라간다. 한류가 있기는 하지만 인프라가 있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자본이 있는 기업이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겠지만, 자본이 없고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실패한 경험보다는 작더라도 성공한 경험이 좋다. 한국에서 사업하면 안 된다는 부정적 인식은 지양해야 한다.
국내에서 스타트업 바이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이 스타트업 M&A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셀러인 스타트업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이라 보는가?
큰 자금이 투입되어 큰 사업이 되면 대기업도 압박을 느껴 변한다. 바이어나 셀러 관점보다 스타트업에 큰 돈이 들어가는 프레임을 기대한다. 그러면 대기업도 M&A에 적극적이게 될거다. 빌게이츠는 ‘젊은 엔지니어들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그 재기넘는 재원들이 새로운 혁신을 하면 마이크로소프트도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들어 쿠팡이 대형 마트, 유통업체의 상당 영역을 가져올 수 있다면 아주 많은 것이 바뀔거다.
중국, 인도 시장에 진출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이 수익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인도 진출을 권하는 이유가 있나?
진출하는 국가를 선택할 때 전략적으로 가야 한다. 두 가지 방식이 있겠다. 하나는 들어가서 오래 버티는 거다. 두 번째로 국가마다 경제성장 속도가 다르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정치 시스템에 따라 경제가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한다. 그렇기에 무턱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 올라올지 가늠하고 진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과 기회는 늘 같이온다. 위험이 있다는 것은 기회가 있다는 의미도 되는거다. 그래서 인도와 동남아가 기회의 땅이라 본다. 현실은 녹록치 않겠지만 스타트업은 늘 어렵지 않나.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스타트업 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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