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tartup’s story #283] “부산 창업자들은 사명감이 있다”

(부산행 #3) 소셜벤처 바이맘 스토리

소셜과 벤처는 패러독스다. 소셜은 사회적 가치를, 벤처는 경제적 가치를 지향한다. 상반되는 가치의 만남은 혼돈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벤처가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소셜벤처는 이제 사회적기업의 일부 영역도 아니고 벤처의 작은 모퉁이 기업도 아니다. 시대를 열어가는 사회적 가치와,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적 가치가 융합된 벤처의 미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난방텐트 제조기업인 ‘바이맘’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부합되는 행보를 밟고있는 소셜벤처다. 사회적 가치를 이루는 동시에 수익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있다. 지난해 매출 15억 원을 기록한 바이맘의 올해 목표는 30억이다. 또한 바이맘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VC로부터 투자유치를 확정지었고, 추가투자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소셜벤처에서는 보기힘든 케이스다.

바이맘은 소셜벤처라면 태생적으로 가지게 되는 미션 또한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명확하다. ‘사람과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김민욱 바이맘 대표를 부산 센텀기술창업타운 내 오피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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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바이맘 대표

2013년 이후 인터뷰이로 다시 만났다. 근황부터 들어보자. 현재 바이맘이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한국 시장을 넘어서 세계로 나가는 것이다. 한국시장이 좁다기 보다 한국보다 더 확장성이 있는 시장을 개척하는 거다. 한국에서는 론칭이후 4년 만에 이 정도 성과를 냈다면, 환경적으로 더 니즈가 있는 시장에서는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다.

어디를 타겟국가로 하고 있나? 

아직은 가능성을 보는 단계다. 호주시장에서 지난해 1억 정도 매출을 올렸다. 현지 반응도 괜찮다. 올해는 전략적으로 일본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많이는 아니고 현재까지 200가구 정도에 납품했다. 일본시장은 우선 거리가 가깝고, 우리 제품에 대한 니즈와 관심도 있고 구매력이 있는 시장이기에 매력적이다.

바이맘이 주축이 된 부산지역 소셜벤처 네트워크가 단단하다고 들었다.  

부산지역 소셜벤처 모두가 주축이다. 스타트업이 됐든 소셜벤처가 됐든 간에 내가 아는 부산지역 창업자들은 혼자 잘 먹고 잘 살려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부산 청년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마음도 크다. 그런 공감대가 있기에 여타  지역에 비해 좀 더 끈끈할 수는 있겠다.

소셜벤처가 활성화 되려면 당장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선도하는 기업의 등장이다. 시쳇말로 빵 터지는 스타 기업이 필요한 거다. 그런 기업들이 여럿 등장해 후배를 끌어주는 형태로 진행되면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가 부산에서 소셜벤처포럼을 개최하는 이유도 그런 목적성이 있다.

바이맘도 소셜벤처 사이에서 스타기업으로 통한다. 개인적으로 선도 소셜벤처가 될 가능성이 큰 기업이라고 보는데.

과찬이다. 소셜벤처가 역사도 짧고 기업 수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바이맘의 지난 4년은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였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잘 되서 후배 소셜벤처를 끌어주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바이맘의 현재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

총 12명이다. 디자이너, 웹기획하는 마케팅 직원, 물류팀, 생산관리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피스는 센텀기술창업타운에 있고, 부산디자인센터 지하에 물류센터도 있다.

매출현황을 밝힐 수 있나?

2015년에 15억 정도 했다. 자력으로 가능성을 가늠해본 시기였다. 올해는 30억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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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이야기를 해보자. 타겟 소비층 및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해 준다면? 

현재까지 타겟 소비자는 단적으로 말해 주부였다. 올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이면에는 컨셉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제품의 키워드는 ‘에너지(절약)’였다. 현재는 거기에 ‘숙면’이라는 컨셉을 부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에 따른 변화다. 우리 제품의 난방기능에 호평을 하는 소비자도 많았지만, 불면에서 벗어났다는 피드백도 많았다.

우리나라는 빛 공해나 소음공해가 강한 편이다. 더불어 OECD 국가 중 수면시간이 가장 적다. 수면량이 적은 이유로 개인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패턴도 있겠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발코니 확장이 합볍화 되면서 층간소음, 벽간소음이 만연해 있다. 또한 일부 지자체는 빛 공해 조례까지 만들 정도로 24시간이 환한 나라다. 또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 교대근무자,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하는 근로자가 13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교대근무는 심장질환 및 2급 발암물질로 지정될 정도로 유해한 생활패턴이다.

우리제품은 빛 공해와 소음공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특히 하반기 판매되는 제품에는 안마 기능도 추가된다. 낮에 자야하는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숙면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올해 누진세 등으로 에어컨이 있어도 잘 안 틀게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내년 여름에는 텐트에 미니에어컨을 적용할 계획이다. 테스트 해보니 선풍기 두 대의 전력으로 쾌적한 환경이 되더라. 냉방도 되는 룸텐트인 것이다.

기존에 써머넷이란 명칭의 여름텐트가 있다.

올해까지는 고객의 요청에 의해 모기를 잡는 기능이 들어간 컨셉으로 선보였다. 내년 여름부터는 앞서말한 미니에어턴 등을 적용해 사람의 숙면에 가장 필요한 조건인 온도를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적화시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인 폭염은 인류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라고 본다. 악순환이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매년 수 천만 대씩 에어컨이 늘고 있다. 우리는 고통스럽게 에너지를 아끼고 지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편하고 안락하고 건강하게 지내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려 한다. 겨울철에는 단열기능이 있는 원단이 중심이고, 여름철에는 쿨링 기능이 핵심이다.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시장에 통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바이맘 제품은 평범한 텐트는 아니다. 바이맘 텐트의 특장점이 있다면?

겨울철에 텐트 내 온도를 올리는 것은 쉽다. 기술이 안 들어가도 원단의 기능만으로 가능하다. ‘준공사’라고 해서 공기는 통하고 열은 보존시키는 원단을 사용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온도를 내리는 부분이다. 새로운 기술이라기 보다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있다. 그래서 여름텐트에 온도를 내릴 수 있는 디바이스 장착을 고려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직접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전자제품 제조사에 관련 컨셉으로 제안을 하고있다.

올해 여름에 회자되는 누진세 이슈를 잡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도 보인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다. (웃음) 바이맘 사무실에는 북극곰 사진이 붙어있다. 농담삼아 북극곰을 위해 일한다고도 한다. 조만간 북극곰 탈을 쓰고 홍대 앞에서 춤을 출 계획도 있다.

바이맘은 미혼모 가족이나 독거노인 등에게 제품 기증 등 봉사활동 및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왔다. 

우리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구성품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다. 글로벌 진출을 하면 조금 바뀔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팔리는 제품은 한국에서 만들어야한단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가가 높아 다른 유통채널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독자적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마케팅 비용이나 유통 수수료가 거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섬길 수 있는 사람을 돕자고 마음 먹었다. 작년 기부금 영수증을 보니 1억 정도 했더라. 올해는 외풍이 심한 옥탑방에 사는 청년들이나 반지하에 사는 청년들을 기증 대상으로 보고있다. 우리가 이러는 걸 투자자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웃음)

진정성을 담기는 하지만, 기증 및 봉사활동이 마케팅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모 드라마에서 유명 연예인이 우리 텐트에서 일어나는 장면을 찍는 대가로 7000만원 정도의 협찬 요청이 있었다. 그런 마케팅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방향성과는 달라서 거절했다. 우리는 바이맘 제품을 쓴 사용자가 전하는 스토리의 진정성이 회사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실제 포탈에 자주 노출되면서 입소문이 났다. 그게 최고의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

부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지만, 서울 등 지역에도 자주 방문하고 있다. 

B2C가 메인이지만, 지자체 대상으로 B2G도 진행중이다. B2G 영역에서 서울시는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이다. 서울시에 100만 명 이상 가입된 에코마일리지라는 제도가 있다. 시민이 전년에 비해 10% 에너지를 절약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인센티브 중 우리 난방텐트 지급이 있다.

더불어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지자체와 기업의 사회공헌 항목을 보면 겨울철 연탄과 김치를 주는 곳이 많다. 복지예산이나 에너지 바우처 제도도 화석연료 지원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국내외에서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 대세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석연료를 지원하는 솔루션 보다  에너지를 세이브할 수 있는 우리와 같은 솔루션이 효율적일 수 있다. 그래서 지자체와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을 설득하고, 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B2G시장은 수익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그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기에 노력하고 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해외수출을 하면서 찾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호주에서 느낀게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어른들의 수면시간도 가장 적지만, 어린이들도 수면시간 역시 가장 적다.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와 부모가 같이 자기 때문이라 본다. 부모가 늦게 자면 아이도 늦게 자게 마련이잖나. 우리나라는 초등학생 정도되야 부모와 독립된 공간에서 자지만, 호주는 2~3살이면 독립된 공간에서 아이를 재우더라. 냉정하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텐트 등 아이만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설득하는거다. 어린이들이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면 창의력과 모험심이 따라온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독립수면 훈련할 수 있는 용도로 패키지를 계획하고 있다. 이 역시도 숙면 컨셉의 연장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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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서 호주로 수출되는 바이맘 제품군 / 사진=바이맘

부산을 근거지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지리적으로 혹은 환경적으로 부산이 창업하기에 좋은 점은 뭐라고 보나?

부산은 역동적이고 개방적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외부 문물 대부분이 부산을 통해 필터링되어 전국으로 퍼졌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받아들여 융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도시다. 지난 수십년 간 수도권에 비해 활성화가 덜 되었지만, 지금 시대에 지역은 크게 상관없다고 본다. 전 세계 어디서나 스탠포드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킥스타터 등록을 하는데 있어 지역은 문제가 되지 않잖나. 지금은 부산의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잠재되어 있던 역동성이 다시 꿈틀대는 시기라 본다. 부산의 역동성은 현시대에 강력한 확장성을 가질거라 본다.

부산은 국내 7대 도시중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다. 6만 5천 명의 대학생이 졸업하면, 1만 5000명이 취업, 취업준비로 타지로 간다. 아무래도 우수인력이 유출될거다. 그리고 큰 기업이 없다.  부산에 청년들이 먹고 살 것이 없다는 인식도 은연중에 퍼져있다. 심지어 청년 자살률도 높다. 가슴 아픈 일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척박함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노키아가 몰락한 뒤 핀란드 벤처가 혁신을 일으켰듯 부산도 그런 혁신이 발생할 요건, 헝그리 정신이 충분하다고 본다. 부산 청년 창업자들은 수도권처럼 선택지가 많지 않기에 이것이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한다. 생태계 차원에서 고무적인 부분이라면, 규모가 큰 트리노드나 제로웹 등 스타기업에 이어, 중간 영역을 채울 수 있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같이 작은 기업이 부산에서 디자이너 한 명을 고용한다고 공고를 내면 이력서가 4~50개가 온다.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회사는 돈만 버는게 다가 아니란 것을 체감한다. 이런 인식은 부산에서 창업하는 대표들 상당수가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기회를 만들고 결핍이 에너지가 되는 구조만 만든다면 폭발적인 역동성이 있을거라 본다.

투자유치 소식(투자사, 규모 비공개)을 들었다. 국내 소셜벤처 투자규모로 봤을 때 꽤 높은 수준이다. 

투자사 대표를 처음본게 2012년 어느 창업경진대회 때였다. 처음에는 우리 사업 모델을 듣고 잘 될까 의구심이 있었다 한다. (웃음) 현재는 적극적으로 사업부분에 조언을 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투자사와 이야기 하면서 제품에 기술적인 부분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들어 IOT기술을 활용해 부모가 독립수면하는 아이의 방 온도와 습도 등 데이터를 체크할 수 있게 하는 형태가 있을 수 있겠다. 해당 기술은 이미 있고, 그런 기술을 보유한 팀도 외부에 있다. 그들과 협업해 잘 만들려고 한다.

부산에서 다수의 스타트업이 담금질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지역 스타트업, 소셜벤처 중에 눈여겨 봐야한다고 생각한 회사가 있다면?

미니전동공구 제조 스타트업 ‘더하이브’가 떠오른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부산으로 사업장을 옮긴 기업이기도 하다. 전략적 투자 유치를 하기도 했고.

지면을 빌어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큰 기업에는 직원들을 위한 수면실이 많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그런 시설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접이식 침대가 있다 쳐도 옆에 대표가 옆에 있으면 쉽게 쉴 수 없잖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스타트업에서도 팀원이 잠시라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수면 솔루션을 회사에 만들어줬으면 한다.

소셜벤처에게 하는 의례적인 질문으로 마무리 하자. 바이맘의 ‘미션’은 무엇인가?

‘사람과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팀 모두 노력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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