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B컷 스토리 #9] ‘트래블러스 하이’, 모든 여행자가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여행이라는 두 글자는 우리를 설레게 한다. 해변에 누워 칵테일을 한 잔 하거나, 배낭을 메고 새로운 곳을 가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지난 7월 와디즈에서 1000% 이상의 달성률을 기록한 1인 기업이 있다. 바로 트래블러스 하이다. 여행자를 위한 트래블러스하이 가방은 화려함 대신 실용성을 선택했고, 펀딩 참여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가방을 만들고 싶었던 한 여행자가, 이제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성공적인 브랜드 런칭을 시작했다. ‘모든 여행자들이 편하게 여행하는 것’을 꿈꾸는 트래블러스 하이 박인혁 대표를 만나 그의 삶과 가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펀딩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앵콜 펀딩도 준비중이라도 들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정신없이 바쁜시간을 보냈다. 펀딩이 끝나고 나니, 배송이라는 큰 과제가 남았으나 무사히 잘 끝마쳤다. 제작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하다 보니 힘도 들었지만 뿌듯했다. 지금은 펀딩 참여자들의 제품 피드백을 수렴해서, 이전보다 예쁘고 편리한 가방으로 다시 한 번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가장 궁금했다. 왜 가방을 만들게 되었는가.
회사에 다니던 2년 동안 해외출장이 잦았다. 때마침 유학생활 중인 여자친구 덕분에 해외로 가는 일이 더 많아졌다. 여행 아닌 여행을 하면서 나는 매번 가방 속 숨은 짐을 찾기 일쑤였다. 문득 ‘짐을 잘 찾을 수 있고 가벼우면서, 실용적인 가방은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거품 없이 필요한 기능만 있는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애초에 직장생활을 오래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대학원 진학과 창업을 고민하고 있을 때 과감하게 창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첫 창업이 바로 나의 불편함으로 시작된 가방과 관련한 것이었다.
누구나 알만한 회사를 관두고 시작한 창업, 도전적이긴 하지만 위험하기도 했을 것 같다.
매력적인 연봉과 복지를 뒤로한 채 다시 초행길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막막하기도 했다. 부모님께서는 엄청나게 반대를 하셨고, 몇몇 친구들은 ‘망할건데 왜 하느냐’는 식으로 솔직한 충고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내 미래가 정해진다는 것이 불편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어느 학교를 가고, 어느 직장에 가서 어떤 차를 타야 한다는 것도 싫었다. 막상 회사에 입사하고 나니 조직 안에 내 미래가 있었다.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던 나로서는 앞으로 이를 견딜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과감하게 결정했다.
공대 출신이 가방을 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가방이 어떻게 탄생했는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만들고 싶은 기능과 모양을 무작정 그렸다. 점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어려웠다. 그림도 못 그렸고, 머릿속 생각을 종이에 풀어내는 건 쉽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가방은 디자인 보다는 기능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했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도면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봉제선, 지퍼, 로고 등 정말 사소한 것부터 생각했다. 기존의 가방들을 벤치마킹하며 더 편리한 가방을 만들고 싶어졌다. 직접 디자인을 하다 보니 편집 툴을 배우게 되었고, 수 천장의 원단을 다루면서 재봉을 배우게 되었다.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나 혼자 모든 일을 진행하는 점이 계기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가방이라는 것은 훌륭한 기술과 제조와는 거리가 멀고, 특별함이 없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면 투자를 받고, 마케팅 활동을 하는데 나는 그럴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크라우드펀딩을 생각했다. 많은 채널이 아닌 하나의 채널에 집중하는 것이기에 사전에도 많은 공부를 했다. 크라우드펀딩의 구조와 프로세스들을 세세하게 보며 어느 포인트를 집중할지 결정했다. 실제로 펀딩 진행 중에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 스쿨을 수강하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더 많은 포인트를 알게 되기도 했다.
그 포인트는 무엇이었는가.
진정성이었다. 크라우드펀딩의 장점 중 하나는 대중들을 만나며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다. 오히려 판매자의 입장에서 무조건적인 제품 홍보 대신, 나 자산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솔직히 이야기하고 참여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자연스레 필드에 계신 분들과의 접점도 많아졌다. 펀딩이 끝났지만 첫 번째 프로젝트는 나의 좋은 레퍼런스가 되고, 앞으로 여러 제품들을 개발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는 크라우드펀딩의 핵심포인트가 있다면?
첫째는 본인의 역량을 파악하는 것, 둘째는 진정성이다. 프로젝트의 시작 전 내가 능력을 어디까지 발휘할 수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펀딩을 성공시키기 위해 나와 함께 펀딩에 가장 크게 관여할 수 있는 주변 동료는 누가 있는지, 또 그들의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 사전에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가방을 만들기 전, 디자인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의 내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파악했고 나아가 부족함을 해결하기 위한 시간들부터 고민했다. 내 역량은 한정되어 있고 시간은 흐르니 ‘시간은 돈이다’ 라는 말도 공감이 갔다. 결국엔 내가 잘하는 것은 계속 진행하고, 못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빠르게 인정해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셜커머스랑 분명히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 함은 소비자들의 목적성에 있다. 펀딩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메이커가 얼마나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까지 신경쓰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기도 시장이라는 것은 비슷하다. 재래시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릴적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에 가면, 할머니께서는 저렴한 가게를 찾는 대신 재미있고 친분이 있는 가게에 가셨다. 크라우드펀딩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고객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창구는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가방의 지퍼 하나, 박음질 하나까지 피드백을 받은 나로서는, 펀딩 참여자들이 3,300만원의 펀딩 금액보다 더 귀하게 느껴진다.
트래블러스 하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브랜드에 담은 뜻 그대로 여행자들이 편할 수 있는 모든 물품을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 어딘가로여행가려고 하면 어디서는 무엇을 사고, 또 다른 곳에서는 무언가를 사는 것이 대부분이다. 언젠가는 여행자들의 입에서 ‘여행 가야하는데 무엇을 준비하지?’ ‘일단 트래블러스 하이로 가자’ 와 같은 대화가 오가도록 하고 싶다.
나아가 여행과 브랜드를 조화시켜 여행 갤러리 같은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 국가와 도시를 기획한 공간을 만들어 ‘일상 속의 여행’을 만들고 싶다. 먹고 버린 햄버거 포장지, 나뭇잎 하나까지 그대로 가져다 놓아 여행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 꿈을 이루기까지는 트래블러스 하이 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해야 하기에, 지금은 열심히 멋진 아이템들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펀딩을 진행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나는 솔직하게 말씀 드리고 싶다. 크라우드펀딩을 단순히 마케팅 채널의 하나로서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시작하지 말라고. 가끔 보면 크라우드펀딩이 선순위가 아닌 분들이 있다. 정말 아쉽다. 진정성있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점을 꼭 명심하고 펀딩을 진행하기를 바란다.
글 : 유지석 現 와디즈 컨설팅/크라우드산업연구소 연구원
와디즈는 생소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와디즈 투자인사이드’를 신설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