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을 위해 1년을 산다.” 中 ‘광군제’ 올해 매출 22조 전망
3일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서는 수천장의 이불을 햇볕에 말리고 있는 재미있는 광경도 포착되었다. 다가오는 광군제 행사 당일 야근을 해야하는 직원들을 위한 이불이다. 이불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중간에 쉴 수 있는 천막, 간이침대와 과일을 포함한 각종 간식과 음료 등을 확보하고 원활한 행사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매년 11월 11일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우는 광군제(光棍节)가 열리는 날이다.
광군제는 매년 매출액 규모가 갱신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행사 시작 50분만에 571억 위안(약 10조 3,402억 원)으로 2014년 매출을 돌파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액을 동기대비 40%로 증가해 200억 달러(약 22조 7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쇼핑업계는 11월 11일 광군제 행사를 위해 1년 전부터 총력을 기울여 치밀하게 준비를 한다. 알리바바 그룹 계열사인 알리페이(支付宝)는 20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아래 18종 화폐로 결제가 가능하게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차이니아오 물류(菜鸟物流)는 이미 50개 이상의 글로벌 물류회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224개 국에 배송할 수 있는 110개 물료 창고 등 인프라를 확보해 놓았다.
중국에서의 광군제는 단순한 쇼핑 이벤트가 아니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발판으로 소비자가 쇼핑은 물론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알리바바와 징동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는 앞다투어 신기술을 쇼핑과 접목시켜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VR, AR, AI 등의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는 새로운 구매 형태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알리바바 타오바오(淘宝)는 행사 당일 VR 기술을 접목한 쇼핑체험 바이플러스(Buy+)를 정식으로 선보인다. 소비자가 VR 기기를 착용하고 미국, 일본, 호주 등 7개국의 대형 쇼핑몰을 둘러보고 제품을 선택 주문하고 고개만 끄덕이면 VR 패이(Pay)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다.
또한 알리바바는 올해 3월 선보인 AI 서비스 ‘알리샤오미(阿里小蜜)를 이번 광군제에 활용하여 소비자 상담업무를 맡게할 예정이다.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사전에 분석하고 예측하여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리샤오미는 서비스 개시 15일만에 하루 평균 400만 명의 소비자의 상담에 대응하는 등 수만 명 이상의 직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알리샤오미는 8개월 동안 누적된 다량의 정보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올해 광군제 기간동안에는 각종 상담 업무의 90%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기업인 징동(京东)은 광군제를 위해 무인택배, 무인창고, 무인기 ‘삼무(三無)’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징동은 올해 6월 중국 최초로 드론 택배를 시행하고, 9월에는 무인택배로봇을 개발하여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스마트 물류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왔다. 10월 18일 징동은 쐉11(광군제) 전략 발표회에서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무인택배로봇 배송을 시범운영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또한, 징동은 기술적인 분야 이외에 올해 6월 인수한 월마트의 전자상거래업체 이하오디엔(一号店)을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전자상거래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징동은 자사 몰에 알리페이 취급을 전면 중단하겠다 선언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소비자 패턴에서 알리페이를 배제하는 것은 매출에 악영향을 주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징동측은 자신만만하다. 2014년 7월 시작한 자사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징동페이(京东支付)가 이미 널리 보급되었기 때문이라며 주변의 우려를 일축하는 중이다. 참고로 알리페이는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각설하고.
알리바바와 징동을 비롯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신기술 도입 경쟁이 펼쳐질 2016년 광군제는 이틀 뒤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