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BAT를 꿈꾸는’ 중국 빠링허우 창업자 10인
과거에 비해 다소 완만한 곡선이긴 하지만 여전히 중국의 창업 열풍은 거세다. 투자 혹한기라 불리는 현시점에도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더이상 새로운 서비스가 있을까?’ 라고 궁금증을 갖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1세대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알리바바는 최근 광군제 행사에서 매출 1,207억 위안(약 20조 6,723억 원)을 기록하며 2015년 기록을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텐센트 역시 실적 발표를 할 때마다 매번 새롭게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도 중국 IT공룡 BAT를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국의 2~3세대 창업자들이 중국 전역에서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 BAT를 위협할거라 회자되는 빠링허우(1980년대 생) 창업자 10인이 있다. 과연 그들은 제2의 BAT가 될 수 있을까?
왕나이천(王乃琛, 1989년 생)
-회사: 알파울프 엑셀러레이터(Alphawolf中关村智能硬件企业加速器)
-설립: 2015년
-기업가치: 120억 달러(약 14조 원, 2015년 10월 기준)
-서비스: 스마트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알파울프 액셀러레이터(이하 알파울프)의 창업자 왕나이천은 다국어 능력(영어, 러시아어, 리투아니아, 독일어 등)이 뛰어난 인재로 미국 유학 시절 창업 경험을 기반으로 중국에 첨단 기술 특허를 도입해 시장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왕나이천은 대학 시절부터 중국의 과학과 교육 발전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리커창 총리의 중국 기술발전 전략에 적극 동조하며 중국 기술 발전의 기틀을 다진다는 목표로 스마트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알파울프를 창업했다.
왕나이천은 포춘이 선정한 ‘2015 중국 40세 이하 비즈니스 인물 40인’에서 나이가 가장 적은 기업인(32위)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왕나이천은 신화사(新华社)와 전 세계 20개 주요 매체가 선정한 아시아 과학 기술 발전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도 선정되었다.
장량룬(张良伦, 1986년 생)
-회사: 베이베이왕(贝贝网)
-설립: 2014년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 2015년 기준 상반기 기준)
-서비스: 유아용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2009년 알리바바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던 장량룬은 안정적인 조직 생활에 안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퇴사해 온라인 쇼핑몰 미저왕(米折网)을 설립한다. 미저왕은 서비스 개시 2년만에 3,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월 판매 금액은 수억 위안에 달하는 등 급성장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장량룬은 포브스가 선정한 ‘2013 중국 30세 이하 창업자 30인’에 이름을 올린다. 그때 장량룬의 나이는 불과 26세.
2014년 장량룬은 25~35세의 젊은 ‘엄마 경제’에 주목하면서 베이베이왕을 창립한다.
현재 베이베이왕의 회원은 5,000만 명으로 협력 브랜드만 만여 개가 넘는다. 2015년 총 거래량은 40억 위안(약 6,810억 원)으로 그중 95%가 모바일에서 구매가 이루어졌다. 직원은 1,300명으로 90% 이상이 1985년 이후 세대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베이베이왕의 전문 MD 300인은 우수한 품질의 브랜드를 선택하고 입점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베이베이왕은 설립 8개월 만에 1억 달러(약 1,17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로 평가되고 있다.
베이베이왕의 성장은 이게 끝이 아니다. 2017년 중국 영유아 시장 규모가 3조 위안(약 517조 원)으로 예측되었을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여성복장, 인테리어 시장 규모까지 합하면 10만억 위안(약 1,702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찐제(吕晋杰, 1985년 생)
-회사: 추추제(楚楚街)
-설립: 2014년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 2016년 상반기 기준)
-서비스: 유아용품 전문 온라인몰
류찐제는 대학시절 ‘왕홍(网红)’활동을 한 이력이 있는 게임 개발자다. 2007년 런런왕(人人网, 중국판 페이스북)이 유행할 당시 그가 개발한 게임에 호응한 팔로워만 수천만 명이었다.
2011년 컨설팅 회사에서 퇴직한 류찐제는 동기와 함께 회사를 설립하고 텐센트 앱마켓에 자체 개발한 5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QQ에 7억 명의 이용자와, 타오바오 이용자 2억 명을 확보한 뒤 지우링허우(90后, 1990년대 출생자)를 타깃으로 하는 의류 모바일 쇼핑몰 추추제를 설립한다. 회사를 설립한 2014년 추추제가 광군제 행사에서 벌어들인 수수료만 387만 위안(약 6억 6천만 원)으로 총 거래액이 5000만 위안(약 85억 원) 규모였다. 이러한 성장성을 주목받아 추추제는 텐센트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류찐제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명확하다.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전자상거래, 지우링허우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다.
류찐제는 일찍이 마윈에게 도전장을 던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아직 타오바오의 천분의 일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향후 5년 내에 지우링허우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그들은 곧 27~28세가 되고 소비 주체가 될 것이다.”
장쉬하오(张旭豪, 1985년 생)
-회사: 어러머(饿了么)
-설립: 2008년
-기업가치: 45억 달러(약 5조 2,700억 원, 2016년 상반기 기준)
-서비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중국 3대 음식 배달 서비스 중 하나인 어러머를 창립한 장쉬하오 역시 31세의 젊은 청년이다. 더불어 2016년 발표된 ‘후룬리포트 빠링허우(80后) 부자’ 명단에서 25억 위안(4,256억 원) 자산으로 17위에 이름을 올린 청년 갑부이기도 하다.
대학생 4명이 기숙사에서 음식 배달을 생각하면서 시작한 어러머는 중국의 180조 음식 배달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어러머는 현재 중국 360개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50만 개 이상 제휴 음식점, 직원 1만 명, 배달원 50만 명, 사용자 4,0000만 명 이상, 하루 거래액 1억 위안(약 17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성장중이다.
어러머의 가능성은 BAT를 비롯한 유수의 기업이 주목했다. 어러머의 주요 주주로는 텐센트, 알리바바, 징동 등이 있다.
왕커(王珂, 1984년생)
-회사: 커우따이꺼우우(口袋购物)
-설립년도: 2011년
-기업가치: 65억 달러(약 7조 6천억 원)
-서비스: 모바일 온라인 쇼핑몰
“커우따이에 투자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의 적이 될 것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한 말이다. 커우따이의 전신인 광타오바오(逛淘宝)에서 알 수 있듯이 창립자 왕커는 알리바바 모바일 앱의 경쟁사로 시작했다.
2014년 왕커는 한 만찬에서 텐센트 마화텅 회장과 웨이띠엔(微店, 웨이신의 오픈마켓)에 대해 몇분 간 아이디어를 논했고, 이 대화를 통해 왕커에게 흥미를 느낀 마화텅은 커우따이에 투자를 제안했다. 이렇게 왕커는 텐센트의 투자 유치를 결정하고 이어서 DST, 라오후지진(老虎基金) 등으로 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총 3억 5천만 달러의 투자금으로 시리즈 C를 마무리한다.
커우따이의 투자사 규모도 대단하지만, 커우따이의 직원 대부분 바이두, 텐센트, 쏘우꺼우(搜狗) 등 유력 IT기업 출신이다. 왕커는 “수요가 가장 많은 서비스를 찾아 창업해야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말한다.
장이밍(张一鸣, 1983년 생)
-회사: 찐르터우탸오(今日头条)
-설립: 2012년
-기업가치: 92억 3천만 달러(약 10조 8,268억 원, 2016년 7월 기준)
-서비스: 뉴스 콘텐츠 추천 애플리케이션
2013년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30세 이하 창업자 30인’과 포춘지가 선정한 ‘중국 40세 이하 비즈니스 인물 40인’에 이름을 올린 장이밍은 2016년 ‘후룬리포트 빠링허우(80后, 1980년대 출생자) 부자’ 명단에서 20억 위안(약 3,411억 원) 자산으로 20위에 오르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으로 대학 졸업 이후 쿠쉰(酷讯), 지우지우팡(九九房) 등 여러 인터넷 회사를 설립했다. 또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정보 수집 및 배포 방식을 바꾼다는 목표로 빅데이터와 기계 학습을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식 배포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회사명이자 서비스인 찐르터우탸오는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주제의 글을 추천해주는 뉴스 애플리케이션이다. 웨이보, QQ 등 SNS의 계정을 진르터우탸오에 등록했을 때 5초 내에 사용자의 관심분야를 파악하고 애플리케이션 이용 시 10초 내에 사용자 모델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개인화된 뉴스정보를 제공한다. 찐르터우탸오는 사용하면 할수록 독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도록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 찐르터우탸오의 2016년 8월 기준 이용자 수는 5억 5천만 명으로 하루 접속자는 6천만 명을 넘어섰고 이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1시간이다.
장이밍은 사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로도 나서고 있다. 2016년 2억 위안(약 341억 원)의 콘텐츠 기금을 조성해 300여 개의 프로젝트에 30만 ~ 100만 위안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올 7월 텐센트가 80억 달러(약 1조 3,646억 원)에 찐르터우탸오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장이밍는 “텐센트 직원이 되는 건 재미없는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Go big or go home’이라는 노래 가사를 인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청웨이(程维, 1983년 생)
-회사: 디디추싱(滴滴出行)
-설립: 2012년
-서비스: 콜택시(차량공유) 애플리케이션
-기업가치: 350억 달러(약 41조 550억 원, 2016년 9월 기준)
디디추싱은 올해 우버차이나와 합병을 하면서 중국 차량 공유 시장의 80%를 독점하며 기업가치350억 달러로 세계 5대 스타트업으로 등극했다. 디디의 창업자 청웨이는 ‘2016 후룬리포트 빠링호우(80后) 부자’ 명단에서 당당하게 3위를 차지했다. 자산 130억 위안(약 2조 2,175억 원)을 가지고 있는 청웨이의 나이는 불과 33세.
디디추싱은 일견 탄탄대로를 달린 것 같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러 업체와 경쟁과 합병이라는 험난한 이슈를 넘어 현재에 이르렀다. 그리고 외부의 잡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우버차이나와의 합병 이후 디디추싱이 독과점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웨이는 이에 대해 “창업자는 강철심장을 가져야 하는 동시에 스스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성해야 한다. 외부에서 오는 비판과 감시, 자극은 회사에 있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 라고 언급했다.
콰이쟈치(蒯佳祺, 1983년 생)
-회사: 신다다(新达达)
-설립: 2014년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 2015년 12월 기준)
-서비스: 물류 플랫폼
신다다의 창업자 콰이쟈치는 물류 전문가이다. MIT에서 물류학을 전공했으며, 다국적 컨설팅 전문 회사 맥킨지에서 물류 컨설팅 업무를 했다. 이후 오라클(Oracle)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안쥐커(安居客)에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콰이쟈치는 2014년 물류 회사 다다(达达)를 설립한다. 콰이쟈치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가장 기회가 많은 것은 O2O 서비스를 하는 것이지만, O2O 서비스의 가장 큰 약점을 물류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크라우드소싱 방식의 서비스 모델을 선택하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시도는 성공적으로 확산되었다. 2015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 다다 배송원을 겸직하고 있는 직원만 50만 명을 넘었고 서비스 이용 상점은 60만 개 이상이었다. 창업 초기 어러머에게서 배송물량 10건을 받았던 다다는 2015년 하루 어러머의 배달주문 10만 건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4월 다다는 징동 그룹의 O2O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따오쟈(京东到家)와 합병한다. 징동이 다다의 대주주(지분 47%)가 된 것이다. 콰이쟈치는 ‘징동은 물류를 핵심 사업으로 보는 기업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라고 언급했다.
징동따오쟈와 합병 후 새로울 신을 붙여 ‘신다다(新达达)’로 이름을 바꾼 다다는 현재 중국 전역 300여 개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230만 명의 겸직 배송원을 두고 50만여 개 오프라인 상점의 배송을 맡고 있다. 하루 발생하는 100만 건 배송의 85%가 30분 이내에 배송을 하고 있다.
왕궈빈(王国彬, 1982년생)
-회사: 투바투(土巴兔)
-설립: 2008년
-기업가치: 13억 3천만 달러(약 221억 7천만 원, 2015년 상반기 기준)
-서비스: 인테리어 플랫폼
투바투의 창업자 왕궈빈은 ‘2015년 중국 인테리어 업계의 10인’에 선정될 정도로 인테리어 업계에 돌풍을 몰고온 인물이다.
마윈의 창업사관학교라 불리는 후판따쉬에(湖畔大学) 2회 졸업생인 왕궈빈의 투바투 이전에 디자인 회사 셔찌번(设计本)을 창업한다. 당시 서비스 모델은 학생 혹은 사업자의 문의에 답변하고 UGC(User Generated Content)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셔찌번은 호황을 이루었다. 2009년 셔찌번 플랫폼에 등록한 디자이너만 10만 명이 넘었다. 셔찌번의 사세는 점차 확장되었고 서비스 영역도 확장되어 인테리어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투바투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투바투는 처음 15명으로 시작해 현재 3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투바투에 등록한 실내디자이너는 95만 명, 인테리어 회사는 7만 개, 하루 400만의 사용자가 방문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그리고 4조 위안(약 682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인테리어 시장에서 매년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천치(陈琪, 1981년생)
-회사: 모구지에(蘑菇街)
-설립: 2011년
-기업가치: 130억 달러(약 15조 2천억 원, 기준)
-서비스: 온라인 패션 쇼핑몰
알리바바 출신 천치가 설립한 모구지에는 SNS이자 타오바오와 같은 C2C 온라인 쇼핑몰이다. 천치는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 쇼핑몰들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SNS 기능과 쇼핑몰을 접목시켜 중국 1위 온라인 패션 쇼핑몰로 만들어냈다.
‘알리바바가 무섭지도 않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 왔던 천치는 “두렵지 않다. 중국 전체 인구의 반(여성 고객)을 사로 잡고 난 후에 나머지 반(남성 고객)을 사로잡으면 된다. 알리바바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모두가 알듯이 소셜네트워크 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밝히기도.
2015년 말 모구지에의 회원은 1억 3천만 명, 하루 접속자는 1,000만 명을 훌쩍 넘고 있다. 모구지에는 웨이신, 웨이보, 모모(陌陌, 중국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이어 4대 SNS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타오바오, 징동, 웨이핀후이(唯品会)와 톈마오 다음으로 큰 전자상거래 플랫폼이기도 하다.
모구지에는 올해 6월 메이리슈어(美丽说), 해외 직구 플랫폼 타오스제(淘世界)와 전격적인 합병을 한다. 삼사의 합병으로 저소득에서 고소득 층을 커버할 수 있는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천치는 왕홍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집중해 왕홍경제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