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0] ‘직원의 꿈이 바로 회사의 꿈’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
플래텀(이하 플) : 2010년 2월 1일에 ‘스마트 TV’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셨습니다. 현재 만 3년이 조금 넘은 시점인데요. 창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 전에는 위자드웍스에서 근무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부터 창업을 생각하고 계셨던 건가요?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이하 안) : 여타 창업자들처럼 반드시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대학교 재학시절에 경영을 전공한 것이 너무 좋았어요. 당장 창업보다는 더 많은 것을 배우려고 유학을 준비했어요. 유학을 떠나기 1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봤더니 IT쪽을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위자드 웍스에 지원을 했는데 운이 좋아서 입사하게 됬죠. 위자드웍스에는 6개월 정도 근무했는데요. 일하는 사이에 스마트TV의 흐름이 온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어차피 유학도 더 경험하려는 의도로 결정한 것이었기에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자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바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플 : 위자드웍스가 대학교 졸업후 첫 직장이었나요?
안 :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 전에는 은행에서 일했구요. 작은 컨설팅 회사에도 잠시 있었죠. 원래는 기획서 쓰는 일을 했어요.
플 : 창업 멤버가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
안 : 네. 저희회사 CTO로 계시는 홍윤선 수석과 같이 했습니다. 저는 사실 기술쪽으론 잘 몰랐어요.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 처럼 상경계열 출신이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경험이 적었구요. 홍수석은 그 당시에도 개발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인재였고, 친구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제안을 했죠. ‘내가 비즈니스 부분을 맡을테니 너는 만들어달라’구요. 그래서 시작하게 됬죠. 둘이 마음이 잘 맞은것도 있었구요.
플 : 창업을 하신 2010년 초라면 스마트TV라는 것의 개념 정도만 소개가 되었을 때입니다. 세계최초의 스마트tv도 그해 7월에 등장했으니까요. 이 아이템을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 : 당시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2009년 11월에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들어오면서 11월부터 1월 사이 매 달 평균 100여개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회사가 새로 생기고 있었어요. 그래서 똑같은 아이템으로 들어가는 건 맞지가 않다고 봤어요. 객관적이고 차별화 된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었죠. IT는 선점을 누가 하느냐가 중요하고 가지 않은 길을 가야 주목도가 높다고 봤어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확장된다면 이 기술들이 다른 가전으로 전이 될 것이고, 누가 뭐래도 가전제품의 중심은 TV라고 봤어요. 한편으로는 기술과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가족이라는 아날로그적 인류문화는 없어지지 않을것으고 이것에 제일 잘 맞는 매체는 역시나 TV라고 생각했죠. 쉽지는 않겠지만 1 ~ 2년만 버티면 된다고 봤어요. 당시 국내에 있는 IPTV시장은 보수적인 시장이라 진입이 거의 불가능했어요. 하지만 운 좋게도 몇 달 후에 삼성이 스마트 TV로 전향을 선언하면서 기회가 생겨서 그 뒤로 쭉 오게 되었습니다.
플 : 삼성전자 뿐만아니라 여러 해외 플랫폼사들과 사업을 진행중이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영을 하시는 것으로도 알려져있구요.
안 : IT계통에 농담아닌 농담처럼 회자 되는 것이 ‘서비스 하나를 준비해 터질때까지 기다리다 사장되면 지하로 내려가는 거고, 터지면 지상 사옥을 산다’는 것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이게 용납이 잘 안되더라구요. 사업을 단 하루만 하더라도 수익을 내면서 진행을 하는 것이 경영의 자존심이고, 그런것이 기술이고 학문이라고 봤어요. 스마트 TV라는 시장이 생길텐데 여기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튼튼한 기업이 되자는 취지로 3년동안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지금의 삼성이나 해외 플랫폼사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죠.
플 : 최근에는 iOS나 안드로이드 앱,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일반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사용자들도 가능한 범주에 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스마트 TV 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업계에 계신 분들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관련해서 설명탁드립니다. 그리고 하나의 스마트 TV 앱이 나오는 과정도 궁금합니다.
안 : 일단 개괄적인 설명부터 해드리자면, 스마트 TV는 소프트웨어로 나누자면 세 가지 진영이 있는데요. 먼저 웹표준을 따르는 삼성, LG 진영이 있습니다. 이건 시장 점유율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이 두 회사는 기존 TV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메이커잖아요? 이 두 회사가 소프트웨어로 웹표준을 따르면서 개발자들이 자바스크립트나 HTML, CSS 같은 언어를 기반으로 홈페이지 만들듯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조성해 놓은 진영이예요. 두 번째로는 얼마전에 나왔던 구글TV를 중심으로 한 진영이예요. 제가 보기에 전 세계 웬만한 셋톱박스 업체들은 다 안드로이드를 채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흐름이 구글 진영으로 가고 있어요. 이쪽은 자바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는 진영입니다. 세번째 진영이라 할 수 있는 곳은, 아직 정식으로 공개 되진 않았지만 애플TV쪽 진영이 있죠. 어플리케이션 언어로는 이렇게 분류 될 수 있구요.
앱,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모바일과 똑같다고 보시면 될듯 싶어요. 운영체제나 사용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입력 장치의 차이만 있다고 보시면 되요. 스마트 폰은 터치를 통해 입력하고 TV는 인풋 장치인 리모콘이나 직접 입력 한다는 UI나 UX의 차이일뿐이예요 구현 방법, 구동방법 개발 ROM같은 것은 모두 동일합니다.
플 : 지금이야 어느정도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지만, 초기 스마트TV에 들어갈 콘텐츠를 결정하는 것도 큰 고민이었을듯 싶어요.
안 : 그렇죠. 초창기다보니 어디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TV에 적합한 콘텐츠가 무엇인가에 대해 플랫폼사들이 충분히 고민을 하지 못한 상황이기도 했구요.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마트폰에 전부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들어가는 것을보고, ‘그럼 우리도 저렇게 따라 들어가면 되겠다’라고 결정했어요. 그리고 3년 동안 앱 형태로 들어가게 됐죠. 제가 이 말씀을 왜 드리냐면, 지난 3년동안 스마트 TV의 앱 사용률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 분명히 여기는 디지털 매체를 소비하는 행태가 다르고 소구하는 접점이 다른데, 근본적인 고민 없이 모바일과 동일한 방식으로 3년동안 접근했던 거죠. 그래서 앞으로는 TV에 제일 적합한 형태로 나오게 될거라 생각해요. TV에서만 볼 수 있는 서비스 방식인거죠. 예를들자면, 스마트 TV를 위한 포탈 같은 것이 나올수도 있겠죠.
플 : 콘텐츠 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국내에서는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하지만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흐름이 보이는 듯 싶습니다. 카카오페이지도 등장했구요. 이런 흐름이 스마트 TV 콘텐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데요.
안 : 저희가 글로벌 서비스를 하면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국내 유저들보다 유럽이나 북미쪽에서 TV 앱 구매가 더 많은 편입니다. 구매가 어렵다는 방식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국내는 유로 컨텐츠에 대한 구매력이 낮아요. 유럽이나 북미쪽은 이 부분에 대해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듯 싶습니다. 최근 흐름처럼 문화적인 측면이 점차 변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플 : 현재 TV시장은 차츰 스마트TV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듯 싶습니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TV를 사놓고도 사용 패턴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자료를 봤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 : 제가 주변 어른들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은 필요 없지만 친구들이 카카오톡 하는 것을 보니 나도 사야겠다’라는 말씀이예요. 플랫폼 혹은 콘텐츠가 디바이스 구매를 자연스레 유도하는거죠. 스마트TV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집에서 가족들이 모여있을때 지상파 방송에 맞먹는 혹은 상이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해야 해요. 하지만 아직은 카카오톡과 같은 것이 나오지 않은 거죠. 저희쪽 전문가들 중 다수는 ‘아직은 킬러 콘텐츠가 하나도 없다’고 말씀 하시는 분도 있어요. 사람들이 알만한, 혹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파워유저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인식되는 콘텐츠가 없어요. 이게 현재 한계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기회이기도 하죠.
플 : 스마트 TV 어플리케이션 이외에도 인터렉티브 드라마가 각광받는 아이템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쪽도 염두에 두시나요?
안 : 인터렉티브 드라마의 경우는 국내에서 아직까지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데요. 앞으로는 등장할 거라고 봐요. 저희는 드라마 제작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부분 개발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드라마 속 탤런트가 무슨 옷을 입고 나왔다 하면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1박2일’에서 강원도를 갔으면 그 지역의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것, 월화 드라마를 보고 있을때 ‘혹시 지난회는 보셨습니까?’ 라고 물어서 다시보기를 안내해주는 것들입니다. 음악 검색 같은 것들도 다 가능 하구요. 단방향으로 들어오던 컨텐츠들을 2차적으로 재활용 하면서 거기서 서비스 포인트를 찾은 것들이죠.
플 : 실례를 들어주신다면요?
안 : 초기 1.0 버전이긴 하지만, 미국에서는 TV를 보고 있으면 채널을 인식해서 현재 보고 있는 방송사의 평가를 담은 트윗들만 보여주는 것을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주인공의 키스신이 연출된다면, ‘키스했다’, ‘키스했어!’ 뭐 이런 내용들이 올라와요. 그런 방향으로 1 ~ 2년간은 킬러 콘텐츠를 찾는 노력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플 : 핸드스튜디오라고 이야기 했을때 가장 이슈가 되는 검색 키워드가 ‘사내복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더라구요(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무래도 결혼하는 직원에게 회사에서 지원금 1,000만원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복지 혜택을 만들게 되신 계기가 있다면요?
안 : 그럴듯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것은 없어요(웃음). 저희 회사는 평균 연령이 28세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한 2 ~ 3년 지나서 사회생할 하고 있는 친구들이 가장 많아요. 저는 우리회사 사내복지제도를 ‘자취생 복지문화’라고 부르고 있어요. 왜 자취생이냐면 제가 딱 그랬거든요. 2010년에 창업할 당시 부모님께서는 평범하게 살길 바라셨어요. 어른들 입장에서 보면 대학 졸업하고 3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으면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살아야 하는데 그걸 제가 안하고 창업의 길로 들어섰거든요.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거죠. 그래서 ‘직원들과 직원들 부모님들이 기꺼워할만한 부분을 회사에서 충족해줘야겠다’, ‘자취생들이 사회에서 겪게 되는 것들을 회사에서 챙겨주자’라고 생각해서 도입했어요.
플 : 알려진 것들 외에 사례라면요?
안 : 저희 회사에 ‘때때옷 입고 고향가자’ 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옷을 허름하게 입고 있으면 백화점에 데리고 가서 옷을 사줘요. 저희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이 옷을 못사는 이유를 보면 공통적으로 사러 갈 시간이 없거나 연인이 없는 경우예요. 쇼핑을 자체를 안 하더라구요. 그래서 ‘직원의 쇼핑을 회사에서 해주면 좋겠다’라고 판단해서 하게 된거예요.
그리고 연말 송년회는 호텔에서 가족, 특히 부모님을 동반하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계기라면 제가 사업한다고 1년동안 고향에 못가고 있다가 내려갔더니, 동네 사람들이 제가 사업한다는 걸 아무도 모르고 있더라구요. 작은 촌인데도 말이죠. 부모님께 여쭤보니 첫번째 말씀이 ‘네가 망할까봐 안 했다,’였고 두번째가 ‘나도 네가 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하시더라구요(웃음). 내 자식 뭐 하고 사는지는 모든 부모님들의 공통된 관심사잖아요? 그래서 직원 부모님들에게 자식이 뭘하고 있는지 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송년회 때 초청행사를 하고 있어요.
직원이 결혼하면 1,000만원을 지원금으로 책정한 것도 단순해요. 지방에서는 예식장 비용이 얼마 안하지만 서울에서는 예식장 비용이 너무 비싸더라구요. 회사에서 직원들의 결혼을 주선해줄 수는 없지만 예식장 비용이라도 제공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비부부 간 예식장 비용으로도 많이 싸우더라구요(웃음).
지금 회사 내 제 후배들, 멤버들이 대체적으로 저보다 3년 후배들이예요. 그래서 제가 그 나이 때 고민했던 것들을 회사복지에 반영하고 있어요. 다만 고정된 제도들은 아니예요. 상황에 맞춰 변화될 예정이예요. 금년 직원들의 결혼 계획들이 꽤 있어요. 1 ~ 2년 지나면 대부분 결혼하게 될텐데요. 그 시점이 도래하면 웨딩 서포트 제도는 없어지겠죠. 하지만 그 이후에는 ‘첫 아이 제도’가 생기게 될듯 싶어요.
플 :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가는 기업 문화인거군요.
안 : 네, 그렇게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해 가려구요. 직원들이 나이를 먹어 30대, 40대가 된다면 그 나이에 필요한 것들로 사내복지도 달라질 예정이에요.
플 : 계획을 세워두신 것이 있나요?
안 : 일단 계획한 만큼 매출을 올린다는 전제하에,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니퍼소프트처럼 탁아소를 만드는 거예요. 저는 여성 근로 환경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꿈을 가지고 일을 해라’라고 하는건 정말 아니라고 봐요. 안정적으로 양육을 하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뭘까 생각해보니 그냥 일반적인 어린이집 수준이 아니라 갓난아이를 데리고 와도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보모를 두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제일 낫다고 결론지었어요. 그 시스템 안에서 저희 여직원들이 로테이션으로 아이를 보는것을 근무로 치는 환경인거죠. 1 ~ 2년 안에 꼭 만들어주고 싶어요.
두번째는 저희는 IT계통이다 보니 대부분 매출이 수익으로 잡히잖아요? 그러한 수입을 회사에 축적할 필요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저희 회사는 저나 이사들의 수익 배당도 없습니다. 그럼 그 돈으로 뭘 할까 고민해봤는데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직원 주택자금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일단 2억정도를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데는 더 비싸겠지만, 그래도 회사가 2억씩 빌려줘서 나쁠것은 없다고 봤어요. 이것이 확립된다면 ‘자취생 복지’에서 ’30대 직장인 복지문화’로 이어지는 거죠.
플 : 회사의 성장과 직원의 복지가 높아지면 대표님에게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안 : 저도 결혼을 해야하고, 집을 장만해야할 것 아니겠어요? 저도 혜택을 받으려고 합니다(웃음). 성장하는 회사는 리더가 원동력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리더와 직원 구분 없이 똑같은 위치로 봅니다.
플 : 최근 회사에서 100%의 주식을 가진 자회사가 오픈했는데요. 자회사에 투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안 : 스마트폰은 인터렉션이 좋거나 작은 화면에 걸맞는 박진감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SNS 같은 경우도 인터렉션 관점에서 보면 끊임없이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의 누군가와 소통을 하게 유도하고 그런 바이럴 적인 요소들이 모여 킬러 콘텐츠가 되잖아요? 하지만 TV쪽은 와이드한 화면이다 보니 비쥬얼이 강한 콘텐츠들에 소구점이 있어요. 일단 시각적으로 강해야 합니다. 영상이 화려해야 하고, 이 와이드한 화면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해요. TV는 소리가 안 나왔던 적이 없었고 정지화면으로 2초이상 있던 적이 거의 없어요. 사람들은 TV에 대해 그렇게 학습이 된거죠. 그래서 스마트 TV에 정적인 정보 검색이나 정보를 열람하는 앱이 들어가면 아무도 보지 않습니다. 저희도 이부분을 간과해서 여러번 낭패를 겪었어요. 이건 단순히 UX가 불편하다는 관점이 아니라 2초 이상 정지화면이 있는 것 자체가 사용자들에게는 방송 사고거든요. 그래서 TV에는 잠시도 멈춤이 없는 동적인 콘텐츠가 들어가야 해요. 애니메이션도 화려해야 하구요.
그래서 콘텐츠를 카테고리 구분이 아니라 ‘동적인 콘텐츠’와 ‘정적인 콘텐츠’로 분류했을때, 동적으로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것은 3D 애니메이션 이라든지 캐릭터를 더 화려하게 해서 리얼리티를 살린 캐릭터 같은 것들이라고 봤어요. 이런 것들을 저희가 작년부터 시도했는데요. 그냥 플래시나 2D 애니메이션들이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더라도 3D나 VOD로 만드니까 굉장히 시장반응이 좋은거에요. 예를 들어 뽀로로가 나왔다고 치면 뽀로로가 시청자한테 인사도 하고, 스토리 중간에 어느 길로 가는지 선택을 하게 만들고 그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식으로 진행하니 반응이 좋더라구요. 지난 1년 동안 테스트 해본 결과 더 집중해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주된 업무다보니,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플 : 콘텐츠 전문 제작 스튜디오라고 하면 국내에 굉장히 많잖아요? 외주는 생각해보시지 않았나요?
안 : 저희는 스마트 미디어 부분에 특화된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곳은 또 흔치 않더라구요. 그래서 자회사를 설립하게 됬습니다. 원래 저희 회사에 계시던 이사님이 스튜디오 대표로 가셨어요. ‘픽사’라고 하면 에니메이션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향후 스마트 미디어에도 픽사 같은 존재가 필요하게 될거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팀으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플 : 단순히 기존 콘텐츠를 컨버팅 하는것이 아닌 스마트 TV에 걸맞는 콘텐츠 생산을 생각하고 계시는 거군요?
안 : 현재로서는 거창하게 포장할 것은 없어요. 규모도 크지 않을 것 같구요. 저희에게 필요한 니즈를 계속 채워줄 수 있는 스튜디오로 일단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 : 핸드스튜디오에 입사를 꿈꾸는 분들이 많을듯 싶습니다. 핸드스튜디오 직원이 되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한가요?
안 : 저희는 채용 면접을 볼 때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의 최종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건데요. 무릎팍 도사 막바지에 나오는 멘트와 똑같습니다. 꿈이 있는 친구들은 지난 시간이 화려하지 않더라도 그 꿈을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드라이브 할 줄 알아요. 물론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 긴 시간은 아닐 수 있죠. 더군다나 젊을 때는 꿈이 자주 바뀌니까요. 하지만 제가 필요로 하는건 단 6개월 이라도 ‘당신이 지금 말하고 있는 그 꿈대로 인생을 드라이브 하고 왔는가’를 점검하고 싶어서 꼭 묻습니다. 면접을 보면 꿈이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회사 공식질문을 의식해서인지 꿈을 급조해서 온 친구들도 있구요. 하지만 급조한 친구들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하고 이야기하는 꿈하고 안 맞는 경우가 태반이예요. 여기서 10명중 8명은 함정에 빠지는 거죠. 그냥 그럴싸한 꿈이야기 아니면 회사랑 잘 맞을 것 같은 꿈을 이야기 해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앞에서는 했던 이야기랑은 맞지 않는 거죠.
플 : 자신의 꿈대로 살아온 친구들은 말하는 느낌이 다르겠죠.
안 : 네 맞습니다. 그것이 저희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의 기본 전제조건입니다. 두번째는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꿈을 우리가 얼마나 도와줄 수 있는가’입니다. 회사와 직원 간 최소한의 연계점이 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반면에 저희 회사의 꿈은 없습니다.
플 : 회사의 꿈이 없다는 말씀을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요?
안 : ‘앞으로 매출을 얼마나 하겠다’, ‘글로벌시장에서 어느정도 위치를 점유하겠다’ 이런게 없습니다. 다만 핸드스튜디오는 회사 멤버의 꿈의 무대가 되려해요.
플 : 직원복지제도와는 다른 부분인가요?
안 : 실례로 저희 회사에는 방송국 PD를 하다 입사한 직원이 있어요. 저희가 워낙 콘텐츠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이 분이 활용되는 범위도 넓었죠. 하지만 이 직원 가슴 속에는 방송과 영상 제작에 대한 꿈이 컸어요. 그래서 회사 방향을 바꿨어요. 작년부터 저희가 애플리케이션에 3D 컨텐츠를 넣기 시작한 것은 이 직원의 꿈을 이뤄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 친구가 가장 잘하는 것은 영상 연출 기획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예산과 시간을 줄테니 3D 방송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봐라’라고 주문했어요. 1년간 같이 사업을 해서 키워보는 거죠. 그렇게 사업이 커져서 이 직원이 앞서말한 자회사의 디렉터로 가게 됬어요.
플 : 거짓말처럼 획기적으로 들립니다.
안 : 많은 기업들이 회사에 직원들을 맞추길 원하는 환경입니다. 큰 조직이라면 모르게지만, 작은 조직은 반대 개념이 가능하다고 봐요. 새로 들어오는 직원의 가능성과 장점에 따라 사업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플 : 지난해부터 창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새로 들어선 정부도 마찬가지의 플랜을 가지고 있는듯 싶고요. 4년차 창업가로서 예비 창업자들이나 초기 스타트업에게 당부해주고 싶으신 내용이 있을까요?
안 : ‘대표 놀이’하려고 창업을 하면 안됩니다. 저희 아버님이 얼마전 전화를 주셨어요. 라디오를 듣다보니 ‘요즘 젊은 20 ~ 30대 대표들이 자기 회사는 수익도 못내면서 몇 십억, 몇 백억 수익 내는 대표들 앞에서 혁신 강의하더라. 너는 그러지 마라!’ 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구요.
‘내가 만들어 놓은 서비스가 언젠가 터질거야.’ 이런 마인드로 창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비즈니스를 단 1개월만 하더라도 수익을 내야한다고 보는 관점이에요. 사업은 겉멋이 아니에요. 반드시 사무실이 있을 필요도 없어요. 회사에서 주는 월급 말고 개인 혼자로도 돈을 벌수 있는가를 충분히 검증하고 창업을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20 ~ 30대 10명 중에 7명은 커피숍한다고 하고, 나머지는 IT창업한다고 하는데요. 창업을 위한 창업이 아니라 자기 경쟁력을 높여놓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아이템을 찾아 다니기 전에 자기 검증을 먼저 했으면 좋겠습니다.
창업당시 저나 창업멤버 홍윤선 수석은 뭘 하든 돈을 벌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창업초기 얘기 했던것은 사업 계획서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기업을 만들 것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여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던졌죠. 좋아하는 일을, 뜻있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돈이나 성공은 따라 오는 것 같아요.
플 :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핸드스튜디오에서 더 많은 직원들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핸드스튜디오의 건승 기원합니다.
안 :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팔자좋은 고양이이자 핸드스튜디오의 마스코트인 토시
인터뷰정리 : 이민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