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품질과 청렴이행으로 연 9100억 원 매출 ‘싼즈송슈’
기업의 생명은 품질과 청렴이라 말하며 꽌시를 지양하는 중국 기업이 있다. 견과류를 중심으로 건과일, 가공육, 차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회사 ‘싼즈송슈(三只松鼠, 세 마리 다람쥐)’ 이야기다.
싼즈송슈는 다소 독특한 사규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보편화 되어있는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납품업체는 경고없이 계약해지 되고 직원은 해고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 그 시간에 품질에 더 신경쓰라는 의미란다. 이해 당사자가 아닌 기자가 준비해간 소소한 한국 기념품 조차 직원들은 손사래를 쳤다.
또한 대표 뿐만 아니라 임직원 모두 명찰, 명함에 본명이 아니라 닉네임이 적혀있다. 장랴오위안(章燎原) 대표는 공식 직함보다 ‘다람쥐 아빠(Daddy Squirrel)’라는 별명으로 불리운다.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 싼즈송슈 본사에서 옌샹(殷翔) 브랜드 매니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사내 닉네임은 슈아지우(鼠阿九)다.
옌샹(殷翔) 싼즈송슈 브랜드 매니저 / 사진 = 플래텀
회사 브랜드 캐릭터가 세 마리 다람쥐다. 이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브랜딩 전략이랑 관계있을듯 싶다.
회사 대표 캐릭터로 다람쥐를 선택한 이유는 삼림에서 견과류를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다람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친근한 이미지이기도 하고. 숫자 3은 중국에서 만물을 형성한다는 의미(三生万物)로 끝없는 발전을 내포하기도 한다. 세 마리인 것은 한 마리보다 스토리를 만들기 좋은 것도 있다. 여담이지만, 외부에서 우리 회사 캐릭터가 세 마리 다람쥐라서 공동창업자가 3명인줄 아는 경우가 있다. 사실 우리 회사 창업자는 5명이다.
견과류 등 식품을 사업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중국 시장 현황과 무관하지 않을텐데.
장랴오위안 대표는 창업 전에 견과류 회사에서 10년 동안 판매원에서 총괄 매니저까지 일한 경험이 있다. 그 회사에 있는 동안에 커커궈어(壳壳果)라는 견과류 온라인 판매 부서를 책임지면서 성과도 만들어 냈다. 창업할 때 가장 잘 아는 산업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티몰(天猫)에 입점한 지 65일 만에 견과류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창업 첫 해인 2012년 매출액 3000만 위안, 이듬해인 2013년 10배 가까이 늘어난 3억2600만 위안, 그리고 2015년에 25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규모는 어느 정도 였나?
55억 위안 (한화 9,181억 원)이었다.
현재 중국 온라인 식품회사 중 가장 매출이 높다. 이렇게 회사가 급성장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우선 타깃 고객이 있는 채널을 선택한 뒤 다른 업체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우리가 중시하는 것은 고객의 구매 경험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우리 제품을 주문했을 때 택배 상자 안에 본 제품 외 깐 견과류 껍질을 담는 봉지와 손을 닦을 수 있는 물티슈를 동봉해서 보낸다. 소소한 부분이지만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야 재구매로 이어진다. 더불어 우리 회사의 모두 고객상담직원은 고객을 ‘주인’이라고 지칭하고 스스로는 그들의 친구같은 다람쥐가 되어 대화를 나눈다. 이러한 역할 분장은 고객이 우리 서비스와 제품의 호감도를 높여 준다.
맛있고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것이 가능한 요인은 무엇인가?
다른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회사 모토가 청렴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거래를 한다는 의미다. 우리 회사가 중요시 하는 부분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제품 납품 업체와 싼즈송슈는 꽌시(关系)를 가져서는 안된다. 납품업체와 우리는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없고 외부에서 식사를 해서도 안된다. 만약 지켜지지 않으면 경고 없이 바로 계약 해지된다. 납품업체가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은 우리와의 관계가 아니라 품질뿐이다. 이러한 꽌시가 없기에 납품업체는 자연스럽게 품질에 더 신경쓴다. 납품업체는 우리의 방침에 따른 교육과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 내용이 명시된 계약서도 작성해야 한다. 외부에만 강요하지 않는다. 내부 직원은 더 많은 것을 유의해야 한다.
직원들이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 있는가?
우리의 청렴 정책은 ‘송슈염정5P령(松鼠廉政5P令)’이라고 한다. 직원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이다. 회사 직원은 외부 협력업체와 식사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사내 식당에서는 가능하다. 그리고 식사 인원은 3명이 넘어서는 안 되고, 식대는 50위안 (한화 8000원)을 넘어서도 안 된다. 그 자리에서 음주는 금지된다. 직원이 외부에서 식사할 시에는 인증사진을 남겨야 한다. 숙박도 외부의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필요시 자체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업체에게 그 어떠한 선물도 받아서는 안 되며, 업무 외 이해당사자와 유흥을 즐기는 것도 금한다. 특히 사적인 거래는 절대로 금한다. 위반 시에는 퇴사 등 엄중하게 처벌한다. 청렴은 내외부가 합이 맞아야 지켜진다.
상품 개발과 포장, 광고 및 고객서비스까지 주요 마케팅 타켓이 바링허우와 지우링허우 등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도한 건가?
현재 우리의 타깃은 모든 연령 층이다. 초기 바링허우와 지우링허우(80년대~90년대 생)를 핵심 구매층으로 본 이유는 그들이 인터넷을 활용하는 주 사용자이고, 온라인 구매환경에 익숙하며, 구매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싼즈송슈는 2012년 창업이후 티몰(天猫), 징동(京东), 1호점(1号店), 당당왕(当当)과 같은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전문 식품회사다. 온라인을 고수하는 이유는 뭔가? 중간유통 때문인가?
오프라인 매장은 임대료, 인건비 등 여러 가지 비용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접할 수 있는 고객이 제한적이며 중간 유통과정에서 여러 비용이 발생한다. 더불어 오프라인에서는 빠른 속도로 브랜드를 형성하기 어렵고 제품 제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신선도가 떨어진다. 현재 우리 제품의 유통 주기는 20일 내다.
싼즈송슈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데, 중국의 전자상거래 전망을 어떻게 보나?
전자상거래 2.0 시대가 올거라 본다. 2.0 시대는 ‘엔터테인먼트’가 키워드다. 우리는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중이다. 싼즈송슈 IP 브랜드를 엔터테인먼트화 하는데 주력하려 한다. 현재 3D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디즈니 영화제작감독 및 아시아 일류 애니메이션 제작팀과 함께한다.
IP를 통한 유아용 콘텐츠나 교육 콘텐츠를 만들 계획도 있나?
있다. 올해 중순 중국 CCTV 어린이 채널에서 ‘싼즈송슈’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방영된다. 우리가 투자해 제작한 콘텐츠다.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이유는 어린이 교육 목적과 동시에 주 구매층인 부모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다. 보통 어린이가 애니메이션을 볼 때 부모도 같이 보지 않나. IP 전략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전문회사를 통해 제작도 하지만, 자체 애니메이션도 제작을 준비중이다. 애니메이션만 제작하는 자회사도 있다.
IP관련 해서 한국의 카카오와 라인 등은 캐릭터 전문 매장과 온라인 샵이 있다. 싼즈송슈도 이러한 계획이 있는지?
현재 중국 내 4개의 브랜드 체험관이 있다. 물건만 파는 형태가 아니라 매장에서서 커피도 마시고 다양한 캐릭터 인형도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에도 캐릭터 인형은 팔고 있다.
우후시 중심가에 위치한 싼즈송슈 오프라인 매장 겸 체험관 / 사진 = 플래텀
한국에서 싼즈송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힘들다. 얼마 전 티몰에서 주문해 보니 관세가 40%나 붙더라. 한국에서도 관심이 많은 제품인데, 진출 계획은 없나?
당분간은 국내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싼즈송슈 타오바오 마켓 가입자 수는 4000만 명이 넘는다. 타오바오 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 수지만,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6억 명에 달한다. 아직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갈길이 멀다.
제품은 어떻게 생산하나?
중국에도 피칸과 마카다미아와 같은 제품은 소수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수입을 해온다. 그 수입제품을 가공해서 판매하는 형태이다.
현재 중국에 다수의 해외 식품브랜드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해외 브랜드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다른 브랜드를 우리가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해외 기업보다는 다소 높다고 본다.
브랜드는 장기전략이 필요하다. 싼즈숑수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창업 후 5년 동안의 목표는 견과류 산업에 1위를 하는 것이었다. 이 목표는 달성했다. 앞으로 5년은 고객의 생활 곳곳에 노출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 유명한 치약 브랜드 가결사(佳洁士)와 콜라보 해서 포장을 우리의 캐릭터로 하는식이다. 이러한 콜라보는 계속 진행할 것이다.
싼즈송슈는 고객지향적 CS로 유명하다. 구매자를 ‘주인’이라 부르고 있고.
700명으로 구성된 우리 CS 팀은 조금 독특하다. 판매가 목적인 조직이 아니라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CS 팀원은 고객의 제품 구매 유무와 상관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개인비서 역할도 한다. 고객의 아침 출근 알람을 하는 경우도 있고 대신 물건도 주문해 준다. CS 팀에는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화하는 규칙들도 명문화 되어 있다. 더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팀이다.
매년 가장 큰 온라인 매출이 발생하는 광군제(11월11일)는 싼즈송슈에게도 의미가 있는 날이라 본다. 조금 이른 질문이겠지만, 올해 광군제 계획은 무엇인가?
물류 시스템을 보다 견고하게 구축하고 강화를 할 계획이다. 과거 날씨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인해 물류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물류 시스템 개선과 창고 확장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런 문제를 해결했기에 2016년의 광군제 때 하루 5.08억 위안(한화 845억 원)의 매출이 있었고, 하루 1억 건의 발송도 할 수 있었다. 창업 첫 해 광군제에서 9만 건의 발송을 위해 임직원과 가족이 모두 나와 포장을 했던 때에 비하면 비약적 발전이다. 2017년에는 매출이 갱신될 것이라 전망한다. 싼즈송슈는 현재 중국 내 10개의 물품 발송 창고가 있다.
사진 = ‘三只松鼠官博’ 웨이보
대표를 포함해 싼즈송슈 관리자급 남성 직원들이 올해 2월 삭발을 했다. 어떤 의미인가?
2016년까지 햇수로 5년간 우리는 빠른 속도로 성장을 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앞으로 5년간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초심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직원들 앞에서 한 퍼포먼스다. 더불어 품질을 최우선 시 한다는 우리의 모토를 되새기며 더 성장하겠다는 결심을 보여 준 것이다.
우리 회사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품질을 잃는 것이다. 품질을 잃으면 기업도 없다. 그리고 우리가 내세우는 청렴이 무너지면 회사의 가치관도 없다. 도덕이 없으면 사람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품질과 청렴함은 싼즈송슈의 본질이다.
농담삼아 물어보는 거지만, 삭발하자는 대표의 제안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없었나?
없었다. 관리자가 부하 직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형식이라도 우리의 결심을 나타내고 그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못 할것은 아니라고 본다.
청렴에 관련된 정책은 상당부분 중국 꽌시 문화와 배치된다. 주변의 시기를 받을 수도 있다. 혹시 이런 부분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사실 중국에서 꽌시를 배제하면 한동안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꽌시를 추구한다고 해서 그게 옳은 것이라 생각하지는 안는다. 우리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바람직하게 살려는 큰 방향으로 간다고 믿고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면 사실 더 많은 부분에서 더 좋게 변한다. 우리 대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 말한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우리는 그 기본을 지키려고 한다.
한국 드라마에 PPL이 집행되었다. 어떤 경로로 드라마 제작사와 조우했나?
드라마 제작사에서 협찬 제안이 왔었다. 한국 드라마 주 시청 고객이 우리의 타깃층과 같아서 협찬을 하게 되였다. 그 외에 중국드라마 3~4편에도 협찬을 했다. 전체적으로 반응은 좋았다.
끝으로 장랴오위안 대표 이야기로 마무리 하자. 장 대표는 현재 사업가로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지만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았다. 그를 움직이는 강력한 동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장랴오위안 대표는 산즈송슈 이전에 여러번의 창업을 한 경험이 있다. 장 대표의 창업 동기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아닌가 싶다.
싼즈송슈 본사 내 곳곳에 장랴오위안 대표를 모델로 한 회사 강령이 게시되어 있다. 장 대표는 다독가이자 애연가, 그리고 마오이스트로 알려지고 있다. / 사진 = 플래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