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직군-연차 관계 없이 ‘계급장’ 떼고 한판
네이버가 직원 누구나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고 그간의 서비스 성과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는 ‘2017년 2분기 서비스위원회 과제발표회’가 진행됐다. 직원들이 직접 네이버 서비스의 의미있는 시도들을 공유하고, 직군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신규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는 자리다.
과제발표회에서는 미세먼지 정보 개선을 위해 약 300일간 24시간이 모자라도록 발로 뛴 비하인드 스토리, 블로그 검색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끊임 없이 알고리즘을 개선해온 과정, 브이 라이브가 베트남 시장에서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며 MAU를 10배 이상 확대해 온 이야기 등 총 26개 과제가 소개됐다. 이 날 발표는 실무를 직접 진행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온 직원들이 직접 맡았다.
또한 ‘오픈 프로젝트’분야에서는 3개의 신규 아이템이 제안됐다. ‘오픈 프로젝트’는 올해 처음 시도되는 제도로, 소속, 연차 등에 관계 없이 직원들 누구나 과제발표회에서 서비스를 직접 제안하고 인정을 받아 실제로 조직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지난 1분기 과제발표회에서 ‘오픈 프로젝트’분야에서 높은 호응을 얻은 한 팀은 현재 아이템 기획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런칭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네이버는 이후 각 조직별로 고르게 선정된 300여 명의 ‘투표인단’ 심사를 거쳐 이번 ‘2017년 2분기 서비스위원회 과제발표회’에 제출된 과제 중 우수 과제에 대한 포상을 진행하고 실제 태스크포스(TF)로 구성될 과제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 해에만 ‘아이디어 마켓’, ‘디자인스퍼트윅스’, ‘비즈니스어워드’ 3개 사내 쇼케이스가 새롭게 시도됐다.
‘아이디어 마켓’은 특정 주제에 대한 서비스 아이디어를 PPT 3장이내로 간략하게 제안하는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참여해 참가지원금 및 우수 아이디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디자인스퍼트윅스’는 서비스 설계의 디자인 공모 프로그램으로 기존 서비스를 리디자인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비즈니스어워드’는 일반 유저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바탕으로 네이버 서비스 파트너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과제를 공유하고 사내 구성원들로부터 다양한 관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 해 첫 시행에서는 ‘이용자 목표에 최적화된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네이버 항공권’, ‘빅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다차원 분석으로 광고주 만족을 높인 광고관리시스템’,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를 위한 열린 공간인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등이 수상했다.
네이버는 이전부터 ‘핵데이’, ‘엔지니어링데이’, ‘엔이노베이션 어워드’ 등 기술 분야 중심으로 다양한 사내 쇼케이스를 진행해오기도 했다. 네이버 개발자들이 실무 과정에서 개발한 새로운 기술들과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공유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해볼 수 있는 자리다.
이 같은 사내 쇼케이스를 통해 실제 서비스가 나온 사례도 있다. 모바일 게임 유저가 게임 플레이 중 앱을 이탈하지 않고 바로 곧바로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플러그(Plug)’가 대표적이다. 2015년 7월 열린 ‘핵데이’에서 우수 과제로 꼽혀 곧바로 TF를 구성, 같은 해 11월에 내부 테스트까지 마치고 정식 출시했다. 기획, 개발에 참여한 직원들은 평소 게임을 자주 이용하던 중 커뮤니티에 접속하려면 게임플레이를 중단하고 앱에서 이탈해야하는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 같은 아이디어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플러그(Plug)’는 글로벌로도 진출해 국내외 게임 약 350여 개 게임에 적용돼있다.
네이버는 먼저 지난 2014년, 직급제를 폐지했다. 서비스 기획 직군의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순의 직급을 없애고 역할에 따라 콘텐츠매니저, 서비스매니저 등으로 분류함으로써 수평적 문화 속에서 개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어 올 1월에는 임원제까지 폐지하며 능력 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조직 자율성도 보다 확대했다. 네이버는 2015년 가능성 있는 서비스가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사내 독립 기업(CIC:Company-In-Company’) 제도를 도입하고 조직별로 업무 성격과 방향에 따라 자율적으로 예산을 운영할 수 있는 책임예산제를 정식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작년에는 각 조직이 ‘규모’나 ‘위계’에 국한되지 않고 맡은 ‘아젠다’를 중심으로 더욱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센터, 실 등으로 부르는 조직명을 없애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