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60] 중국 1등 뷰티앱을 만든 서른 살 창업가, “왕홍 2.0 시대, 달라야 살아남는다”
윤야오테크놀로지는 뷰티 동양상 앱서비스 ‘모차뷰티(Mocha Beauty)’, MCN 채널 ‘모차비디오(Mocha Video)’, 뷰티 박스 ‘뷰티레터(Beauty Letter)’ 등 뷰티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인 중국의 기업이다. 이들이 보유한 회원은 총 2,500만 명 정도이며, 500명의 왕홍과 전속 또는 컨텐츠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도 컨텐츠 제휴를 맺고, 비디오 커머스 분야에 대한 총체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윤야오테크놀로지를 창업한 황이(黄毅)는 중국 나이로 29세, 한국 나이로는 이제 막 삼십 대에 들어선 젊은 창업가다. 그를 만나 중국의 뷰티, MCN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 30살에 1등 뷰티앱을 만든 창업가
황이 대표에게 창업의 계기에 관해 묻자 그는 ‘인터넷 열풍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참을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차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호기 넘치는 대답이었다. 그는 인터넷플러스 물결 속에서 대학 시절을 보낸 중국의 20대다. 특유의 열등감 없고 낙관적인 태도가 인상에 남았다.
– 창업 분야를 뷰티 쪽으로 선정한 이유는 뭔가.
첫 창업을 했던 2012년도엔 QR코드 스캔을 이용해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했었다. 하다보니 제품의 양이 너무 방대해서 초기 기업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 영역이더라. 이후 중국의 뷰티, 패션 시장이 점차 커지는 것을 보고, 한국의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형식의 공간을 만들었었다. 모차뷰티는 2014년 상반기에 내놓은 세 번째 아이템이다. 와이파이와 4G가 대중화되는 것을 보고, 영상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리라 예측했다.
– 모차뷰티는 앱스토어 기준 뷰티 분야 1위 앱으로 성장했다. 성공의 이유가 무엇이었다고 보나.
먼저 2014년 당시에 중국에서는 영상 콘텐츠에 주력하는 기업이 없었다. 뷰티 쪽은 더더욱 그랬다. 초반에는 해외 뷰티 유투버들 영상을 번역해서 올리면서 주목을 끌었다. 아무래도 남들보다 더 빨리 뷰티 영상 컨텐츠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선도자로서의 이점이 있었다. 두 번째로는 광고 채널을 잘 활용했다. 당시 텐센트가 내놓은 온라인 광고 플랫폼인 광디엔통(广电通)은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초반에 이 플랫폼을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이 유효했다고 본다.
– 4년간, 모차뷰티 앱을 성장시키며 겪었던 시행착오는 없었나.
커머스 분야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모차뷰티는 동영상 컨텐츠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비디오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었는데, 2016년까지도 투입 대비 큰 성과가 없었다. 많은 회원을 유치할 순 있었지만, 구매 전환율 상승과 재고 관리 등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혔다. 스타트업으로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을 해야지. 그래서 2016년부터 커머스 보다는 MCN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내놓은 것이 모차비디오(뷰티패션 전문 MCN)다.
– 모차뷰티, 모차비디오 플랫폼 모두 주 수익은 광고에서 나오나.
그렇다. 거의 모든 수익이 광고에서 나온다.
■ 왕홍 2.0 시대…달라야 살아남는다
현재 모차비디오는 약 100명의 왕홍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콘텐츠 제휴를 맺은 왕홍은 400여 명이다. 윤야오 측 설명에 따르면 이는 중국 최대 규모다. 황이 대표는 수많은 왕홍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고유한 컨텐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 100명의 왕홍과 계약을 맺었다고. 왕홍과 모차비디오 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왕홍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광고 수익의 일부와 영상 제작과 관련한 전반적인 도움이다. 촬영, 기획, 후반 작업까지 우리가 모든 것을 함께해준다. 또 아무리 좋은 영상을 만들어도 대중에게 퍼뜨릴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약 30개에 달하는 제휴 채널로 컨텐츠를 보급하는 일까지, 총 3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로 왕홍은 우리와 전속 계약을 맺을 때, 가장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한다.
– 주로 이미 유명세를 얻은 왕홍과 계약을 맺는 편인가.
아니다. 오히려 아직 유명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왕홍을 선호한다. 이제 중국에도 수천, 수만 명의 왕홍이 있다. 산업 자체가 2.0 시대에 접어들었다. 단순히 화장을 잘한다거나, 얼굴이 예쁜 것뿐만 아니라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왕홍을 양성시키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팬을 6만 명 정도 가지고 있던 왕홍이 모차비디오 플랫폼을 통해 3개월 만에 팬을 40만 명 정도로 늘리기도 했다. 중국의 연대별 유행 화장법을 영상으로 소개한 덕이다.
– 일종의 기획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왕홍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나.
먼저 팔로워의 수가 적더라도, 개성 있고 팬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왕홍을 찾아 계약을 맺는다. 그 후 왕홍 개인이 가진 특성과 개성을 파악해 캐릭터 설계를 돕는다. 이후 질 좋은 영상 컨텐츠를 제작해주고, 광고 채널을 통해 왕홍을 홍보한다. 해당 왕홍이 영상을 올릴 때마다 팬들에게 푸쉬 알람을 해주는 식이다.
– 회사소개서를 보다가 ‘1,2선 도시 위주의 왕홍과 계약했다’는 표현을 봤다. 한국에는 지방별로 크리에이터 간 역량의 차이가 있진 아니다. 오히려 영상을 통해 지역 한계를 뛰어넘어 유명해지는 경우도 많다. 중국에서는 1,2 선 도시 왕홍만의 특징이나 장점이 있는 건가.
왕홍은 처음 웨이보 플랫폼을 통해 성장했다. 이 웨이보의 사용자 수 절반 이상이 3, 4선 도시 사람들이다. 이들이 1, 2선 도시민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소비 수준을 지향하다 보니, 자연스레 1,2선 도시 왕홍들이 큰 인기를 얻게 됐다.
■ ’50개 판매 상위 브랜드 중 27개가 한국 제품’
황이 대표는 작년부터 한국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중국 뷰티 산업에 관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워낙 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욕구가 높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더군다나 자국 시장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한국 시장에 윤야오테크놀로지는 지사까지 만들어 진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이유가 굉장히 궁금해졌다.
– 지사까지 만들 만큼, 한국 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모차뷰티의 판매 상위 제품 50개 중 27개가 한국 제품이다. 작년 같은 경우 사드 여파가 있었음에도, 중국 뷰티 시장 전체로 따졌을 때 한국 브랜드의 영업 이익이 평균 70%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질 좋고, 개성있는 뷰티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모차 플랫폼을 통해 중국에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한국 브랜드가 있다면?
YG플러스가 계열사 코드코스메를 통해 런칭한 ‘문샷(Moonshot)’이다. ‘포니이펙트(Ponyeffect)’도 사례 중 하나다. 중소기업 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등과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과도 함께 일하고 있다. 홍보 방식은 여러 명의 왕홍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해당 브랜드와 제품을 언급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일시적으로 인기 키워드로 떠오를 수가 있고 한동안 그 브랜드가 트렌드라는 인상을 대중에게 줄 수 있다.
– 해외 뷰티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공들여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
후기 관리다. 상품에 관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야 구매 전환율도 높아진다. 꼭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 향후 중국의 뷰티 MCN 산업은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이라 보나.
두 가지 방향이다. 첫 번째는 왕홍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더욱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왕홍 한 명이 제품을 출시하면 1년에 1억 위안을 벌 수 있다고들 말한다. 그만큼 왕홍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또 앞서 말했듯, 왕홍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특색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남들과 다르지 않다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 황이 대표의 경영 철학이 있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공부’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과 IT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계속해서 전략을 수정하고 시장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은 평생 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 전반적인 가치관이다.
– 마지막으로 윤야오의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는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영업 이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2019년까지 촹예판(創業板, 나스닥ㆍ코스닥과 같이 중국의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이 사업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주식시장)의 상장 기준을 충족시키고 싶다. 현재 120명의 직원이 상해, 북경, 한국에 흩어져 있는 데 이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잘 조율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잠재력있는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우리와 함께 빠르게 성장해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