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위챗이 없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중국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 대표 A씨는 이미 진출한 기업 대표 B씨로부터 ‘위챗은 있는지’, ‘웨이보는 활용하는지’, ‘왕홍과 만나봤는지’ 등 질문을 들었다. A씨는 위챗이란 중국의 카톡, 웨이보는 중국판 트위터, 왕홍은 일반인 인플루언서로 이해하고 있었다. B씨는 중국에서 사업을 검토한다면 중국 내 소셜미디어가 가지는 위치, 이를 활용할 방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중국 소셜미디어를 ‘왜’ 그리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31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플래텀 공동 주최로 열린 중국의 한국인 행사에서 중국 유력 VC 레전드 캐피털 소속 이지인 연구원이 기업의 소셜미디어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모바일 왕국’ 중국의 소셜네트워크
중국 소셜미디어 시장은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중국인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하는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알아야 대중국 사업이 보다 수월하다.
중국은 모바일 왕국이다. 이 왕국에서 중국인은 쇼핑 등을 통해 돈을 쓰고 있다. 기업도 그런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한다.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 행사때, 하루 동안 알리바바 쇼핑몰에서만 20조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온라인 총 거래액 1/3에 맞먹는 규모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20조원의 매출 중 80%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구매했다는 거다.
위챗과 웨이보, 그리고 MCN
위챗은 일견 카카오톡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점이 더 많다. 위챗에선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가게 등 모두가 공식계정을 ‘당연하게’ 가지고 있다. 헬스장 등록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국내에선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받은 뒤 전화해 방문한뒤 상담, 그다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거다. 중국에선 헬스장 계정을 찾아 담당자에게 직접 묻고 답할 수 있으며, 결제 및 추후 클래스 예약 취소 등도 모두 가능하다. 중국에선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이런 방식으로 친구를 맺고 상업활동을 한다. 몸이 중국에 있다 하더라도 위챗 계정이 없다면, 중국에서 존재하지 않는것과 같다.
웨이보는 트웨터처럼 실시간으로 뉴스를 전파하는 앱이다. 이 웨이보에는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왕홍이 다수 있다. 왕홍은 한국으로 치면 파워블로거, 키오피니언 리더다. 이들은 중국 웨이보 등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유명 연예인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다. 이들 중에는 연예인처럼 기획사에 속한 이들도 있다. 루한이라는 MCN 기업에는 100명에 가까운 왕홍이 있다. 기획사는 왕홍을 육성하고 콘텐츠 제작법을 가르치고, 방송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지명도가 높아져 옷과 같은 상품을 판매할 땐 생산 관리 역할까지 한다. 루한은 알리바바에게서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까지 했다. 이렇게 중국엔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소셜 미디어와 왕홍의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하다.
소셜네트워크에서 명품 가방 80개를 12분만에 판 한 왕홍의 사례
‘백선생’이라 하는 왕홍의 예를 들어보자. 그의 계정 팔로워는 300만명. 명품 브랜드 샤넬의 웨이보 팔로워 수(220만)보다 많다. 어느날 백선생은 계정 팔로워에게 원하는 크기 및 가격, 색깔, 재질 등 가방 구매 요소를 물어본 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지방시’에 가방 80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지방시는 그가 원하는 가방을 만들었고 위챗 계정에서 12분만에 완판했다. 한화 2억 원 어치가 팔린 것이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가방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시작과 끝이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인 웨이보와 위챗이었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 인구를 돈으로 환산하는 중국의 힘
중국 내 인터넷 보급률은 53% 가량으로, 현재 약 7억 3천만 명이 쓰고 있다. 위챗 액티브 유저는 약 9억 4천만 명이다. 이는 카카오톡의 20배, 라인이 인기가 높은 일본 포함 4개국 유저의 4배를 상회한다. 웨이보 유저 수도 트위터 사용자 수를 올해 1분기에 따라 잡았다. 중국에선 신문, 잡지보다 모바일과 PC를 더 많이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거다. 교육수준과 소득 수준을 떠나 중국인이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여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모바일로 연결된다. 때문에 기업과 개인이 중국 전체 인구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또한 모바일이다.
모바일 액티브 유저 3억 명이 넘은 상위 10개 앱을 살펴보자. 1위가 위챗, 2위가 PC용 메신저 QQ, 3위는 쇼핑몰 타오바오다. 중국 기업은 이런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큰 돈을 벌고있다. 그에 비해 8위는 알리페이, 10위는 바이두 지도 등이다. 목적지향형 앱은 사용 시간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사용자가 월 평균 400분 이상을 사용하는 것도 시나웨이보, 텐센트 비디오 등 콘텐츠가 있는 곳이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광고 마케팅을 하는 기업 사례
소셜네트워크 중심으로 광고를 하는 기업이 있다. 2011년 설립된 소셜터치는 SNS 특화 광고 업체로, 이들은 사전 조사를 토대로 분석하는 기존 광고 방식이 아니라 웨이보와 위챗 오픈 API를 통해 등활동 유저 데이터를 확보해 타깃 광고를 집행한다.
마스크팩 업체인 ‘메디힐’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메디힐측은 중국인이 자사 마스크를 사용한 사진을 중국 소셜네트워크에 자주 올린다는 걸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SNS 마케팅을 했고 성과를 냈다.반년 만에 웨이보 계정 팔로워는 50배 이상 늘었고 2014년 광군제 행사 때 매출 510억 원, 본격적으로 활동한 2016년 3,500억 원을 기록하며 알리바바 마스크팩 부문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중국의 실사용자를 이해하고 적극적이고 꾸준히 다가가 성공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억해 둘 시사점
중국엔 개인이든 기업이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맞닿는 접점이 다양하다. 모든 접점에서 개인과 기업간 교류가 가능하다.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왕홍을 컨트롤 하는게 중국 진출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결제가 가능해진 커머스가 들어오면서 필연적으로 소셜네트워크 기반으로 쇼핑 생태계가 움직이는 추세다. 기억해둘 중국의 특수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