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Market Fit (PMF)은 스타트업계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저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안드레센 (Marc Andreessen)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성장 잠재력 있는 마켓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마케터 션 엘리스 (Sean Ellis)는 고객 조사에서 응답자의 40% 이상이 해당 제품이 없을 때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답한다면 PMF가 충족된 것이라는 ‘40% Rule’로 구체적 지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벤처캐피털 데이터베이스 기업 CB인사이트의 조사에서도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로 ‘시장 수요 부재’가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낸’ 드롭박스
아이러니하게도 션 엘리스가 마케터로 일했던 드롭박스의 경우 최초 고객 조사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창업자 드류 하우스턴은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던 중 작업 내용이 담긴 USB를 갖고 오지 않아 낭패를 본 경험을 통해 ‘seamless file synchronizing’란 이슈를 찾았고, 이를 제대로 구현해 낸다면 이전엔 이런 문제가 있음을 인식 못했던 유저도 드롭박스 없이는 살 수 없는 must-have 아이템이 될 것으로 확신했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앞서 진행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일반 고객들은 드롭박스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투자자들 또한 해당 시장이 이미 포화된 된 데다 성공한 기업도 없고 고객 니즈도 크지 않다고 부정적 평가를 했습니다.
드류 하우스턴은 이에 낙담하지 않고 ‘유저가 어떤 기기에서도 똑같은 환경에서 제공되는 하나의 서비스로 인식할 수 있는 Seamless’에 대해 여전히 확신했으며, 제품 컨셉을 직접 시현해 보이는 데모 비디오를 만들어 테크 커뮤니티 디그 (Digg)에 올렸습니다. 그 결과 하룻밤 사이에 7만 명이 신규로 베타 제품을 예약했으며 와이콤비네이터로부터 시드머니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드롭박스가 최초 선보였던 베타 버전 소개 비디오
시장 검증 vs. 시장 설득
와이콤비네이터의 창립자 폴 그레이엄 (Paul Graham)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찾는 법 (How to Get Startup Ideas)’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스타트업을 하기 위한 비즈니스를 찾지 말고 창업자들 본인의 니즈가 있는 문제를 아이템으로 하라.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수요가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인데 창업자들이 필요로 한다면 최소한 시장이 있다는 것은 입증된 셈이다.” 이는 마켓에 수요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 실패했던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명언 “고객은 실제로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진 본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른다”도 고객 조사 보다 기업가의 인사이트와 신념을 강조합니다.
고객에게 직접 제품이 필요한지 물어 검증받기 보다는, 고객 조사를 창업팀이 생각하지 못한 관점과 시장 정보를 얻는 기회로 활용하는 편이 전략적입니다. 나아가 고객 조사에서든, 펀딩이나 언론 홍보를 위한 피칭에서든 제품의 가치를 어떻게 ‘제대로 설명’해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을지 많은 조사와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Product-Market Fit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마케터는 기업의 제품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입니다. 성공적인 마케팅의 기준은 무조건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이 가진 비즈니스 잠재력을 최대한 성취’하는 것입니다. 개발자가 제품이 가진 기술 잠재력을 최대한 달성할 임무가 있다면, 마케터는 제품이 가진 비즈니스 잠재력을 최대한 달성할 임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해 잠재력을 성취할 수 있을까요?
우선 제품의 기능이 고객의 실생활에서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조사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사례 1. 리플렉소
저희 마케팅크루 플랫폼에서 소개했던 자동 종아리 스트레칭 기계 ‘리플렉소’의 사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리플렉소는 의공학과 학생 창업자가 오랜 입원 후 스스로 스트레칭을 못하시는 조부를 위해 만든 기계입니다.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종아리 근육은 심장과 함께 혈액순환을 위한 펌프 역할을 하며 매일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리플렉소는 창업자의 제작 동기대로 환자들의 스트레칭을 위한 기계로 판매되면 충분할까요?
종아리 근육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사람들이 알고 있는지,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지, 이를 돕는 기구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 무슨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등을 조사해 봤습니다.
미국 아마존에서 다양한 종아리 스트레칭 기기가 판매되고 있었고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 장시간 운전자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있어야 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이 구매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저희 마케팅크루 유저들에게 상기 조사에 바탕을 둔 리플렉소 잠재 고객 유형을 소개하고 어떤 고객층이 리플렉소를 구매할지 피드백을 요청했습니다.
유저들은 제시된 모든 경우에 도움이 되는 기계로 이해했고, 특히 소비력 있는 사무직 종사자와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을 주 고객층으로 제안했습니다. 이처럼 몸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리플렉소에게 더 넓고 큰 규모의 시장 잠재력과 제품에 대한 높은 호감도가 확인되었습니다.
출처: http://mcrew.asia/projects/project_details/26
사례 2. 에스체인
또 다른 사례로 프리미엄 오토바이사의 고객 선물용으로 제작됐던 IoT 기반 오토바이/자전거 도난 경보 및 GPS 기기 ‘에스체인’ 이 있습니다.
오토바이 및 자전거 대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만 공략해도 시장 규모는 충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면 에스체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달성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조사를 해 보니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security alert 기기들이 판매되고 있었고 스타트업의 제품도 다수 있었습니다. 이들을 참고하고 에스체인이 사용될 만한 사용처를 생각해 아래와 같이 다양한 상황에 이용될 수 있는 기기로 소개하고 저희 마케팅크루 유저들의 피드백을 요청했습니다. 또한 에스체인의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을 도난 경보에서 보다 구체화시켜 ‘분실 우려로부터 해방된 평온함’으로 셀링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국가별로 각각의 활용에 대한 반응이 달랐고, 일부 유저들은 추가로 신규 사용처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싱가포르는 도난 우려가 없는 안전한 국가인데 역으로 해외출장, 여행시 다른 국가 사람들보다 도난에 대해 더욱 불안해하기에 에스체인에 대한 니즈가 높았습니다. 오토바이 대국 인도네시아는 오토바이 주차장에서 사용할 GPS 기능에 높은 호응을 보였습니다.
아래는 유저들이 새로운 타깃층을 제안해 준 사례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명품을 사 주는 부모 (싱가포르)
“As Singaporeans are willing to give more to dote on their children, the things they buy could be very expensive like branded bags and wallets, even for children as young as 6 when they start school. Since parents are willing to pay more for their children, it will be wise to target parents.”
아이들이 금지된 장소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 (말레이시아)
“kindergarten or schools can use this to keep student from going into unwanted places.”
필리핀에 유학 온 한국, 일본 학생들 (필리핀)
“When I was an English teacher, a lot of my Korean & Japanese students complained about pickpockets taking away their phones/bags somewhere while walking on the street or drinking at a local bar. These students come from countries where pickpockets are not common so this is so frustrating for them. I think they can be good target customers.”
*출처: http://mcrew.asia/projects/project_details/31
제품은 유저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구매를 설득하는 마케팅이 더해졌을 때 비즈니스로서 완성체가 됩니다.
때론 제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다르게 함으로써 시장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고객의 구매, 투자자의 관심, 언론 홍보 효과, 바이럴 등은 제품 / 시장 /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조사해 만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촉발됩니다. PMF를 고객에게 검증받기 보다 PMF를 만들어내는 마케팅의 기술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마케팅크루(MarketingCrew) / 마케팅크루는 글로벌 마케팅을 돕는 플랫폼입니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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