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디캠프 센터장 “굴뚝이 아닌 지식으로 상품을 만들어내는 공장 만든다”
“한국 창업계는 디캠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 고영하 한국엔젤협회 회장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는 국내 창업계 허브의 역할을 맡아왔다. 2013년 개관이후 10월 기준 121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하거나 투자를 받았고, 6900여 회의 창업 행사가 개최되어 31만 명이 다녀갔다.
아울러 마중물을 대는 투자 주체이기도 하다. 직접투자 109억 원을 비롯해 그간 3368억 원 규모의 보증(신기보)과 투자를 집행해 왔다. 106개 기업은 이후 828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14개의 펀드에 총 4,046억원을 출자해 1,300여개 기업이 투자 받도록 했다. 넥슨에 피인수된 국내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을 비롯해 P2P 대출 선발주자인 에잇퍼센트(8퍼센트) 등 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디캠프는 2012년 3월 서울 강남 선릉센터, 2017년 12월 개포센터를 개관해 초기 스타트업들한테 일할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스타트업 데뷔 무대인 ‘디데이’(D.DAY 디캠프 데모데이)와 게임오브디캠프(G.o.d 초기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최장 1년 입주 기회도 제공했다.
디캠프는 국제 관문 역할도 하고 있다. 2013년부터 170개 국가 창업지원기관들이 참여한 GEN(Global Entrepreneurship Network)의 한국 대표로 활동 중이며, 2014년에는 최고 권위의 스타트업 행사인 SNS(Startup Nations Summit)’를 동아시아에서는 처음 개최했다. 해외 스타트업 경진대회의 지역 파트너 역할을 맡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18개 금융기관이 5,000억원을 출연해 2012년 5월 설립한 사회공헌 비영리재단으로 이듬해 3월 디캠프를 열어 5년 8개월 동안 창업자들을 지원해왔다. 은행권은 지난 4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 대해 3450억원 추가 출연을 결정해, 재단 규모는 기존 5,000억원에서 8,450억원으로 확대됐다. 추가 출연 받는 3,450억원 가운데 3200억원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운용하는 ‘은행권일자리펀드’에 출자해 10,080명의 고용 창출도 계획 중이다.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서 김홍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상임이사(디캠프 센터장)는 “은행이 국가경쟁력 유지와 혁신성장을 위해 기부한 재원이 벤처투자시장과 자본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가장 비유동적인 은행들이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위험을 인수해 장기 투자 하는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굴뚝이 아닌 머리와 지식으로 상품을 만들어내는 공장으로 디캠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하 김홍일 상임이사의 발표 및 일문일답.
보수적인 은행권이 창업 생태계 조성에 역할을 해왔다.
은행권이 8400억 원을 출연한 것은 평가받아야 한다. 은행권은 벤처도 주식시장도 안 믿는다. 보수적이고 규제적인 영역이다. 이런 은행이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출연한 자금이 벤처와 자본, 엔젤투자로 흘러갔다.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다.
디캠프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여타 코워킹스페이스와 달리 직-간접 투자도 집행한다. 7000여 회의 행사에 방문객만 31만 명에 달한다. 그간 3368억을 투자와 보증을 했다. 맞춤형 성장 자금을 지원했다 자평한다.
3450억원 투입해 11,000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
스타트업은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초석이다. 지표로 봐도 스타트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 재단은 은행권이 출연한 3,450억원을 스타트업에 투자해 향후 3년간 11,000여개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운용하는 ‘은행권일자리펀드’에 3200억원을 3년간 출자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은행권 일자리 펀드 운용 방안’에 따르면 이를 통해 10,08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고 의미있는 일자리가 창출될거다.
스타트업 생존률은 높지 않다. 디캠프를 거쳐간 기업 중 86.4%가 살아남았다.
2015년부터 투자받은 기업 120개 기업 중 110개 기업을 조사해보니 생존률이 86.4%였다. 우수 스타트업을 선발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디캠프 입주는 경쟁이다. 디데이를 통한 입주는 200여명의 관객과 5개 VC가 집단지성으로 결정한다. 경쟁적 선발구조다. 아울러 우리는 비영리재단이기에 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성장기 비용절감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이곳에 모여있는 창업자끼리 소통하며 크고작은 문제를 함께 풀어간다. 새로운 문화다. 이것이 네트워킹을 통해 강화된다. 이런 것들이 그들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응답하지 않은 10개 기업도 2개 회사는 폐업했지만, 8개는 살아있었다. 디캠프는 중장기적으로 성장단계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경영 목표 및 세부 실천 과제를 수립해 장기 발전의 그림을 그리겠다.
다른 기관 대비 디캠프의 강점은 뭔가.
다른 기관과 비교는 어렵다. 굳이 찾자면, 직-간접 투자를 한다는 것이겠다. 또 스타트업 데모데이인 ‘디데이’ 등 프로그램이 생태계 선순환에 어느정도 역할을 한다고 본다. 디데이는 좋은 스타트업을 선보이는 날이자 VC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기회다. 아울러 네트워킹의 장이다. 그런 차이가 아닌가 싶다.
금융기관이 출연한 3,450억 원 중 ‘은행권일자리펀드’에 3200억원을 출자한다. 나머지 250억 원은 어디에 쓰나.
인건비나 운영비를 제외하고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대학과 연계, 해외진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많은 투자를 했다. 투자회수 비율은 어느정도인가.
간접투자는 펀드만기가 되면 돌아온다. 우리 이름으로 한 직접투자는 42억 원 정도다. 그외는 위탁투자를 했다. 다만 우린 VC가 아니기에 같은 관점의 회수는 안 한다. 회수를 하려한다면 120억 정도는 돌아올거다. 부분회수 정도는 고려하지만, 다 회수할 계획은 없다. 생태계 조성을 우선시하는 우리 정체성과 맞지 않다. 회수는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
창업생태계 선순환 구조 확립을 목표로 설정했다.
재단은 신용보증기금 구 사옥에 조성되는 ‘마포 청년혁신타운’ 운영 주체로도 참여한다. 혁신타운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청년 창업기업 보육 공간이자 정보-액셀러레이터-벤처캐피털 등 민관합동으로 추진되는 창업 활성화 플랫폼 구축사업이다. 타운에 입주한 300개 청년기업들은 최장 3년 동안 창업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금융, 네트워크, 교육, 컨설팅, 해외진출 등 전 분야에 걸쳐 패키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19년 4/4분기에 부분개소, 2020년 전체개소를 할 예정이다. 혁신타운은 민간영역의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을 비롯해 정책금융기관(금융지원, 컨설팅 등), 창업진흥원(정부 창업지원사업), KOTRA(해외진출) 등이 결합하여 기업을 보육한다. 금융위는 핀테크, AI·블록체인 등에 대한 전문 보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청년창업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