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옥석가리기가 시작되었다” 국내 핀테크 리더들의 말말말
국내 핀테크산업은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3년만에 금융산업을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당국, 금융기관, 인터넷뱅크, 핀테크 관련 업계 관계자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핀테크 기술의 진화 방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주최로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 21일 양일간 열린 ‘2018 핀테크컨퍼런스’에는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피플펀드, 어니스트펀드, 체인파트너스, 웹케시, 데일리금융그룹, 레이니스트, 핀크 등 기업을 비롯해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개발연구원, 핀테크지원센터 등 분야 전문가들이 강연자와 패널로 나서 국내외 핀테크 현황과 미래를 전했다.
20일에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 윤완수 웹캐시 대표,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 등 업계 인사가 ‘한국 핀테크의 미래’를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송현도 금융위 금융혁신과장이 동석했으며, 모더레이터는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 센터장이 맡았다. 이하 각 패널 발언 정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해외서 핀테크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유망해 보였던 핀테크들이 선진국에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원사만 300개가 넘는다. 국내 핀테크 시장에서 창출할 수있는 규모만 4~50조 규모다. 시작단계이기에 더 커질거라 본다. 유니콘 등 큰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경쟁자라고도 볼 수있지만, 같이 시장을 키워나가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양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비즈니스다. 플랫폼이 갑이라는 시선에는 동의할 수 없다. 중국의 위챗도 플랫폼이지만 갑은 아니다. 우리와 같은 플랫폼은 단독으로 살아남을 수 없기에 갑이 될 수는 없다. 파트너사와 시너지가 나는 형태다.
보험 GA설립을 했다. 수백만 명이 토스에서 보험 서비스를 쓴다. 하지만 만족도가 낮더라. 소개받고, 상담하는 사람들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했다. 수익과 매출을 포기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상담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내놓을거다. 상담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사심없이 이야기해 주는 거다. 상담사도 상품 판매량이 아니라 고객만족도로 평가받는다. 파일럿으로 운영하며 받은 소비자 만족도는 82점이다. 국내선 로켓배송 정도가 그 정도의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보험 데이터를 보면 영국이 70% 미국이 50% 정도다. 한국도 2~3배 더 성장할거라 본다.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
회사를 시작할 때 돈의 ‘이동’이 고객의 유입을 만들고 ‘저장’이 수익이 된다고 봤다. 저장은 남지만 이동은 없어질거다. 10년 후 사람들은 지폐나 동전을 안 들고 다닐 거다.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과 지구반대편에 보내는 것에 차이가 없다면, 저장을 잘 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당연히 기술을 바탕으로 잘 하는 회사가 선택받을 거다. 우린 그걸 알려주는 스마트한 플레이어를 생각했고, 시작한 것이 블록체인이다. 특정한 가상화폐가 모든 것을 대체할거라고 보지 않았다. 우리가 회사를 시작한 3년 반 전에는 블록체인은 낮선 개념이었다. 경제적 가치, 기술적 가능성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몇년 지나면 해결되는 사안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만들어내는 동인, 철학적인 가치다. 블록체인의 가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수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게 기술적 ,경제적 부족함을 매꿔주는 동인이 될거다. 그런 큰 흐름에 근래 크립토 이슈가 불거졌다. 하지만 중심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 코인은 서비스적 가치와 연결되어야 의미가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카카오페이가 이 산업의 메기역할을 충분히 하고있다 자평한다. 많이 듣는 질문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차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뱅크는 다른 은행과 경쟁하고 페이는 플랫폼으로 협업한다. 우리의 파트너사는 은행과 금융사다. 경쟁사가 아니다. 플랫폼이 갑이라고 하는데 그걸 느껴본 적은 없다.
2014년 카카오페이를 오픈할 때 도전자 혹은 파괴자라고 했다. 5년 정도 지난 현재 ‘인프라 스트럭처’라 감히 말하고 싶다. 다양한 거래와 송금이 카카오페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위에서 금융혁신을 꿈꾼다. 아이폰이 임팩트를 준건 바닥부터 혁신해서다. 우리에겐 플랫폼과 사용자가 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금융사도 인수했고, 기존 금융사와 파트너로 협업을 하고있다.
윤완수 웹캐시 대표
다양한 연결이 키워드다. 금융위가 마이데이터 정책을 발표하며 확산시킨다 천명한 것은 좋은 신호다. 금융 정보 망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다양성과 기술발전을 촉발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는 토대가 될거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협회차원에서 3년 간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달라 제언했고, 이에 화답하듯 놀라운 속도로 바뀌고 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도 곧 입법이 될거라 보고있다. 이런 환경에서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대형기업이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증권업, 보험업으로 나가게끔 정부가 도움을 주고 있다. 핀테크 회사로만 뭉쳐진 연합체 데일리금융그룹도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데일리금융그룹은 올해 세계100대 핀테크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우린 핀테크 혁명 직전에 있다. 한국 핀테크의 변화도 빠르다. 세계에서 3년만에 이렇게 발전을 이룬 사례는 없다. 향후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송현도 금융위 금융혁신과장
금융혁신에 대한 정의는 각각 다르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새로운 신기술을 금융산업에 내재화시키고, 경쟁을 통해 활성화 시키고,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종국에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것’이다.
금융위는 규제관점이 아니라 ‘퍼실리테이터’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보려 노력 중이다. 부처간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때가 있다. 한꺼번에 뭔가를 바꿀 수는 없지만, 한 발이라도 더 나가려고 한다. 이 부분은 레거시 관점이라 움직임이 더딘 측면이 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금융혁신지원법이다. 조속히 제정되게 노력하겠다.
P2P 법안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을 하고 있다. 12월이면 발표될 거다. 다만 기업 입장보다는 소비자 보호를 중심에 뒀다. P2P를 적법하게 하는 업체도 있지만, 문제 제기도 많았다. 잘못 시작하면 규제일변도로 갈 수 밖에 없기에 조심스레 타이밍을 보고있다. 규재개혁 관련 TF팀을 구성해 민간과 함께 논의 중이다. 장기프로젝트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있다. 규제이슈도 있지만 산업을 촉진시킨 법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법이 나온지 10년 지났다. 낡은 측면이 있어 내년도에 고치려고 추진 중이다. 또 금융위에서 80억 예산을 편성해 핀테크 스타트업을 직접 지원한다. 직접지원은 처음있는 일이다. 지급결제관련 정책도 만들려 한다. 간편결제 활성화가 골자다. 금융위만 해서는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관계부처와 논의해야 한다. 12월에는 시작하려 한다.
업계와 정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문턱이 높지 않다. 찾아달라. 그리고 업계에서 목소리를 더 내주길 바란다. 우리가 업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