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78] 1,342억 원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을 만나다! 딜리버리 히어로 클로드 리터 CPO
개인적으로는 요기요(yogiyo)라는 서비스(구글플레이, 앱스토어)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요기요는 사용자가 전단지를 찾을 필요도 없고 전화를 걸 필요도 없다. 그저 어플리케이션 상에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서비스다(물론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더불어 주문내역이 있는 사용자만 리뷰, 별점를 남길 수 있어 음식점 선택시 신뢰도 또한 높다. 소비자와 배달음식점 사이에서 매개체 역할을 훌룡히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요기요는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서비스가 아니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세계 14개국(10월 현재 한국, 독일, 영국, 호주, 오스트리아, 중국, 덴마크, 핀란드, 인도, 맥시코, 폴란드, 러시아, 스웨덴, 스위스)에서 배달음식 주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의 한국 로컬 브랜드다. 한국에서 2012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번에 한국에 방문한 딜리버리 히어로의 공동창업자 ‘클로드 리터(Claude Ritter)’ CPO(Chief Product Officer)를 역삼동 요기요 오피스에서 만나고 왔다. 딜리버리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유럽 시장에 대한 이야기,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조언 들을 수 있었던 유익한 자리였다는 소견이다.
그럼 유럽에서 날아온 ‘원조 배달영웅(First Delivery Hero)’을 함께 만나보자.
- 첫 창업은 중국에서… 딜리버리 히어로는 세 번째 창업
- 한국시장 공략은 강력한 마케팅 능력이 있는 요기요팀에 일임
플래텀(이하 플) : 반갑습니다. 우선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딜리버리 히어로 클로드 리터 CPO(이하 클) : 저는 딜리버리 히어로 창업자 중에 한 명입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네 명의 공동창업자가 있습니다. 니키타 페렌홀즈(현 딜리버리 히어로 비즈니스 개발 이사), 니클라스 오스트버그(현 글로벌 공동 CEO), 마커스 포먼(팀유럽) 그리고 저입니다.
플 : 딜리버리 히어로가 첫 창업이신가요?
클 : 아닙니다. 저는 대학 졸업 이후 잠시 은행에서 근무한 뒤 2007년 중국으로 건너가 두 번의 스타트업 창업을 했습니다.
플 : 당시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신건가요?
클 : 첫 번째 창업은 인터넷 데이팅 사이트(‘The NetCircle’)였습니다. 첫 창업은 나름 성공을 거뒀어요. 두 번째로 사진 공유를 아이템으로 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다만 사진 공유 서비스는 잘 안됐습니다(웃음). 이후 독일로 건너가 앞서 말씀드린 세 명의 코파운더들과 함께 2010년에 딜리버리 히어로를 창업했습니다.
플 : 요기요는 딜리버리 히어로의 한국 브랜드 명칭입니다.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14개 국가 중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는 국가는 몇 개 국가인가요?
클 :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되는 국가는 호주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13개 국가에서는 요기요와 마찬가지로 그 국가에 적합한 명칭으로 가고 있습니다. 본사가 있는 독일에서는 리퍼헬드(Lieferheld) 라는 명칭으로 서비스 되고 있는데요. 영어로 옮기면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의미입니다.
플 :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딜리버리 히어로가 아닌 다른 브랜드명으로 서비스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클 : 우리 팀원들을 묶기에는 충분하지만, 각 국가에서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브랜드 명칭으로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플 : 딜리버리 히어로의 시장 공략 특징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따로 있으신가요?
클 : 딜리버리 히어로가 진출해 있는 14개 국가의 각 팀이 각기 다른 스테이지 상에 있어요. 유럽시장은 성숙기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도입기에 있는 시장도 몇 군데 있습니다. 한국시장은 성장기 마켓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는 이러한 마켓 사이클 주기에 맞춰서 그룹을 지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 공략법은 제가 설명드리긴 어렵습니다. 강력한 마케팅 능력을 가진 한국의 요기요가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기요는 독립적으로 한국시장 공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팀에서 따로 관여할 부분이 없이 로컬라이제이션을 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차치하고 철저하게 딜리버리 히어로 그룹의 입장에서만 말씀드리자면, 한국팀은 성장의 동력을 계속해서 제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투자지원을 하는 것이고요. 성장을 위해 시장을 팽창 시키는것에 일단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플 : 성장 단계별로 균형있게 관리를 하신다는 말씀이신데요. 한국은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단계라면, 시장이 성숙되어 있는 유럽 그룹은 어떤식으로 관리가 되고 있나요?
클 : 유럽과 같이 성숙기에 접어든 국가에서는 상품(product)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습니다. 상품 가치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 를 제공하고 이를통해 사용자의 리텐션(retention)을 유도하는 것에 주력하는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 딜리버리 히어로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1,342억 원
- 2013년 내 20개 국에 진출 예정
플 : 딜리버리 히어로가 받은 투자유치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클 :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1억 2천만 달러(한화 1,342억 원)입니다. 금액으로 보더라도 유럽에서 가장 많은 투자유치가 이루어진 벤처 스타트업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지극히 긍정적이고요.
플 : 딜리버리 히어로의 경쟁사는 어디가 있을까요? 국가별 경쟁사가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 봤을때요.
클 : 유럽지역 경쟁자로는 2000년 덴마크에서 등장한 `저스트잇(Just Eat)`이 있습니다. 1억 유로(1,457억 원)를 투자받은 기업이기도 하고요. 저희가 미국에서는 활동을 안하고 있지만, 미국 서비스로는 미국의 양대 온라인 주문배달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심리스 노스 아메리카'(Seamless North America)와 ‘그러브허브'(GrubHub)가 있겠습니다. 글로벌 영역으로만 놓고 보면 딜리버리 히어로가 가장 활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와 명칭은 밝힐 수 없지만 연내 20개국에서 저희 서비스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존 14개 국가에서 6개 국가가 더 추가되는 셈입니다.
플 : 한국에서는 딜리버리 히어로(요기요)가 자체 모바일 서비스와, 웹사이트 및 올레TV를 통해 서비스가 되고 있는데요. 여타 국가에서는 어떻게 서비스되고 있나요? 셋톱박스나 스마트TV를 통한 서비스는 생각 안하시나요?
클 : 모바일 서비스와 웹사이트는 전체 14개국 공통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등은 스마트TV 앱이 개발되어 준비된 상황입니다. 다만 현재까지 스마트TV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은 관계로 활성화에는 조금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아직은 조금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더불어 메이커별 스마트TV가 각각 다른 OS로 구동되는지라 이에 최적화된 앱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웃음).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행정적인 문제도 있어요. 국가마다 통신사도 다르고 플랫폼(애플TV, 구글TV)도 다르잖아요? 계약을 어떻게 끌고 가야할지, 어떤 방식의 조건으로 합의 해야할지도 어려운 일입니다.
- 미국시장은 과부하 상태,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 비싼 시장. 이에 반해 유럽시장은…
- 글로벌 투자를 받기 원한다면 로컬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플 : 한국에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은 미국 실리콘밸리 공략이라는 풍조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관련 정보도 풍성한 편이고요. 하지만 유럽쪽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은데요. 유럽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클 :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말씀드린다면, 미국의 경우 빅 플레이어들(스타트업)이 매우 많습니다. 플레이어들의 과부하 상태라고도 볼 수 있죠. 그들 사이에서 (외부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등의 상대적 비용이 다량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진출하기에 매우 비싼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럽시장은 진출에 따른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드는 시장입니다. 단 유럽시장 전체를 노리는 전략은 옳바른 방향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가진 국가라면 독일과 영국인데요.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들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커머스에 친숙하다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온라인 결제시스템 등의 인프라도 발달되어 있고요. 한국의 스타트업이 유럽시장으로 진출을 하려고 한다면, 영국과 독일 시장을 노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중에 굳이 한 국가만 고르자면 영국시장이고요. 이렇듯 시장환경을 고려해 진행한다면 미국에 비해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진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른 사례를 말할것도 없이 딜리버리 히어로가 이러한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왔습니다. 저희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규모있는 시장보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작은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작더라도 임팩트 있는 시장을 선택한 거죠. 이렇듯 철저하게 현지 시장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진출국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플 : 한국의 벤처 스타트업 중 이루는 글로벌 펀드의 투자를 발판 삼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는 곳이 있습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다국적 투자를 받아 세계로 무대를 넓힌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관련해서 경험담이나 한국의 스타트업에게 조언해 주실 부분은 없을까요?
클 : 저희 사례를 말씀드리자면요. 리퍼헬드(독일 딜리버리 히어로 브랜드 명칭)의 맨 처음 시리즈A 투자는 모두 독일 로컬 투자자들이었습니다. 그 다음이 러시아계 벤처 캐피탈이었어요. 러시아인들이라고 하지만 그 사람들이 대부분이 페이스북에 투자를 했던 글로벌 투자가들 이었습니다. 투자도 투자지만 이들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도 함께 고려가 됬어요. 투자와 함께 성장의 동력이 됬던 요인이죠.
한국 스타트업에게 팁을 드린다면, 미국이나 독일의 시리즈A 투자를 하는 벤처 캐피탈의 경우 투자 대상을 주로 자신이 속해있는 로컬 시장에서 찾아요. 우선 로컬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플레이어들을 찾고 가치평가 후 투자를 하는 방식이죠. 이러한 경향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특히나 강하게 나타나는 성향입니다. 자신이 속한 로컬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가능성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 특히 미국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길 원한다면 이점을 유념하셔야 할듯 싶습니다.
플 : 딜리버리 히어로가 지난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미국 다음으로 관심을 갖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현재 어느정도 진척이 되고 있는지요?
클 :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딜리버리 히어로가 지사를 오픈한 것은 지난해였지만, 본사차원에서 본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최근입니다. 중국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입니다(웃음). 우선 해외기업 입장에서 우수한 인력을 찾는 것이 힘들었어요. 더불어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효율성 있는 채널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고요. 확장을 하기 이전에 자리매김을 해야하는데요. 그 시간이 다소 걸렸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근에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중입니다. 현재는 확장을 위한 투자를 하는 단계입니다. 혹여 중국시장을 고려하신다면 진입장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도 진출 초기 거의 6개월 동안은 시행착오가 많았던 기간이었습니다. 특히 좋은 인력을 찾는 부분에 많은 공을 들이셔야 할듯 싶습니다.
- 2013년 4/4분기에 전사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
-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진출국가 내 균형 조정이 당면 과제
플 : 딜리버리 히어로가 현재 당면해 있는 과제라던지 혹은 미래 전략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클 : 현재 딜리버리 히어로에 가장 크게 당면한 과제는 손익분기점을 무사히 넘겨 안정화된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세계화(globalization)를 진행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딜리버리 히어로가 세상에 등장한지 불과 3년(2010년 설립) 밖에 안됬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전세계 14개국에 진출했으며, 전체 직원수는 700여명에 이릅니다.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조만간 20개국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듯 싶습니다. 이렇듯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올 해 4/4분기에는 전사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성장세대로 간다면 한 두 달 안에 가능한 부분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딜리버리 히어로가 진출해 있는 국가의 각 팀이 각기 다른 스테이지 상에 있는데요. 이들 팀의 성장세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저희의 또다른 과제입니다.
플 :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딜리버리 히어로에 대해 이것만큼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 있다면요?
클 : 딜리버리 히어로는 신뢰가 가는, 믿을 수 있는 안정화된 고객 서비스를 추구합니다. 저희는 릴라이어블 서비스(Reliable service)와 커스터머 서비스(customer service)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벤처기업 치고는 투자를 많은 받은 축에 속하는데요. 이 투자금액을 거의 대부분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 서비스에 굉장히 많은 비용을 지출하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복잡하고 화려한 서비스보다는 간단하지만 편리한 서비스를 추구합니다. 소비자가 출출할때 빠르고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해서 받아볼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허들이 되는 부분을 최대한 제거하는 커스터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미션입니다. 더불어 음식을 배달하는 레스토랑과 소비자들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안정화된 플랫폼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기요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믿을 수 있는 서비스, 안정화된 서비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플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만나뵙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클 : 저도 반가웠습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 딜리버리 히어로 클로드 리터(Claude Ritter) CPO 약력
-2010년 9월~ 현재 Delivery Hero Holdings의 Chief Product Officer & Co-founder
-2010 1월 ~ 8월: Duqi.com (중국) 창업자, CEO
-2007년 ~ 2013년 3월: The NetCircle(중국) 창업자, CEO
-2005년 스위스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Northwestern 졸업
- 딜리버리 히어로의 글로벌 투자사 (Series A ~ D 모두 포함)
– Phenomen Ventures
– Team Europe
– Kite Ventures
– ru-Net
– Tenglemann Ventures,
– Holtzbrinck Ventures
– Point Nine Capital
– Kreos Cap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