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경력 HR 출신 창업자 “사업을 하며 진짜 HR을 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101은 설립된지 불과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다. 회사 업력은 길지 않지만, 창업자인 김영종 대표는 이번이 스타트업 3회차다.
김 대표는 네오위즈와 아프리카TV에서 CIC(사내 독립기업) 형태로 창업을 했던 경험이 있다. 아프리카TV에서는 자회사 형태였고, 네오위즈에선 스핀오프(분사)까지 했다. 더불어 그는 사회인으로선 15년간 7개 기업에서 인사담당자로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회사 밖에선 4년간 팟캐스트를 운영한 오디오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스포트라이트101이 이달 선보일 예정인 ‘블라블라’는 김영종 대표의 앞선 경험이 바탕이 된 서비스다. 오디오 콘텐츠와 커뮤니티형 서비스가 결합한 블라블라는 오디오 플랫폼이자 커뮤니티형 라디오를 표방한다. 유저들의 개인별, 주제별, 관심사별 커뮤니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음성 기반으로 자신의 커뮤니티를 생성하여 다양한 유저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7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테헤란로 커피클럽 연사로 나선 김영종 대표는 자신의 창업기와 서비스 론칭 배경을 설명하며 “어떤 것이든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창업은 매일 매일이 창조적 루틴, 창의적 루틴의 연속이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서 결국 성과를 이루고 결과를 낸다. 회사가 어떤 결과를 이루면, 그 결과가 자신의 결과가 되고, 성과가 되고, 업적이 되고, 누군가가 인정해 주는 기초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하 김영종 대표의 강연내용 정리.
세 번째 창업…크고 작은 기업에서의 경험이 창업의 바탕
다수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바로 사업을 시작한 것과는 달리 나는 대기업과 작은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받았던 많은 자극과 경험이 창업의 근간이 되었다. 내 사회 경력의 독특한 부분은 15년동안 HR(인사담당자)이었다는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네오위즈 등 빠르게 성장 중인 회사들에서 새로운 사람을 뽑거나, 새로운 교육을 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일을 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커리어가 새로운 일, 창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것이 지금의 스포트라이트101이라는 회사와 블라블라라는 오디오 플랫폼으로 이어졌다.
창업 아이템에 자극을 주었던 건 ‘김팀장’이란 타이틀로 팟캐스트를 4년 간 운영한 것에서 기인한다. 그 경험이 블라블라를 만드는데 굉장히 많은 자극이 되었다. 또 콘텐츠에 대한 자극은 CIC 형태로 창업했던 프릭엔에서 받았다. 프릭엔이 팟캐스트 사업을 하기 전 MCN 전문가,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했는데, 그때 콘텐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대폭 늘었다. 이 시장이 사업적으로 비전이 있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게 된 시점이다.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극초기 스타트업
스포트라이트101은 극초기 단계 회사다. 2020년 6월 15일에 설립되었으니,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사람으로치면 수습을 갓 땐, 적응기의 상황인 셈이다. 감사하게도 시작과 동시에 카카오페이지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페이지는 투자사이자 협력사이다. 여러 부분을 열어놓고 함께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10월 중 1차 베타 서비스가 론칭된다. 새로운 영역의 서비스이기에 올해는 국내 서비스를 하고, 내년에 해외 3개국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1차 타깃은 일본을 생각하고 있다.
커뮤니티형 라디오 서비스 ‘블라블라’를 만들기까지
프릭엔에 있을때 ‘팟프리카’라는 팟캐스트 서비스를 만들었다. 당시 국내 팟캐스트 메인 플랫폼은 팟빵, 오디오클립, 팟티 구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빠른 성장이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AJ를 모집하고, 모회사인 아프리카TV와도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NHN에서 서비스하던 팟티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앞서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를 보였던 부분은 ‘해외’였다. 국내에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 있지만, 사실상 해외를 배제하고 있어 확장성을 갖기에는 장벽이 있었다. 우린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을 고민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공감해준 투자사로부터 시드투자 유치도 했다.
유사 서비스처럼 오픈형 모델도 있지만, 블라블라는 초대한 사람끼리 소통하는 커뮤니티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기존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는 여전히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오프라인에서 소모임 형태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음성중심의 커뮤니티가 비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누군가를 초대해서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블라파티’라고 명명한 서비스가 우리의 메인이 될거라 본다. 누구나 오디오 컨텐츠를 생성하려면 컨텐츠 생성에 관련된 허들을 낮춰야 한다. 그래서 짧은 형태의 오디오를 올릴 수 있는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 차근차근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우리가 어떤 것들을 할 지에 대해 조금씩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우리 서비스에서 방송 커뮤니티를 개설하는 ‘보이스 크루’ 모집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해줬다. 아울러 유명 호스트와도 손을 잡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유저들의 생각을 듣는 설문 캠페인을 했는데, 2000여 명 정도가 참여해서 고무적이다. 그걸보며 오디오 시장에 대한 크리에이터들의 관심, 유저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유저들의 관심을 서비스에 잘 녹여낼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블라블라의 수익모델은 세 가지다. 광고와 쿠키라 불리는 수수료 개념의 후원, 그리고 유료모델이다. 유료모델은 어느정도 유저가 모인 다음에 도입할 듯 싶다.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음성 소셜 미디어 ‘클럽하우스’ 의 한국판 버전?
클럽하우스가 어떤 서비스인지 알고있는 정도이다. 사실 클럽하우스에 대한 정보가 대외적으로 많지 않다. 그보다는 팟캐스트를 하면서 느꼈던 기존 플랫폼의 강점과 한계가 서비스 론칭의 배경이 되었다. 이전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을 서비스에 녹이려고 노력했다. 내년부터 유사 서비스가 많이 나올거란 전망도 있는데, 유저가 어떻게 느끼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블라블라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 작더라도 초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서비스가 차별점이다.
콘텐츠 시장은 크리에이터에게 달려있다
향후 오디오 시장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달려있다. 유튜브는 처음에 방송국 콘텐츠를 보여주다가 많은 BJ, 스트리머, 크리에이터들이 자체 영상을 올리며 다양성과 컨텐츠를 확보했다. 그러면서 많은 유저와 그들의 생각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현재 오디오도 플랫폼적으로 다양해져가고 있고,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이쪽으로 넘어오는 중이다. 플랫폼 비지니스는 모바일과 MZ세대를 빼고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존 팟캐스트는 콘텐츠 속성상 4050에 맞춰져 있었다. 현재의 소비계층과 향후 대세가 되는 젊은층을 확보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봤다.
“잘 아는 분야,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시작하면 좋다”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세 번째 창업을 하고 있지만, 훌륭한 창업자라 할 수는 없다. 그저 여러 경험치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을 뿐이다. 다만 세 가지 정도 할 말은 있다. 나에게 하는 조언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 말하자면, 우선 창업은 잘 아는 분야, 자신만의 강점을 베이스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스스로도 재미가 있고 가능성도 높다.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것들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잘 아는 분야, 실제 자신의 경험이 있는 분야, 그것이 베이스가 되면 더 좋다는 의미이다. 나는 팟캐스트로서 활동했던 4~5년의 경험, 그리고 HR로서의 경험이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HR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관리였다. 사업을 하니 사람이 진짜 제일 중요하더라.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이 일이다. ‘사업이 사람이다’라는 것을 자주 느낀다. 그렇기에 사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책도 더 많이 읽는 등 공부를 한다. 사업을 하며 진짜 HR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창업을 비롯해 어떤 것이든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라는 거다. 창업은 매일 매일이 창조적 루틴, 창의적 루틴의 연속이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서 결국 성과를 이루고, 결과를 낸다. 회사가 어떤 결과를 이루면, 그 결과가 자신의 결과가 되고, 성과가 되고, 업적이 되고, 누군가가 인정해 주는 기초가 된다. 스스로 그걸 깨달아가며 창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