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지식 나눔이 문화가 되는 이유
지식은 비쌉니다. 전문직이거나 기업의 임원이면 1시간 면담이나 강연에 수백만 원을 받습니다.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은 사업과 인생의 향방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강연 플랫폼이 잇따라 생겨나고 흥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AMA.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다소 생경한 용어입니다. Ask Me Anything의 약자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경험한, 즉 수십, 수백 억을 번 사람들이 어느날 온라인 플랫폼에 등장합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한마디 툭 던집니다. “AMA” 그의 성공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질문을 올리면, 길고도 상세한 답변을 해 줍니다. 팔았으면 수백만 원 이상의 값어치를 할 텐데, 그냥 무료로 풉니다.
AMA는 ‘쿨한 지식인’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지식인들의 AMA가 점점 눈에 띄고 있습니다. 비싼 지식을 공짜로 나누는 미친 짓은 왜 트렌드가 되고 있을까요?
가장 멋진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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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이라고 하면 보통 기부를 생각합니다. 최근 카카오 김범수 의장,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등이 재산의 상당부분을 기부하기로 약속하기도 했죠.
그들은 왜 기부를 할까요? 자신이 거둔 성공이 본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운이 좋았다”입니다. 어쩌다보니 급변하는 시대에 태어나서, 우연히 변화를 사업화 할 기회를 잡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성공에 이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때로는 ‘경제 불황으로 인한 저금리’ 같은 이상한 변수가 주식 가치를 크게 올려주기도 하죠.
“내 힘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니,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맞다”는 겁니다. 멋지죠. 다만 이게 꼭 김범수 의장이나 김봉진 의장 급에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반드시 돈으로 기부할 필요도 없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뒀고, 그 성공이 온전히 내 덕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무엇이든 나누고 싶어지는 거죠. AMA가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것도 같은 배경입니다. IT 붐 덕에 월급쟁이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월급을 받게 되면서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지식은 큰 부자가 아니어도 나눌 수 있고요.
전문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PR의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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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화려한 경력의 사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강의도 그럴듯 하죠. 그런데 듣다보면 허망해 지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다 맞는 말이긴 한데, “운동 많이 하고 밥 잘먹으면 건강해져” 같은 뻔한 말만 하는 거죠.
강사의 실력은 답변에서 드러납니다. 어설픈 전문가들에게 사례를 들어 질문을 해 보면 제대로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강사는 강의에서도 뾰족하게 핵심을 짚고 대답을 잘 합니다. 다시 말하면 실력있는 강사는 질문에 답변을 잘 합니다.
반대로 생각해보죠. 내가 질문에 답변을 잘 하는 전문가라면? 그걸 널리 알릴 수 있다면? 나의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AMA는 종종 실력에 자신있는 전문가들의 자기 홍보 수단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답변 =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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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라고 해도 모든 문제에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비즈니스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수 많은 변수가 있는 사업 현장에서 유일한 정답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고민-시도-실패를 반복하며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거죠.
세상에는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그들의 고민이나 내 고민이나 결은 비슷합니다. 그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자신이 가진 지식을 가다듬고,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새롭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AMA는 실력있는 사람의 재능 기부만은 아닙니다. 종종 업계 전문가들이 AMA를 새로운 지적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단으로 씁니다. “함께 고민해보시죠”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