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돌고래를 춤추게 만들 수 없는 이유
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리처드 윌리엄스는 그의 책 <사람을 움직이는 피드백의 힘> 에서 대화를 통해 전달하는 피드백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지지적 피드백, 교정적 피드백, 무의미한 피드백, 학대적 피드백이 바로 그것이죠.
1. 무의미한 피드백
(1)너무 막연하거나, (2) 구체적이지 않은, (3) 피드백의 목적이나 넥스트 스텝이 없는 피드백을 무의미한 피드백이라고 부릅니다.
-팀장: (회의 도중)”이 대리, 이번에 제출한 기획안 잘했네, 저는 좋았어요.”
-대리: “아…! 감사합니다.”
-팀장: 자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서…블라블라…
-대리: (뭐지…?)
무의미한 피드백은 듣는 구성원 입장에서는 ‘영혼 없는 말’로 들리기 쉽습니다. 당연히 피드백에 대한 리액션도 영혼 없는 반응이 나가게 되고요. SNS에서 생각없이 ‘좋아요’를 남기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피드백은 상대방이 한 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왜’ 좋았는지가 없습니다.
실제로 조직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의미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데요. 문제는 무의미한 피드백을 주면서 마치 양질의 피드백을 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칭찬했으니 더 동기부여가 돼서 엄청난 결과를 만들 수 있겠지?”라고 받아들이는 거죠. 알맹이 없는 칭찬만으로 고래는 절대 춤추지 못합니다.
2. 교정적 피드백
잘못된 상황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 피드백이 이에 해당합니다. 지지적 피드백이나 유도 질문법으로 원하는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개선의 필요성과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전달하는 단정적 성격의 피드백이죠.
팀장: 이번에 제출한 기획안을 부장님이 검토하는데 바로 기획 아이디어부터 시작하니 “왜 이 기획이 필요하지?”에 대한 설득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인트로 부분에 기획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시각 자료를 첨부하면 어떨까요? 그래야 기획안의 설득력이 올라가니까요. 예전에 통과된 기획안 예시를 드릴테니 참고해보세요.
교정적 피드백의 핵심은 감정보다 상대방의 행동(behavior)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1)특정 행동을 설명한다 → (2)행동의 결과를 설명한다 → (3)행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설명한다 → (4)왜 그렇게 느꼈는지 설명한다 → (5)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설명한다.
3. 지지적 피드백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주는 피드백을 뜻합니다. 상대방의 행동과 결과,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칭찬하면서 행동의 빈도와 강도를 높여가는 거죠. 이 때, 적시에 피드백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 바쁘거나 더 이상 피드백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피드백을 빠뜨리면, 상대방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특정 행동을 설명한다 → (2)행동의 결과를 설명한다 → (3)행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설명한다 → (4)왜 그렇게 느꼈는지 설명한다
부모: (아이가 방 안의 장난감을 잘 정돈했을 때) 놀이 시간 끝나고 장난감을 정돈하니까 방이 정말 깨끗해졌는데? 깨끗하게 정리해줘서 정말 고마워!
→ 행동, 결과,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포인트
→ 말하지 않아도 점점 방 전체를 정리하는 행동으로 발전
위의 절차는 구글에서 사용하는 피드백 모델, SBI와 유사합니다. 상황(Situation)을 포착하고, 행동(Behavior)을 설명한 다음 그 행동이 끼친 영향(Impact)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지지적 피드백과의 공통점은 사실에 기반한 상황과 행동, 그리고 지시가 아닌 느낀 점(영향)을 전하는 것에 있습니다.
4. 학대적 피드백
위의 1~3번을 제외한 모든 피드백이 여기에 속합니다. 구체적인 상황과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감정 위주의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이죠. 이런 피드백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처와 절망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문제는 학대적 피드백을 한 사람은 스스로 지지적, 교정적 피드백을 했다고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팀장: 이 대리, 보고서를 이런 식으로 써서 어떻게 입사했어? 당장 다시 해와!
-사수: 작성한 기획안 봤는데 글에 논리가 없던데요?
-동료: A안이 좋다고요? 나는 좀 별로인데, 이해가 잘 안 되네요.
‘지지적 피드백’이 힘이 센 이유
지지적 피드백의 강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배움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력함. 두 번째는 심리적 안전감을 키운다는 점입니다.
지지적 피드백은 상대방의 성과를 무조건 칭찬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런 피드백은 기쁜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그칠 뿐, 목적이 없기 때문이죠. 추상적이기 때문에 피드백을 통한 결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한편, 지지적 피드백은 상대방의 행동을 명확히 짚어 ‘왜’ 좋았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조련사가 물개를 조련하는 방법
1) 물개 코 앞에 막대기를 댄 후 칭찬을 한다.
2) 더 높은 위치에 막대기를 대고 물개가 코를 댈 때 칭찬한다.
3) 막대기를 점점 더 높이 올리며 물개가 따라서 점프할 때마다 칭찬을 반복한다.
지지적 피드백은 지적 대신 잘한 성과를 격려하면서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을 북돋워줍니다. ‘구체적인 지적’이 업무의 갈등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반면, 지지적 피드백은 이런 갈등을 해소하면서 더 탁월한 성과를 만들도록 긍정적인 넛지를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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