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환거래를 할 때 빠트리기 쉬운 여러 신고사항 중에서도 해외직접투자 신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어플을 제작하는 한 스타트업 대표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영업을 시작하고자 캘리포니아주에 100% 자회사인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설립이 거의 완료된 단계에서 현지 변호사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입니다.
“그런데 참 한국내 신고 절차는 마치셨나요?”
현지 변호사님은 한국법은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 무슨 신고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법률자문을 받아보라고 했답니다. 해외 자회사 설립이 처음이었던 그 대표님은 외화를 휴대 반출하여 설립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는데 어떤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이냐며 저희 사무소에 자문을 요청하셨습니다.
내 돈 가지고 내 회사를 설립한다는 데 대체 무슨 신고를 해야 하는 거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회사가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해외직접투자 신고’라는 것을 하여야 합니다.
1. 단 1달러를 투자하더라도 필수
해외직접투자 신고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먼저 해외직접투자란 증권취득 또는 금전대여를 통해 외국법인의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많은 유형이 있을 수 있겠죠. 대표적으로 외국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 이상을 경영참가 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 10%미만이지만 해당 외국법인과 1년 이상인 원자재 매매계약 또는 기술 도입을 위한 공동연구개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리고 이미 지분투자한 외국법인에 대한 장기(1년 이상) 금전대여를 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들으시면 투자금액이 얼마 이상인 경우에만 신고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드실텐데요, 아닙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단돈 1달러를 투자하는 경우에도 해외직접투자 신고는 하셔야 합니다.
2. 누구에게, 언제 신고하는가
모든 해외직접투자 신고는 사전신고가 원칙입니다. 그 뿐 아니라, 이미 신고한 내용에 변동사항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신고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에 말씀드린 스타트업이 해외법인 설립을 완료하여 운영하다가 그 해외법인 지분율 100% 중 30%를 대표님 개인에게 양도하고자 한다면 양도인인 회사는 내용변경신고를, 양수인인 대표님은 해외직접투자 신규 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해외직접투자 신고는 투자자가 주로 거래하는 외국환거래은행의 장에게 하게 되어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실무적으로는 은행 창구에서 투자금을 송금하기에 앞서 해외직접투자 신고 완료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송금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은행을 통해 송금하는 경우에만 신고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외화를 휴대 반출하여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그 뿐 아니라 현물출자, 전환사채를 전환하여 또는 대부투자에서 발행한 이자로 지분 취득하는 경우도 전부 해외직접투자 신고 대상입니다.
3. 사후 관리까지
이렇게 한 번 신고를 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적으로도 정해진 형식에 따른 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해외직접투자 한 번 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죠?
놀랍게도 외국환거래법은 이뿐 아니라 해외지점 또는 사무소를 설치하는 경우, 해외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 해외에 돈을 빌려주거나 차입을 하는 경우, 해외 금융기관에 예금을 예치하는 경우, 심지어 거주자가 비거주자로부터 외화증권을 취득하는 경우 등에도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잊지 마세요, 외국에 투자, 출자 또는 1년 이상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에는 은행에 신고할 의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요!
저자 소개 : 최앤리 법률사무소 서나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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