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인식은 좋은편… 와이엘글로벌 공영욱씨 인터뷰
러시아어 전공자로 러시아의 변화에 민감한 편이지만, 업계 실무에서 2년 가까이 떨어져 있다보니 현지 감(感)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이다. 과거에는 현지 소식을 전하는 리포터 역할이었다면, 현재는 여러 채널을 통해 소식을 듣는수용자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런저런 러시아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는 친구를 물색해 보니 후배 한 명이 레이다에 걸려들었다. 현재 러시아와 한국을 오고가며 대 러시아 비즈니스의 첨병 역할을 하는 기업 실무자다. 기업의 후광보다는 본인의 능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인재이기도 하고.
사명감을 갖고 러시아와 한국을 연결하려 노력하는 능력자이자, 골수 LG트윈스 팬인 공영욱을 만났다.

먼저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공영욱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했고, 2010년 부터 대 러시아 기업들에서 근무해 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현재 러시아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신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차량과 피혁제품 수출회사에 있었고, 현재는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휴대폰, PC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커머스 와이엘글로벌에서 근무중입니다. 회사에서는 전방위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번역업무, 브깐딱쩨(Vkontakte, 러시아 최대 SNS),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제품 홍보 및 상담 업무 등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만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러시아는 뭐라 정의하기가 힘든 나라에요.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인은 일견 무뚝뚝하고 불친절해 보이지만, 우정을 쌓고 나면 대단히 친절한 사람들이에요. 노인이나 어린이, 여성에 대한 배려와 에티켓은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느린 업무처리, 복잡한 서류 체계 등은 불편할 때가 있어요. 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좋은 부분도 있고 나쁜 부분도 있는거죠. 그러한 다양한 부분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다년간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실무자로 활약하고 계신데요. 러시아인이 생각하는 한국기업, 제품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중견기업이 오래전부터 러시아에 진출해 있습니다. 이들 기업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가격부분에서도 미국, 일본, 유럽 제품에 비해 다소 저렴한 편이기에 선호도가 높고요. 몇몇 대기업들은 상품을 넘어 브랜딩도 잘 되어 있어요. 다만, 한국제품이라서 선호한다기 보다는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좋아하는 거라고 봐요.
우리나라 기업과 다른나라 기업들 간 인지도 차이가 있다고 보시나요?
많은 러시아인들이 한국제품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최고’나 ‘최대’라는 수식어를 붙일 단계는 아닌듯 싶어요. 아직은 일본, 미국, 유럽계 기업들의 인지도가 조금 더 높다고 보여집니다.
최근 러시아의 트랜드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개인적인 사견입니다만, 러시아는 유행을 쫓는 나라는 아닌것 같아요. 어찌보면 다소 둔감하다고 해야 할까요? 모스크바의 경우 스마트 디바이스가 상당히 많이 보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광범위한 콘텐츠는 전자책이에요. 지하철에서도 디바이스를 활용해 독서를 하는 사람이 많아요. 물론 네트워크 환경이 안좋은 것이 크겠지만요.
러시아 음식/여행지 등 러시아에서 추천하고픈 BEST 3가 있다면요?
명소와 음식으로 설명 드리면 될까요? 음식으로는 블린, 샤실릭, 깔바싸 등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블린은 우리나라로 치면 ‘지짐이’ 정도라고 볼 수도 있어요. 러시아인들도 좋아하지만, 한국사람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인기 있는 음식이죠. 샤실릭은 말 그대로 꼬치구이에요. 숯불을 이용해 바베큐식으로 먹으면 되는데요. 러시아인들은 날씨 좋은 계절에 들판이나 호수,바닷가에서 많이들 구워먹죠. 깔바싸는 햄,소세지같은 육가공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전 구워 먹는걸 좋아합니다.
러시아의 명소로는 저 유명한 붉은광장, 에르미따쥐 박물관, 뻬쩨르고프 등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붉은광장은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곳이죠. 붉은광장을 중심으로 바실리성당, 크레믈, 굼 백화점 등을 보실 수 있어요. 특히 야경이 아름답죠. 에르미따쥐는 세계 3대 박물관 중에 하나에요. 그 크기랑 내부 전시물의 숫자는 어마어마해요. 저도 페테르부르크에 있으면서도 여러번 가봤지만, 전시물 전부를 다 못봤을 정도에요. 더불어 페테르부르그 인근에 위치한 뻬쩨르고프는 그야말로 황금의 도시에요. 화창한 날에 가면 눈이 부실 정도에요.
한러 정상이 만나는 등 양국간 다양한 협력 시도가 있데요. 기업 실무자로서 보기에 한러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거라 보세요?
일단은 올해 초부터 양국 간 비자면제가 시작됐어요. 이것만 봐도 양국간의 관계가 호전적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푸틴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는듯 싶고요. 현재 가스공급관을 북한을 통해 남한과 일본으로 이어가려는 계획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더불어 철도를 비롯한 육상교통로 구축을 추진중이라고 들었고요. 물론 이런 논의야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현재 구체화될 확률이 과거보다는 높아졌다고 봐요. 우리나라도 현재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잖아요? 러시아도 마찬가지고요. 양국의 관계가 경제적,정치적으로 점점더 밀접해 질거라 예상해 봅니다. 다만 북한과의 관계가 변수가 될듯 싶긴 해요.
브라질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조별리그 첫 경기가 한러 양국 간 대결인데요.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팬들도 그렇겠지만 러시아인들도 질거라 생각 안하는듯 싶어요. (웃음) 최근 러시아 지인들과 함께 월드컵 얘기를 종종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대 러시아 경기를 가지고 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장난 삼아서 내기를 걸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다보니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높습니다. 한국과의 대결도 큰 이슈가 되고 있고요.
끝으로 러시아어 전공자 입장에서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러시아어가 아주 어려운 언어이긴 합니다. 희귀언어로 분류되고요. 현재까지 러시아어 전공자에 대한 수요공급이 그렇게 높지 않은 추세기도 하죠. 하지만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혹여 한러 관계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어렵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배워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승기원하겠습니다.
좋은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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