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카가 운영하는 식자재 주문 플랫폼 ‘키친보드’가 월 4만 건 규모의 주문을 처리하며 식자재 주문 앱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매주 3,000여 개 외식업 매장에서 1만 건 이상의 주문이 처리되고 있으며, 가입 매장은 5만 곳, 제휴 유통사는 300여 곳에 달한다고 회사 측이 발표했다.
기존에는 외식업 매장 사장들이 카카오톡 채팅으로 유통사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발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유통사 직원들은 하루에도 수백 개의 단체 채팅방에서 주문 내용을 품목 코드로 해석해 ERP에 입력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만 매일 2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주문 누락과 오배송 문제도 자주 발생했다.
한 유통사 직원은 “키친보드로 발주를 받으니 2시간 걸리던 업무가 5분도 안 걸린다”며 “수기 입력에서 자동화로 전환되면서 실수와 누락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스포카는 손성훈, 최재승 공동대표가 2012년 런칭한 고객 관리·적립 솔루션 ‘도도 포인트’로 알려진 회사다. 도도 포인트는 2,500만 명의 사용자와 월 500만 건의 적립 거래를 기록하며 전국 2만여 개 매장에서 사용됐으나, 2021년 야놀자 F&B 솔루션에 매각됐다.
도도 포인트 운영 당시 두 대표는 매장 운영 불편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식자재 주문이 매일 카카오톡 채팅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손성훈 공동 대표는 “초기에는 외식업 매장의 발주 경험 개선을 목표로 했지만, 유통사의 운영 비효율을 해결해야 매장 경험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약 6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진입 장벽이 낮아 트럭 1대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어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장 속도에 비해 운영 방식은 여전히 인력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최재승 공동 대표는 “국내 유통사들은 규모에 비해 효율성이 낮아 개선 여지가 크다”며 “스포카는 키친보드를 통해 이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친보드는 채팅 기반 주문 수·발주(주문톡·OMS), 매장 관리, 결제·미수금 관리, 거래 명세표 출력, 배송 상·하차 지시서, ERP 연동, 단가 관리 등 유통사 운영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최재승 공동 대표는 “도도 포인트 운영을 통해 사장들이 선호하는 UX를 학습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매장에는 편리한 발주 경험을, 유통사에는 효율적인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스포카는 현재 ‘유통사 매칭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외식업 사장이 유통사를 찾을 때 가격, 품목 적합성, 배송 정확도, 서비스 품질 등을 종합 평가해 검증된 유통사를 선별하고 매장과 연결하는 서비스다. 최재승 공동 대표는 “사장들이 원하는 것은 가격, 품질, 서비스의 균형”이라며 “믿을 수 있는 유통사를 발굴해 사장들과 연결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거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키친보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94.9점으로 조사됐으며, 재이용률도 높은 편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송파구에 소재한 한 외식업 사장은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배송 문제가 있었지만, 키친보드는 이전 주문 내역을 불러와 수량 수정만 하면 돼서 주문이 빨라졌고, 실수나 누락도 없어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스포카는 키친보드를 기반으로 매장과 유통사 간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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