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함께 혁신을(Innovate with China)’ 심천 ‘시드스튜디오’를 가다
심천(深圳, Shenzhen)은 중국의 계획경제로 탄생한 경제특구로 소위 ‘제조업의 성지’로 불리우는 곳이다. 설계도 혹은 제품 샘플만 있으면 대량생산에서 소량생산까지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2014년 기준 전세계 휴대폰의 약50%를 생산하는 국가 중국에서 약70% 생산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이렇듯이 심천에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스마트 디바이스의 거의 모든 부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다. 이들이 만드는 부품으로 애플과 삼성 등 기존 메이커들과 차별화 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더불어 완제품 뿐만 아니라 개별 부품을 파는 마켓이 대형화 되어 있기에 개별적인 부품 교환도 원활하다.
심천 제조업의 시작은 여느 중국 공장과 마찬가지로 저품질 제품의 대량 생산이었다. 소위 ‘메이드 인 차니아’로 불리우는 저품질 제품들의 원산지 중 하나였던 셈이다. 하지만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 디바이스가 보편화 되면서 고품질 부품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타킷형 제조단지로 변모하는 중이다. 실제로 여러나라 휴대폰 등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심천에서 부품을 구매해 자국에서 조립한 뒤 브랜드화시켜왔다. 중국에서 심천을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샤오미와 메이주를 들 수 있겠다.
심천이 다국적 기업들들에게 껄끄러운 지역이라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심천은 글로벌 제조기업 800여개의 공장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동시에 자체 공장을 꾸리기 어려운 기타 중소기업 및 제조 스타트업을 활용 가능한 공장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심천은 제 2의 샤오미를 꿈꾸는 중국 제조 스타트업과 저렴한 제조비용을 이유로 몰려오고 있는 다수의 해외 스타트업의 교두보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제조 스타트업 1개 팀도 근래 심천에 자리를 잡고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이들에 대한 내용은 차후에 다루기로 하겠다).
특히 심천에서 제조 스타트업이 주목해야 할 곳들이 있다. 대량생산이 아닌 소량생산에 특화된 공장형 기업과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그중에 하나가 오늘 소개할 ‘시드스튜디오(Seeed Studio)‘다. 2008년에 설립된 시드스튜디오는 공장형 제조기업으로 최소 10개에서부터 10,000개까지 주문자가 원하는 부품의 생산이 가능한 곳이다. 때문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저렴한 비용으로 소량 생산이 가능하고 시제품까지 완성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10,000개를 넘어서는 수량에 대해서는 팍스콘 등 대량공정에 특화된 곳에 연결을 시켜주는 중개자 역할도 한다.
기본적으로 레이저 커팅을 비롯해 3D프린팅 서비스, OPL, PCBA 프로토타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공정 비용은 여타 중국 공장들에 비해서도 10~20%가량 저렴하다. 또한 별도의 층에 마련된 R&D센터에서는 유수의 제조공정이 연구되고 있었으며, 제조하는 이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작업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시드스튜디오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지만,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제조 스타트업과 제조분야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2014년 4월 시드스튜디오가 진행한 ‘메이커 페어‘ 행사에만 4만여 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이를 언급하며 시드스튜디오 한지유(韩梓煜, 영문명 momi)커뮤니티 매니저는 올해 6월 19일에 열리는 메이크 페어 행사에 우수한 한국 제조 스타트업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각설하고.
공장형 제조기업 시드스튜디오의 내부를 살펴봤다.
시드스튜디오 출입구쪽 전경이다. 이곳에는 시드스튜디오에서 그간 제작한 완성형 제품과 부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드스튜디오 오피스 전경. ‘이노베이트 위드 차이나(Innovate with China)’라고 적혀있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시드스튜디오 명함에는 ‘그로우 더 디퍼런스(Grow the difference)’라 적혀있다.
시드스튜디오 R&D센터에는 애자일 제조 센터도 포함되어 있다.
시드스튜디오 데스크를 지나면 보이는 오피스 전경이다.
한쪽 벽면에는 시드스튜디오의 지난 역사들이 사진들로 정리되어 있다.
씨드스튜디오의 EricPan 대표는 2013년 포브스 선정 ‘중국의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오피스와 제조공장 사이에는 주문된 부품들이 박스에 담겨져 있다.
공장 내부에는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마감은 언제인지 등 생산공정 일정이 보드판에 적혀있다.
공장 내부에는 3D프린터기를 비롯해 레이저 커팅기 등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공정에서 발견된 불량품은 다시 회수되어 재가공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시드스튜디오 공장 내 복장 규정이다.
별도의 층에 미련된 R&D센터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었다.
게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IOT가 접목된 화초관리 시스템이다. 국내 스타트업 엔씽의 플랜티를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R&D센터 내부전경.
R&D센터 내 별도의 공간에는 실험자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해당 장소에는 여러 제조 선반들이 비치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