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디다핀처 #2] 디다핀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진격의 디다핀처 #1] 택시와 우버의 반값으로 탄다 ‘디다핀처’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1편에서는 택시, 좐처에 이어 핀처를 사용하게된 동기와 UX에 대해 기록했고, 2편에서는 제가 보는 디다핀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당분간 택시+좐처 vs 핀처시장은 나누어저 있을것 같다
디디택시와 디디좐처는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간 서비스이다. 러시아워,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날, 날씨가 안좋을때를 제외하고는 경험상 3분 내로 차가 잡힌다. 특히 최고 흑금레벨(黑金卡)등급에 다다르니 15초안에 신속히 잡힌다.
이에 비해 디다핀처는 기사에게 주던 10위안의 보조금이 없어지고, 대량의 기사들이 플랫폼을 이탈해 기사수가 적어져 차를 잡기 위해서 15-20분 이상을 기다려야한다. 디디좐처는 플랫폼에서 사용자 인근에 위치한 기사를 강제로 배정을 하지만, 디다핀처는 기사가 사용자의 주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처리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아직은 기사가 부족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디다핀처의 좋은점 중 하나는 가격이 선불제라는 점이다. 차가 막히던, 돌아가던 가격이 동일하다. 또한 좐처나 택시에 비교해 50% 싼 가격이라 가격 경쟁력에서 기존 플랫폼들이 따라 갈 수 없다. 고객층이 분리되어 양질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저렴한 고객을 원하는 고객층으로 분명히 나뉠것으로 보인다.
디다핀처의 가격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용 패턴도 변화중이다. 준비된 상태에서 좐처를 부르던 습관에서 1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 놓고 부른다. 정기적인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하는 직장인은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매칭이 되면 그후로는 수월하게 카풀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기사와 사용자가 직접 거래하는게 보편화 된다면 핀처에게는 리스크가 되겠다.
결국 사용자경험에서 볼 경우 본질적으로 택시, 좐처와 핀처는 다른점은 없다. 차도 같은 일반차량이고 A라는 곳에서 B라는 목적지까지 대려다 주기만 하면 된다. O2O는 유저에게 가장 명쾌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주는 서비스가 우위에 서게 마련이다. 핀처처럼 가격이 50%라면 조금 기다리더라도 소비자는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처음에는 싸다고 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기대하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주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떠날 수 밖에 없다.
집에 청소부를 보내주는 홈조이가 실패한 이유중 하나도 결과물에 대한 퀄리티가 예측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포브스 ‘홈조이가 문 닫은 이유’ 기사에 아래와 같은 포인트가 있다.
“홈조이의 고객들은 결과물의 퀄리티가 불확실했기때문에 떠날 수 밖에 없었다. 홈조이의 청소부는 계약직이 었고, 그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집청소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았다.(Customers that came directly to the site also left, largely because cleaning quality was hit-or-miss. And because Homejoy’s cleaners were independent contractors, the company was barred from giving them even basic training on how to clean a house, even if the workers had never cleaned professionally before )”
핀처의 경쟁력 – 싼 가격과 사람냄새 나는 서비스
디다핀처의 비전은 일반 자동차 소유주들을 모두 기사로 만들어 카풀을 할 수 있게 하고 그로서 교통체증도 줄인다는 것이다. 핵심 경쟁력은 사람 냄새나는 서비스이다. 택시나 좐처는 생계유지형으로 하는 기사들이 많다.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양의 주문을 처리해야만 마진이 남기때문에 여유가 없고, 고객과 소통에서 퀄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글을 쓰기 전날에 만났던 디다핀처 기사는 중국유니콤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 20분정도의 퇴근길에 중국 통신 업계에 대해 이야기 하며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고객과 기사의 상하관계가 아닌 친구와 이야기 하며 집에 가는 그럼 경험은 차별성으로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장기적으로 기사수 증대와 주문 픽업 시간 단축
기사가 많아져도 유저의 주문을 빨리 받아 처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것이 디다핀처 생존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본다.
디다핀처는 중국 핀처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이번해 5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였다. 유명한 투자자문회사인 China Renaissance의 내부 펀드에서 리드를 하였고, TBP Capital, Bitauto 포털 사이트, IDG Capital Partners 등이 참여하였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판매와 마케팅에 쓸것이라고 한다. 디다핀처는 현재 중국의 8개 도시에 진출해 광역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다만 디디콰이디의 핀처서비스가 언제 출시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향후 생존여부가 밝다고만은 할 수 없다. 사용자는 업체간 서비스 경쟁이 있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지만, BAT(Baidu, Alibaba, Tencent) 아닌 스타트업이 꾸준히 독자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개인적으로 보고 싶다.
가장 큰 경쟁자는 디디가 아니라 우버핀처
사실 이번해 3월 디다핀처는 디디과이디와 경쟁을 벌이던 우버에게 투자를 받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디디콰이디에 의해 90% 이상의 시장이 잠식된 상황에서 디다핀처는 우버에게 매력적인 옵션으로 보였다. 하지만, 우버의 핀처 서비스를 2주동안 써본 뒤 디다핀처에 투자를 하지않은 이유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이 서비스 디다핀처보다 한 단계 더 나간 서비스다.
우버의 핀처 서비스는 디다핀처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 2명까지 같은 목적지로 가면 태울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기사에게 더 많은 소득이 갈 수 있고, 기사에게도 다수의 보너스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빨리 차가 잡힌다. 경쟁력이 있다.
반면 이들은 사람 냄새 나는 일반 운전자는 아니지만 우버에게 1주일 이상 서비스 교육을 받고, 오더에 대한 픽업율이 낮으면 우버가 오더를 주지 않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기에 왠만하면 오더를 수행하는 패턴을 보인다. 즉, 상당히 수월히 차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청두지역에서 우버가 디다핀처처럼 일반인에게도 카풀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디다핀처와 정면 대결을 하게 된것이다. 또한 우버차이나는 1.2조원의 독자적 펀딩을 받았다.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격할 경우 자본 게임에서 밀리는 디다핀처는 고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물론, 우버핀처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2명까지 카풀이 가능하기에 고가도로 등 빠른길로 가지 못하고 돌아가야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도 디다핀처처럼 마냥 기다리지 않고 빨리 잡힌다는 강점이 더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디다핀처를 더 좋아하지만, 기사 수를 어떻게 늘릴지가 관건이다. 디다핀처도 우버핀처처럼 2명까지 카풀을 하게해도 같은 문제에 봉착할것이고, 우버처럼 자본력이 뛰어나지 않기에 개선도 쉽지가 않다. 장기전에서 우버핀처에 비해 열세일 수 밖에 없다. 예상이라면 디디콰이디와의 M&A다. 현재 디디콰이디의 핀처서비스가 늦어지는 있다. 몇몇 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기사를 모집중이라고 한다. 역시나 이 시장에서 기사수급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디디콰이디의 디다핀처를 인수 가능성이 있다.
이렇듯 중국에서 서로가 서로를 카피해서 발전해 나가는 O2O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결국 아이디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빠른 실행력이 우선인 것이다. 삼국지처럼 변화무쌍하고 흥미진진한 중국의 교통 O2O 시장이다.
원문 : China Report 9: 진격의 디다핀처 2편 –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