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통 020 기업들의 뜨거웠던 2015년 …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
올해 중국의 O2O 업계는 후끈했다. 방송사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O2O 시장 규모는 4천100억 위안 (약 70조 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O2O 시장 규모가 2017년에 1조1,300억 달러(약 1,23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O2O 서비스 중 중국 IT 3강인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가 뛰어든 교통 O2O는 올해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진 분야였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시스 인터내셔널(Analysis International)는 중국의 교통 시장은 세계 1위이며, 1억 5천만 명 이상의 중국인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택시를 호출한다고 발표했다. 그중 지난 3분기 중국의 대표적인 택시 및 차 예약 서비스 디디콰이디(滴滴快的)가 모바일 예약 차량 시장의 83.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위세를 과시했다.
중국의 199 도시에서 운영 중인 디디콰이디는 지난 9월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유치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총 30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이다. 알리바바 산하의 콰이디다처(快递打車)와 텐센트 산하의 디디다처(滴滴打車)가 지난 2월 디디콰이디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맺은 결실이다. 합병을 통해 과도한 경쟁비용을 절감하고 추가 자금을 유치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이미 중국 내 최초로 상하이로부터 온라인 예약 택시 영업 허가를 따낸 디디콰이디는 중국 전역으로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40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공유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디디콰이디의 도전은 중국 내수만이 아니다. 미국의 리프트(Lyft), 인도의 올라(Ola), 동남아시아의 그랩택시(GrabTaxi) 등 차량공유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세계 1위 우버에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디디콰이디는 이를통해 고객이 세계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라 밝혔다. 제휴를 맺은 서비스의 유저가 중국을 방문해서 디디콰이디 자동차를 호출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반대의 경우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반면, 우버는 제3의 애플리케이션에 우버를 호출할 수 있는 버튼을 추가하는 것을 허용했다. 예를 들어,이용자가 맛집 애플리케이션에서 식당을 검색한 후 우버 버튼을 누르면 식당의 주소가 자동으로 입력돼 우버 예약이 가능해지는 형식이다. 아직 미국에서만 시행되고 있지만, 협력의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현재 우버가 서비스 중인 중국 내 도시는 20곳이며, 모바일 예약 차량 시장의 약 16.2%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우버 중국 법인 우버차이나는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百度)와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우버차이나는 새 투자자와 함께 내년엔 100개의 새로운 도시에 서비스 확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 10월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법인 등록도 마쳐 디디콰이디 다음으로 영업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디디콰이디의 거침없는 질주에도 중국의 모바일 예약 차량 시장에 뛰어든 건 우버뿐만이 아니다. 98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중국 택시 예약앱 이다오융처(易到用車)는 중국 인터넷 동영상 업체 러스왕(樂視網)으로부터 7억 달러를 유치했다. 한 자릿수 시장 점유율 기업에겐 과분한 금액일 수도 있으나 이만큼 모바일 예약 차량 시장의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다오융처는 중국 외에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20개 도시에서 영어를 못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차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가 능통한 기사들을 섭외해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미국 관광부 자료는 지난 2014 미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의 수는 약 218만 명이었으며, 2020년에는 4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능성이 큰 시장인 것을 암시하는 자료다. 이다오융처도 디디콰이디와 우버처럼 협력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다오융처는 중국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Ctrip.com)에서 비행기 표를 구매한 고객을 위해 공항에서 픽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트립은 이다오융처에 투자한 바 있다.
이들 중국과 글로벌 강자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이지웨이(개발사 이지쉐어)’도 틈새시장을 찾아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중이다.
심천항 인민정부 자료는 작년 6월 기준 하루 평균 60만 명이 홍콩과 심천의 국경을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지웨이는 이들을 타켓으로 홍콩과 심천 국경을 이동하는 승객이 손쉽게 밴을 호출할 수 있는 O2O 앱 서비스다.
국경이 맞닿아 있는 홍콩과 심천은 개인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면 탑승객이 차에서 내려 홍콩과 심천에서 2번의 입국 심사를 걸쳐야 한다. 하루에 두 도시를 왕복한다면 총 4번의 입국 절차를 거쳐야 되고 이에 소모되는 시간도 2~3시간이나 걸린다. 하지만 이지웨이를 통한 밴 탑승객은 줄을 설 필요 없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가듯 차에서 바로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길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1시간 가량 줄여줄 수 있다. 이지웨이가 호출하는 밴은 홍콩과 심천에 모두 등록된 차량으로 두 개의 번호판을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편리함이 가능한 것이다. 해당 차량은 중국본토(심천)와 홍콩에서 운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지웨이는 기업이 편리하게 프리미엄 밴을 예약할 수 있는 웹 툴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해 출장을 다니는 기업 고객을 선점해 이용자를 점점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홍콩 및 심천에 위치한 기업 외에도 호텔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향후 홍콩과 심천 사이의 국경과 상관없이 공항, 기업 및 호텔을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기대해도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