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팀에 경의를 표한다”
9일 오후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첫 번째 게임에서 바둑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가 지난 10년 간 최고의 바둑 기사로 꼽혀온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86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앞으로 네 번의 매치가 더 남아있지만, 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세계 최고수의 바둑 기사를 19X19 바둑판에서 핸디캡 없이 승리한 기록이다.
바둑은 고도의 복잡성 때문에 컴퓨터가 마스터하기 가장 어려운 게임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매 수 마다 20개 정도의 경우의 수가 있는 체스와 달리 바둑에는 200가지 가량의 가능한 수가 있고, 돌을 놓는 위치에 있어서 우주의 원자 수 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1월 네이처지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알파고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최초로 공개했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진 첫 번째 매치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은 경기 내내 접전을 벌였으며 양쪽 모두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세돌 9단은 아주 공격적인 수를 두었으나 알파고도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알파고는 제한시간 5분 30초를 남겼고, 이세돌은 28분 28초를 남겨뒀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이자 공동창립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이세돌은 강력한 상대이고, 전투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하다. 알파고는 정면으로 맞서서 긴장감 넘치고 대등한 게임을 했다. 앞으로 네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직 알 수 없다. 결과가 어떻든, 이번 매치는 인간의 독창성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은 경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와 같은 놀라운 프로그램을 만든 데미스와 그의 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번 결과에 무척 놀랐지만, 이번 게임을 정말로 즐겼고 다음 게임이 기대된다.”
이번 챌린지 매치의 승자는 토너먼트에서 다섯 게임 중 최소 세 게임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의 결과가 최종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다음 경기는 3월 10일 목요일 오후 1시(한국시간)에 개최되며, 12일 토요일, 13일 일요일 그리고 15일 화요일에 이어서 진행된다. 이번 대결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을 따르며, 제한시간은 각각 두 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