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에 바둑의 아름다움 접목은 경이로움 그 자체”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대표
오늘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 3국에서 바둑 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지난 10년간 최고의 바둑 기사로 꼽혀온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세 번째 승리를 거두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승리했다. 백돌을 잡은 알파고는 176수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세돌 9단은 2시간의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한 후 2차례의 초읽기를 사용했고, 알파고는 제한시간을 8분 31초를 남겼다.
알파고가 큰 집을 형성했지만 이세돌 9단이 혁신적인 전략을 구사해 큰 사활 패싸움을 시작하며 대국은 혼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패싸움 끝에 결국 알파고가 우세를 점하며 대국에서 승리를 거뒀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최종 매치 스코어가 결정되는 제 5국까지 속개된다. 다음 대국인 제 4국은 3월 13일(일)에, 마지막 대국인 제 5국은 3월 15일(화)에 열린다.
이번 대국에서 영어 해설을 맡은 프로 바둑기사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은 제 3국 결과에 대해 “이세돌 9단이 컴퓨터의 약점을 찾기 위해 제 1국, 제 2국에서 본연의 기풍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국을 진행했다. 강한 초반 운영과 끝내기 패싸움의 복잡한 수를 보여주는 등 본연의 기풍대로 바둑을 뒀다. 이세돌 9단은 매우 훌륭한 플레이를 했으며 오늘 어떤 프로 선수가 이세돌 9단과 경기를 펼쳤더라도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알파고의 바둑이 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성과를 이뤄낸 모든 사람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알파고는 혁신적인 수를 뒀다. 새로운 수, 새로운 포석으로 바둑의 ‘3차 혁명’을 만들어 낸 알파고 개발팀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늘 한국어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알파고는 대단히 강했고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늘 대국은 이세돌이 초반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걸어가는 작전을 들고 나온데도 불구하고 알파고가 초중반 전투력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 더욱 놀라웠다. 후반에 이세돌 9단이 불리한 상황에서 불꽃 투혼을 보여주는 멋진 모습이 경이로웠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이자 공동창립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세돌 9단의 천재성과 그간 과학 혁신을 위해 힘쓴 많은 이들의 노력 모두 인류의 놀라운 성취이며, 당연히 축하받아 마땅하다. 너무나 놀랍고 솔직히 할 말을 잃었다”라며, “이세돌 9단은 컴퓨터 연산을 통해 수 만 가지의 가능한 수를 평가하는 알파고에 맞서, 두뇌의 힘만으로 접전을 펼쳤다. 지난 세 번의 경기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한계점까지 밀어부쳤다. 일생의 꿈이자 인공지능 분야의 큰 도전 과제였던 이번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어 정말 감격적이다. 앞으로 게임을 넘어 사회가 당면한 거대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를 이해하려면 앞으로 수 년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장을 찾은 구글의 공동창립자이자 알파벳 사장인 세르게이 브린은 “바둑은 아름다운 게임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바둑의 아름다움을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경이롭다. 이세돌 9단과 딥마인드 팀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에 져서 아쉽지만 놀라운 경험이었고,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세 판을 졌기 때문에 승패는 갈렸지만 남은 제 4, 제 5국은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어내고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의 바둑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알파고는 정말 놀라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알파고와 접전을 펼친 이세돌 9단은 이미 승자이다. 이번 대국을 통해 그는 전 세계에 바둑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제 4국, 제 5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하고 싶은 수를 다 시도해보면서 이번 대결을 즐기길 바란다”며 이번 대국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알파고가 승리함에 따라 구글 딥마인드는 1백만 달러의 상금을 전액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