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가 공인한 하드웨어 창업지원 기관 ‘따공팡’에 가다.
따공팡의 띵춘파 대표
중국정부가 공인한 하드웨어 창업지원 기관 ‘따공팡’
심천에는 총 500개가 넘는 창업 지원 공간이 있다. 심천이 인구 2천만 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임을 감안해도 많은 수다.
27일 취재를 위해 방문한 따공팡(大公坊, 대공방)은 심천 내 500개 창업지원 공간 중 중국 국가 공인을 받은 30개 기관 중 하나다. 특히 보안구 내 국가인증 기관은 따공팡이 유일하다. 2015년에는 심천시가 매년 시행하고 있는 창업 기관 평가 프로그램에서도 1등급을 받아 100만 위안(한화 약 1억7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혁신을 실현하라’라는 모토를 내세운 따공팡은 단순한 창업지원 기관이 아니다. 중국 중소·벤처 기업 전용 장외거래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 상장된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의 창업 지원 공간의 성격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경우이고 두번째로는 민간에서 창업 지원 공간을 기업형으로 직접 창업한 경우다. 따공팡은 중간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본래 심천에서 산업 디자인 관련 사업을 하고 있던 중견 기업 따디엔이가 중국 내 창업 열풍에 발맞춰 2014년 설립한 자회사 성격이다.
따공팡은 심천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창업자의 아이디어 구현부터 투자에 이르는 스타트업 성장의 전 과정을 돕는다. 협업 공간이자 인큐베이터이고,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이자 생산 공장인 셈이다.
스마트 수갑부터 1억 개 팔린 스마트 모빌리티까지…뭐든지 만드는 만능 공장
따공팡 측은 아이디어만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야말로 시작단계부터 창업을 돕고 엑셀러레이션을 하는 것이다. 심천에 있는 중국 최고의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인 잉단(硬蛋) 조차도 창업자가 기초 하드웨어 설계를 마친 이후에야 시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심천 내 대다수 엑셀러레이터도 잉단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따공팡은 창업자가 아이디어만 들고 가면, 기초적인 하드웨어 설계부터 디자인까지 시제품 생산을 위한 전 과정을 도맡아준다. 따공팡은 자체 공장을 통해 소량 제품 생산(1,000~3,000개)도 가능하다.
따공팡의 특이점은 생산을 의뢰한 군소 기업의 제품을 한 브랜드로 모아 시장에 유통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임의의 브랜드를 따공팡이 만들고, a1 기업이 만든 스마트 모빌리티와 a2 기업이 만든 스마트 가습기, a3 기업이 만든 스마트 멀티탭 등을 묶어서, ‘A’ 상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때 a1, a2, a3 기업은 A라는 개방 브랜드의 세부 카테고리 라인을 구성한다.
따공팡의 띵춘파(丁春發) 대표는 이런 전략을 통해 각 기업이 시장 유통 과정에서 지출해야 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타오바오, 징동닷컴 등 주요 온라인 채널 유통 역시, 단일 브랜드를 내미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다.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은 각 회사가 가져간다.
따공팡의 대표 상품은 작년 한 해 동안 1억 대 이상을 판매한 스마트 모빌리티 ‘Hx‘다. 러시아 창업가의 의뢰로 만든 경범죄자용 스마트 수갑은 3천 개 기업이 참여한 하드웨어 경연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한 기업은 ZTE에 납품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외국 기업이 제품 생산을 의뢰할 경우, 의사소통은 주로 영상 통화를 통해 이뤄진다. 물론 문호는 한국기업에게도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입주 지원, 크라우드 펀딩…전방위적 자금 지원
엑셀러레이터로서의 따공팡은 공간 제공, 직접 투자, 크라우드 펀딩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먼저 연간 따공팡에 생산을 의뢰하는 기업 중 30개가량의 기업을 선정해 사무 공간을 지원한다. 입주 6개월 동안 스타트업은 무료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이후에도 공간 사용을 원할 경우, 소정의 임대료를 지불하면 된다.
30개 기업 중 시장성이 높다고 자체 판단한 7,8개 기업에게는 따공팡이 직접 투자를 한다. 보통 10~30만 위안(한화 1,700만~5천만 원) 규모의 시드 머니다. 투자하며 받는 지분은 10~20% 수준이다.
또 따공팡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돕는다. 킥스타터와 같은 해외 주요 플랫폼에서 모금을 진행할 경우, 홍보 영상이나 상세 페이지 제작, 홍보 등에 약 1억 원의 비용이 소진된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목표 모금액을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제품 양산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에 따공팡은 영상 제작과 상세 페이지 디자인 등을 지원함으로써, 초기 기업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지 않도록 한다. 중국 현지 플랫폼 내에서도 충분한 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킥스타터와 같은 해외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제품 디자인 설계 과정
시제품 생산을 위한 금형, 사무실 옆에 자체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