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참여가 미미했던 작년 행사와 달리, 올해에는 열 개 기업의 안팎의 한국 스타트업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라이즈(RISE)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이지식스(EASI6 LIMITED) 우경식 대표는, 라이즈의 부대 행사인 ‘VC와의 스피드 데이팅’ 이벤트를 주최하기 위해 참석했다. 테슬라 전기차, 글로벌 VC, 그리고 초기 스타트업이 만나는 자리다.
이지식스의 ‘이지웨이(Easiway)‘는 홍콩-심천 간 리무진 서비스로 홍콩과 심천을 이동하는 밴 기사와 승객을 모바일로 연결하는 O2O서비스다. 사용자는 벤 안에 앉아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홍콩 라이즈 행사에서 우경식 대표를 직접 만나 그간의 사업과정과 계획을 들어봤다.
이지쉐어 우경식 대표
이번 홍콩 라이즈 행사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주최할 예정이라던데.
‘VC와의 스피드 데이팅’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 20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이번 행사에 참여한 VC들과 테슬라 전기 차 안에서 대화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짧게 자사 서비스를 피칭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아산나눔재단이 지원하는 쇼우한, 콩테크, 3클랩스, 핀다, 브레이브팝스, 채팅캣 등 6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라이즈 행사의 주최팀과 이지식스, IBM 소프트레이어가 함께 준비한 행사다.
2015년 초에 사업을 시작했다. 1년 넘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초반에는 기사용 앱과 고객용 앱을 제공하고, 기사와 승객을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완전히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했다. 현지 자동차 렌터카 업체와 협업해서 우리는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지웨이 플랫폼을 통해 업체는 배차와 기사, 매출 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다. 플랫폼화가 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다고 보면 된다.
현재 몇 개 현지 렌터카 업체와 협업 중인가.
5개 정도다. 6월에 베타 서비스를 마무리하고 7월부터 플랫폼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 올 연말까지 100개 회사가 우리 플랫폼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중국과 홍콩 현지에도 유사 서비스가 있을 것 같다.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나.
있긴 하다. 하지만 경쟁 상대라기보다는 우리 플랫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잠재 고객으로 본다. 현지 유사 업체들은 전화로 예약을 받아서 수기로 자료를 작성하고, 사람이 기사와 고객을 연결한 다음에 엑셀로 다시 한 번 정리한다. 한마디로 전산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보통 100~200대 차량을 가지고 있는 큰 규모의 사업장도 이런 식이다. 렌터카 업체에게 통합적인 관리 도구를 제공하는 건 우리뿐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모든 기록을 각 회사가 확인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다.
중국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옛말인데, 전산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이유는 뭔가.
필요도 있고 기술력도 있지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이나 우버와 같은 회사는 렌탈 업체에게 관리 도구가 아닌 기사용 앱만을 제공한다. 중간 컨트롤 패널은 있지만 통합 관리 시스템은 주지 않는다. 회사가 중요한 건, 자동차 렌탈 업체의 편의가 아니라 자사 고객에게 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 후려치기 식의 출혈 경쟁도 있고, 이 과정에서 렌터카 업체는 계속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현지 렌터카 업체의 반발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디디추싱, 우버 등과 일하는 업체들이 굉장히 불만이 많다. 수수료도 떼어가고 처우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처럼 기존 업을 했던 계층의 반발이 심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대중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플랫폼 안에 들어가 있는 거다.
서비스 내용은 다르지만 디디추싱, 우버와 이지식스의 수수료 차이는 얼마나 나나.
우리는 수수료를 떼가지 않는다. 일반 대중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수료를 가져가면 기사와 고객 중 한 명은 손해를 봐야 한다.
그럼 돈은 어떻게 벌고 있나.
버스 티켓 판매 마진율과 기업 대상 프리미엄 서비스, 두 가지를 통해 내고 있다. 홍콩에서 심천을 넘어가는 민간 운영 버스가 있다. 그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이지웨이 앱 상에서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 마진율이 좋다. 기업을 대상으로는 차종, 의전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도, 렌탈카 업체는 적절한 수익을 가져가고, 고객은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홍콩-심천 간 크로스보더(Cross Boarder) 서비스뿐 아니라, 홍콩이나 심천 내 테슬라 전기차를 운행하는 로컬 서비스 모델도 출시했다. 지금은 국경 횡단 주문보다 이 로컬 주문이 2배 정도 많은 상태다.
로컬 지역만 운행한다면 디디추싱이나 우버와 같은 일반 택시 서비스랑은 뭐가 다른가.
택시앱 서비스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고,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예약형 서비스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고객층이 확연히 다르다. 우리 서비스의 경우 기업 임원이나 상류층 고객이 많다. 차가 시간 맞춰 도착해 있는 것을 원하는 고객들이다. 이 서비스로 아침마다 정기 출근을 하는 고객도 있다. 요금은 일반 택시 가의 4~5배 정도다.
1년 넘게 홍콩과 중국,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뭐라고 보는가.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사람 관계 아니겠나. 파트너들 관리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이번에 라이즈에서 진행하는 ‘VC와의 만남’ 행사도 네트워크가 없었으면 어려웠을 거다. 그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사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 한 사람을 통해 가지처럼 네트워크가 뻗어 나갈 수 있다. 비결은 뭐냐고? 그냥 어떻게든 소개를 받아야 되겠지 않나. 이미 기존에 나와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통하거나, 지인을 통하거나. 어렵지만 그 정도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까 말했듯, 연말까지 100개의 회사를 우리 플랫폼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플랫폼에서 모인 렌터카 업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하나의 조합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디디추싱이나 우버와 같은 큰 자본을 등에 업은 기업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당해오기만 했다. 하지만 이 렌터카 업체가 조합을 결성해 우리와 함께 자신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큰 의미가 담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관리 시스템을 조합에 제공해주고, 조합에 가입한 기업이 사용료를 내는 구조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수익 걱정은 자연히 없어질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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