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당시 미국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AIG의 몰락을 시작으로 미국내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는 곧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쳐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수십 조 빚더미에 올랐습니다.

누구도 금융 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파생상품이 시한폭탄을 안고 있었지만, 월가의 전문가들은 모든 투자에는 당연히 리스크가 있다는 정도로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시장이 이미 위험수준을 넘었다는 정보를 숨기고 있었습니다.

대표적 금융사인 모건스탠리는 AAA등급의 상품을 고객에게 팔면서 정작 그 상품이 부도날 가능성에 베팅했습니다. 말이 AAA등급이지, 실제로는 이미 상품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모건스탠리는 수억달러를 벌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들은 원금을 전부 잃었습니다. 일부의 탐욕으로 왜곡된 정보가 시장에 흐르며 생긴 비극이었습니다.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누구도 금융시장을 예언할 수 없으나 예측은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보를 통해 가능합니다.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현재는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눈앞에 닥친 상황을 살피며 정보를 얻고, 이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입니다. 일반적인 금융 상품은 다른 재화와는 달리 너무나 복잡하고, 종류도 많으며 명확한 실체마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다고 대중들이 전문가를 무조건 신뢰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 금융위기를 통해, 대중은 전문가가 무조건 ‘나’를 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가 내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팔고 싶은 상품을 권하는 것 같은 의심이 듭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길이 없습니다. 결국 전문가의 조언을 듣습니다. 복잡한 금융시장에서 날것의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투자자에게는 왜곡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가공한 정보는 이해관계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정확하게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선,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상품에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 상품의 범위가 넓고 내용이 난해할수록 개인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중이 직접 정보를 캐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정보가 투자자에게 전달될 때 이해관계가 적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것이 올해 1월부터 시작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입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한 기업이 잘 될지 안 될지 유심히 살핀 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복잡한 펀드 상품보다는 상대적으로 흐름을 이해하기 쉽고 큰 기업들보다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관찰도 가능합니다. 다만 작은 기업은 언론에 노출된 자료가 적어 기업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크라우드펀딩의 피드백 게시판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피드백으로 다양한 질문을 합니다. 기업들은 이 때 최선을 다해 자세히 대답해야 합니다. 대답을 회피하거나 두루뭉술하게 답변 했다가는 투자자의 신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모두가 함께 이야기하는 장은, 대중이 직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존의 투자와는 명확하게 다른 새로운 형태입니다. 누군가 만들어 준 정보를 토대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질문해 얻은 정보로 투자를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얻은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집단지성이 형성되고, 개인은 기존의 투자에서 알 수 없던 날것의 정보를 무수히 많이 얻습니다. 전문가의 가이드 없이도 충분히 많은 것을 고려하고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투자상품계의 DIY 제품, 이것이 바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입니다.

 글 : 류호준 現 와디즈 홍보/크라우드산업연구소 연구원

와디즈는 생소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와디즈 투자인사이드’를 신설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