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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는 어떻게 미국 시장에 진출했나

“실리콘밸리라는 맨땅에 헤딩하기 전 지인들의 도움을 받길!”

김성겸 팀블라인드 이사는 28일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행사의 연사로 참가해 자신의 생각을밝혔다. 그는 이번 행사에 참석해 블라인드의 미국 진출과 첫 진출 당시 경험을 이야기 했다.

한편 익명 소셜 네트워크인 ‘블라인드’는 2014년 한국에서 첫 론칭 이후 2015년 3월 미국에 론칭해 현재 양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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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와 어딜 가나 똑 같은 ‘문제’에 주목하다.

300인 이상 기업, 익명SNS를 은밀히 사용해도 들키지 않을 규모의 기업을 다니는 재직자가 국내엔 230만명 정도다. 반면에 미국은 IT기업만 국한해도 670만명이나 된다. 전체 규모만 8배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더욱 큰 시장에 가야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기에 미국에 본사를 뒀다.

그리고 세계 어딜가나 존재하는 ‘사내 소통의 결핍’에 주목했다. 조직과 구성원이 많을수록 회사엔 위계질서가 생기고,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종내엔 정보불균형이 생긴다. 그런 이유로 미국에서 우리 서비스가 잘 될거라 판단했다.

문화 차이와 지인 개념의 부재로 처음에는 위기

한국 시장에서는 네이버부터 론칭했고, 네이버에 이미 지인들이 많아 블라인드를 써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링크드인 유료 결제를 한뒤 여러 사람에게 콜드 메세지를 보내면서 미팅을 잡았다. 이들 중 반응이 온 사람들과는 차도 마시고 밥도 먹으며 인맥을 쌓았다. 더불어 페이스북에서 서로 아는 친구 기능을 이용해 특정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을 찾고, 그와 아는 사이면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소개와 소개를 이어가며 최대한 다양한 고객을 만났다.

하지만 고객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미국인들은 아무리 만나봤자 도와줄 수 있는 친구개념이 아니었던 거다. 우린 커뮤니티 서비스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아야 하고, 유입되고, 플랫폼 신뢰자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두 번째는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했다. 한국에서 온 내가 백인, 인도인을 완벽하게 설득해 내편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문화적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그래서 만나야 될 타깃을 미국내 한국인으로 정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조금씩 이용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기업에 광고를 시작했다. 그중 ‘아마존’에서 우리 서비스에 호의를 보였다. 그래서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로 곧장 갔다. 이후엔 아마존에 근무하는 지인의 도움을 받으며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에게 한국식 문화 ‘(연락한 사람이) 밥사기’를 하며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이후 아마존에서 블라인드를 쓰기 시작했다.

아마존, MS, 페이스북, 우버에서 가장 솔직한 이야기는 블라인드에서

어느 날 뉴욕타임즈에 기사가 났다. 아마존 문화를 비판하는 기사였다. 아마존 재직자들이 링크드인, 트위터 등 공개적인 SNS에 “내가 경험한 아마존은 다르다”라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블라인드 내의 여론은 달랐고, “블라인드에 솔직한 동료들의 의견이 있다”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내 벤처 부서인 Microsoft Garage에서 Forum이라는 유사 서비스를 런칭했고, 처음에는 블라인드와 같이 성장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Forum 유저들이 모두 블라인드로 옮겨왔다.
사내조직이 만든 서비스이다보니 솔직해지는 게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그래서 MS와 아마존 내부직원만을 위한 라운지도 만들었다. 이외에도 야후 해고 문제, 우버의 스캔들 등 외부 문제가 불거진 뒤 블라인드에 내부 사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신뢰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뿌듯했다.

사람에게 가장 고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국에 무작정 진출해 내 편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친구를 만들었고, 그렇게 하다보니 네트워크가 쌓였다. 그간 만났던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

기자 / 인생의 최고 목표는 행복입니다. Stephanie Seo is a Editor of Platum. She covers a korea startup’s ecosystem with their team. She wants to watch the Korea startup growing into a great global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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