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텀x셀레브] “직장은 당신을 사랑해 줄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다” – 최명화 CMO 캠퍼스 대표
플래텀과 콘텐츠 제작사 셀레브(Sellev)가 ‘도전’이라는 주제로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나갑니다. 이번 협업은 양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합하여, 다양한 창업자와 인물들의 도전기를 더 널리 알리고자 시작되었습니다. 도전의 과정에 있는 독자분들께 영감 혹은 용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왜 직장에서 행복하지 않을까?
나는 왜 직장에서 항상 상사와의 갈등을 겪을까?
저 사람은 왜 이렇게 꼴도 보기 싫을까?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직장은 당신을 사랑해 줄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다. 사랑하는 관계를 통한 정서적 충족은 퇴근 후에 하시라. 사내에서 어떤 사람은 너무 좋고, 어떤 사람은 너무 싫다는 식으로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말라. 직장은 그런 곳이 아니다. 퇴근 후 개인의 삶 속에서 사랑할 대상을 찾으면 된다. 왜 직장에 와서 동료를 사랑하려고 하는가. 일은 망치되 사람과의 관계는 망치지 말아야 하는 게 조직이다.
감수성? 좋은 것이다. 하지만 조직 생활에서는 감수성이 안 좋은 것이 될 수 있다.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의 소모는 자신을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 다른 사람은 타인에 대해 우리 생각만큼 관심이 없다. 너무 자신의 프레임 안에 갇혀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소설 쓰지 말자.
나는 평생을 마케팅 업에 종사했다. 마케팅이라는 패러다임은 나에게 있어 ‘세상을 보는 각’이다. 나의 삶 자체가 마케팅이다. ‘셀프 브랜딩’이라는 것은 나라는 상품을 많은 사람이 찾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나의 특장점을 찾아내 나라는 상품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곳에 있던지 소위 ‘빠(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 분야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태도가 여러분을 보는 주위의 시선을 바꿔놓을 것이다. 그것이 결국 우리에 대한 세간의 평판이 된다. 경쟁은 다른 사람과 하는 게 아니다. 나 자신하고만 해야 한다.
삶은 늘 불안하다. 당장 스마트폰만 열어도, SNS상에는 나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쏟아져 나온다. ‘나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넌 충분하지 않으며, 네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하나도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버티는 근성을 길러라. ‘쓸어봐라, 내가 쓸리나’하는 앞뒤 없는 오기가 필요하다.
열등감은 나쁜 게 아니다.
열등감이라는 에너지가 결국 우리를 더 낫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과거 미국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며 마케팅을 전공했다. 학부 전공이 불어불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늘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나를 아무것도 모르는 애로 볼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누가 내 전공을 물어보면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그런데 어느 날 반전의 사건이 있었다. 시험지를 채점한 교수가 수업에 들어와서는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훌륭한 답안지를 제출한 학생이 이 중에 있다’는 것이었다. 교수는 내 이름을 호명했다. 그리고는 학부 전공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불어불문학이라고 대답을 하자, 교수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그래서 네가 이렇게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었구나’라며 감탄했다. 나에겐 감추고 싶었던 열등감이 오히려 나의 차별성과 강점이 되었던 것이다. 열등감은 나쁜 게 아니다. 열등감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사람은 조금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성공의 방법을 묻는 사람이 많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버티라는 것’이다. 맥킨지를 거쳐 LG전자, 두산그룹, 현대자동차에서 마케팅 최고 임원을 역임하면서 늘 ‘최연소’ 혹은 ‘유일한 여자 임원’으로 살아왔다. 겉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실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과거 대기업에서는 여자를 뽑지 않았다. 그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마다 나를 버티게 했던 것은 ‘오늘 하루하루를 일단 버티고 보자’는 오기와 근성이었다.
버틴다는 건, 오늘의 모습 그대로 정체하겠다는 의미가 되면 안 된다. 자신의 강점을 미친 듯이 갈고 닦으며 버텨야 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내가 잘하는 부분을 갈고 닦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타인의 관점에서는 어둠의 시간일 수 있겠지만 나를 갈고 닦는 데에는 최적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직장을 다니는 것, 원하는 무언가를 성취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호흡이 긴 게임이다. 우리는 우리를 향한 힐책과 비난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노출이 되어 있다. 인간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자뻑 일기’를 써보길 추천한다. 오늘은 이걸 못했고, 내일은 이걸 꼭 해야 한다는 식의 목록을 작성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잘했고, 구체적으로 어디가 얼마만큼 예뻤는지를 한 번 받아 적어봐라. 나 스스로와 하는 대화니까,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굉장히 낯뜨겁게 당신을 매일 매일 칭찬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보호하고 감싸야만 이 긴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Editor’s Note) 최명화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최연소 여성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를 거쳐 현대자동차 최초의 여성 상무를 역임했다. 현재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로 있으면서 국내외 기업 마케팅 컨설팅 및 여성 마케팅 임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인 ‘CMO (CHIEF MARKETING OFFICER)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