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성범죄 발생 비율이 높은 직군은 ‘미디어’와 ‘금융’ 업계인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잡플래닛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13,7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8.35%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성범죄 피해 경험이 자주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6.38%에 달한다.
산업 별로 살펴 보면 직장 내 성범죄를 당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0%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응답자가 재직 중인 기업을 추적해 산업 별 수치를 도출했는데, 1, 2, 3위인 미디어(33.67%), 금융(31.36%), 유통(30.56%) 모두 30%를 넘었다. 특히 미디어와 유통 산업은 직장 내 성범죄를 자주 당한다는 응답자도 각각 8.29%와 7.33%로 높은 편이다. 피해를 당했다는 답변 비율이 낮은 산업은 IT(25.56%)과 교육(25.12%)지만, 전체 평균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공기업 사정은 어떨까. 공기업 재직자 중 피해 경험을 밝힌 응답자는 28.55%로 평균 수준이며 자주 당했다는 응답자는 3.95%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문제는 특정 기업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총 71개 공기업의 재직자가 설문에 참여했는데, 이 중 직장 내 성범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의 소속 공기업은 21개사였다. 약 30% 정도의 공기업에 직장 내 성범죄 피해가 몰려 있는 셈이다. 당연히 일부 공기업들은 전체 기업 중에서도 상위권에 분포해 있다.
직장 내 성범죄는 왜 발생하는 걸까? 잡플래닛의 응답자는 관련 키워드로 ‘군대 문화’, ‘비인간적’, ‘실적 압박’을 꼽았다. 이는 잡플래닛에 들어온 리뷰 중 사내 성범죄를 제보한 리뷰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를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사내 성범죄는 모든 기업의 어쩔 수 없는 문제일까.직장 내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을 위한 시스템만큼이나 사후 처리를 위한 정책도 중요하다. 한샘 등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내부적으로는 이미 정리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직장 내 범죄 행위를 사건 당사자 간의 문제로 간주하고 감독이나 심판 역할에만 충실하려는 제 3자적 태도를 취해 왔다. 그러나 사건에서 기업이 구축한 환경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으며 외부에 알려지는 순간 기업 역시 사건의 당사자가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데 많은 비용이 들 뿐더러 그 외양간에 소가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제 3자가 아닌 당사자로서 사건을 바라보고 모니터링해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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