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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녹색 기업을 찾아서 #10] 풍력발전을 일상으로 만드는 기업들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 우리는 이를 풍력발전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풍력발전기’라 하면 바람개비 또는 풍차와 비슷한 모양의 흰색 철제 구조물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의 인식을 반영이라도 한 듯, 구글에 ‘풍력 발전’이나 ‘Wind Power’을 검색해보면 한 페이지 가득 커다란 바람개비같은 사진들을 보여준다.

이게 바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풍력 발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풍력발전 형태는 우리 생각보다 다양하고 여러 방식으로 삶에 녹아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일반적인 ‘풍력 발전기’의 형태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풍력발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려 한다. 국내에도 이런 풍력발전 기업이 있으나, GET이 120간 만난 환경선진국들에서 만난 녹색기업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일반 건물과 가정에 풍력발전을 ‘NEOVENTI’

첫 번째로 소개할 기업은 독일의 NEOVENTI이다. 이 기업은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형태의 풍력발전기를 생산한다. 발전기 명칭은 Walzen-Wind-Generator, 줄여서 WWG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Roller Wind Generator. 명칭에서 나타나듯 바람이 롤러를 돌리며 전기를 생산한다. NEOVENTI는 효율적으로 바람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서 날이 많은 롤러를 이용한다.

NEOVENTI 풍력발전기는 주로 가정집 지붕이나 건물 옥상에 설치되지만 형태는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 평평한 건물 옥상에 설치할 수 있는 제품과, ‘ㅅ’모양 지붕에 설치 할 수 있는 제품 모두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십 km떨어진 곳에서 생산한 전력을 받아오는 것이 아니라, 집 위에서 생산한 전력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전송 중 사라지는 전력도 없다.

밤에도, 흐린 날도 바람은 불기에, 햇빛이 없는 밤과 흐리고 비 오는 날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지간한 건물에서 모두 풍력발전으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 NEOVENTI의 솔루션은 ‘풍력 발전은 드넓은 평야, 혹은 산 꼭대기에만 설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깬 것이다.

광야 혹은 높은 곳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이유가 뭘까? 바로 바람의 속도가 빨라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빠르고 강한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으면, 풍력발전 블레이드(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일반적인 풍력 발전기는 4~4.5m/s 이상의 풍속이 확보 되어야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5m/s의 풍속은 발전기를 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때문에 풍력발전은 언제나 ‘입지 조건이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아야했다. 인간 거주지역 중 가까운 곳에 넓은 평야 혹은 고지대는 흔치 않다.

그러나 NEOVENTI의 제품은 3m/s의 풍속으로도 발전이 가능하며, 3m/s의 바람으로도 연간 4400kWh의 양을 생산할 수 있다. 덕분에 모든 곳은 아니라도, 바람의 흐름이 빠른, 건물의 옥상이나 지붕 같은 부분을 활용하여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존 대형 풍력발전의 문제점인 소음과 진동이 작다는 것 역시 NEOVENTI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수직형 풍력 발전 ‘BINOPTERUS’

이번엔 방향을 바꿔보자. 두 번째로 소개할 기업은 터키의 BINOPTERUS이다. BINOPTERUS는 ‘수직형 풍력 발전기’를 생산한다. 수평형 풍력 발전기는 회전축이 지면과 평행하게 설치되는 풍력발전기를 말한다(바람개비 모양의 풍력 발전기를 수평형 풍력 발전기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수직형 풍력 발전기는 바람 방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소음도 적게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BINOPTERUS는 이러한 수직형 풍력 발전기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또한 직사각형 판 모양의 ‘Wind collector’가 바람을 모아 주기 때문에 3m/s의 낮은 풍속에서도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지나가는 바람을 모아 발전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Wind collector 부분은 광고 공간으로도 이용이 가능하기에 추가적인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BINOPTERUS 발전기는 소음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전기가 필요한 곳이라면 무리없이 설치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어댑터를 사용하기에 집의 옥상, 발코니, 테라스, 공장 상단, 건물 옆 부분 등에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길가에 가로등처럼 설치 할 수도 있다. 가로등처럼 줄지어 설치한다면, 독립적인 전력망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사이 사이 길가에 발전기를 설치한다면 ‘청정 에너지’를 이용하는 아파트 단지를 만들 수 있고, 공장 내 일정 부지에 혹은 공장의 진입로를 따라 설치한다면 공장도 어렵지 않게 바람이란 청정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소형 풍력발전을 적용하면 에너지는 더 이상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대형 발전사가 공급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에너지 소비자가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시대로 가는 것이다. NEOVENTI나 BINOPTERUS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활용하고, 사용량 이상으로 생산된 전기는 저장장치에 모아뒀다 이를 판매할 수도 있으며 비상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에너지 수요가 많아 전기 요금이 비싼 시기에도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에너지 자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기 요금이 저렴하여 이런 효용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여름철 에어컨으로 인한 전력 소비를 생각하면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평소보다 전기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더라도 추가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하늘을 나는 풍력발전 ‘SKYPOINT’

기본적으로 풍력발전은 풍속이 셀수록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고도가 높을수록 풍속이 강하고 바람이 지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풍력 발전 단지 내 발전기 높이가 100m에 다다르고, 더 높게 발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땅에서 쌓아 올리는 높이는 한계가 있다. 이를 건설하기 위한 자원도 결코 적지 않다. 이런 한계를 무시하고 높은 곳의 빠르고 강한 풍력을 활용할 방법이 고민해 제품을 내놓은 기업이 있다. 독일의 SKYPOINT 이다.

연을 날릴 때 연줄에 연결해 연을 날리는 것처럼, SKYPOINT-E는 드론에 줄을 묶어 하늘로 날린다. 드론 안에는 부유기체가 들어있어 특별한 동력원 없이도 오랜 기간 하늘에 떠있을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부착된 터빈이 돌아가고 이 때 발생한 운동에너지는 연결된 와이어를 통해 지상에 전달된다. 전달된 운동에너지는 지상의 컨테이너에서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별다른 철제 기둥 없이 하늘 높이 풍력발전기를 띄워 보다 안정적으로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다.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과, 오랜 건설기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SKYPOINT-E의 방법대로라면 풍력 발전을 하는데도, 풍력 발전기를 제거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치 않다. 트럭에 에너지를 저장하고 생산할 컨테이너와 비행 드론을 싣고 현장에 가져간 뒤 내려놓으면 끝이다. 즉, 필요한 곳에 언제든 빠른 시간 안에 전기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전력 인프라가 좋지 못한 오프 그리드 지역, 재난 상황이나 비상 상황으로 전력 공급 체계가 무너졌을 때 빠르게 적용 가능하다.

이렇듯 풍력 발전은 진화하고 있다. 바람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풍력 발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보다 많은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 외에도 풍력 발전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 소개한 기업들은 멀게 느껴졌던 풍력발전을 물리적으로 가깝게 하였고, 바람 자원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하였다. 풍력 발전에 발 담고 있는 기업들이 앞으로도 현재 풍력 발전의 한계를 뛰어넘어간다면, 풍력 역시 태양광 못지 않게 일상에서 전기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풍력 발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사례를 공유하겠다.

글 : Project GET(Green Enterprise Travel) / 일상을 지키고 만드는 기업, 녹색기업을 만들어나가는 패기넘치는 청년들입니다. 300일 동안 세계를 돌며 수많은 녹색기업들을 직접 탐방하며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일상을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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