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 봉봉 대표, “창업 성공? 가장 중요한 것은 ‘운(運)’이다”

“창업한다는 사람 만나면 일단 말리고 본다… 오늘 강연이 여러분의 창업 의지를 꺽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7일 진행된 제5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설명회 연사로 나선 김종화 봉봉 대표가 서두와 말미에 꺼낸 말이다. 고된 창업자의 길을 가려면 능력 외 다양한 변수가 있기에 많이 힘들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김종화 대표는 윙버스와 데일리픽으로 두번의 창업과 두 번의 사업 매각을 한 연속 창업자다. 봉봉은 지난해 2월 설립한 김대표의 세 번째 창업이다. 김대표가 카카오스토리 기획총괄을 맡던 시절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 반응이 좋아 별도의 사업이 되었다.

이날 김종화 대표의 강연과 질의응답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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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공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어떻게 창업을 해서 성공할까일듯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운(運)’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실리콘밸리에서 VC를 만나고 왔다. 에버노트의 투자사인 메리테크캐피탈의 크레그 셜맨(Craig sherman)이다. 그 사람이 20년간 지겨본 바 “우버의 투자사 벤치마크캐피털의 포트폴리오사 50%가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다(“I looked through 20 years portfolio Benchmark, 50% of the portfolio companies disappeared within 5 years”)”고 하더라.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속된 상위 1% 기업도 실패하는 기업이 태반이라고 했다.

그렇게 실패한 기업 구성원이 능력이, 팀이, 노력이 부족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의 목적이 뭔가 한 몫을 바라는 것이라면 매우 위험한 접근이고 발상이다. 창업의 성공은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해야겠다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마켓 핏(Market Fit, 시장궁합)’이다. ‘적시(right timeing)’에 ‘적절한 제품(right product)’이 필요하다.

나는 봉봉을 설립하기 전 두 번의 창업(윙버스, 데일리픽)을 했다. 윙버스는 회수기간 4년, 24억 가치에 매각했다. 데일리픽은 회수기간 5개월 90억 가치에 매각되었다.

윙버스는 여행정보 서비스를 하려고 시작했다. 리뷰를 모아놓으면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를 참고하게끔하고 그걸 토대로 수익모델을 만드려 했다. 문제는 당시 숙소를 골라서 해외여행을 가는 시절이 아니었다는 거다. 다들 패키지 여행을 하던 시절이다.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를 올 이유가 없었다. 잘 쓰고 있다는 열성유저는 있었지만 규모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루에 2만정도 트래픽을 모으는 날은 성공이었다.

데일리픽은 소셜커머스였다. 당시 티켓몬스터 다음으로 유의미한 플레이어였다고 자평한다. 소셜커머스 붐이 일어날 때 시기를 잘 맞춰 시장에 진입했다. 윙버스는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것 자체가 힘들었지만, 데일리픽은 오픈한 첫 날 올린 딜이 매진되더라. 광고를 한 적도 없고 그저 입소문만으로 올린 성과다. 이후에도 딜을 올리면 5~10분 만에 매진되었다. 데일리픽의 성과는 우리의 노력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마켓 핏이 맞았던 거다.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글로벌(Go Global)’이다. 세계로 나가거나 한국에서 하더라도 규모가 큰 것을 해야한다.

봉봉은 해외나 한국에서 없던 서비스가 아니다. 우리 이전에 동종 서비스가 여럿 있었다. 카카오 재직시절 살펴보니 카카오스토리 70%이상이 그 사이트들의 결과값에 대한 내용이었다. 해외에 유사한 서비스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한국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런데 그 사이트 중 어떤 사이트는 문을 닫았고, 운영이 어려운 서비스도 있다. 한국 시장만을 봐서는 어려움이 있는거다.

봉봉은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보고 시작했다. 현재 트래픽 추이를 보면 한국이 3% 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다 해외에서 나오는 트래픽이다. 광고로 먹고살려면 트래픽은 정말 많아야 된다. 지난달 한국에 2000만 세션이 나왔다. 하루에 3~40만 정도는 들어온거다. 그래도 한국에서 그정도로는 유지하기 힘들다. 물론 글로벌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은 한국시장만 석권해도 충분할거다. 하지만 우리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애시당초 해외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2년 전부터 스타트업이 각광받으면서 누가 돈을 더 대범하게 쓰느냐 경쟁하는 것 같다. 이런 붐은 언제고 꺼진다. 99 ~ 2000년에도 이런 붐이 있었고 가라 앉았다. 과감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은 돈을 버는 거다. 너무 당연한 명제다.

돈을 벌 때 두 가지를 본다. 고객 개개인을 기준으로 매출 및 시장 성장 가능성을 가늠한 분석(Unit economics)이 적합한지다.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100원이 들었는데, 고객이 200원을 쓴다면 긍정적인 거다.

그리고 규모가 있는지다. 서비스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지를 잘 봐야한다. 우리나라에서 1등을 한다해도 수치가 의미없다면 사업하기 힘들다. 이 두 가지를 봐야한다.

우리같은 광고모델이 글로벌로 나간다면 무조건 미국시장으로 가야한다. 여러 변수 중 나라마다 소득수준이 있다. 그것이 광고 단가에 반영된다. 선진국은 애드텍이 발달해 있다. 빈자리(인벤토리)를 가장 비싸게 사줄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모바일 인터넷을 쓰는 사용자층이 어리기에 경제력이 크지 않다. 미국의 경우 3~60대까지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그들은 소득도 높다. 그렇기에 비싼 광고주들이 모인다. 개발도상국보다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글로벌을 노린다면, 광고시장을 노린다면, 미국시장이 적합한 이유다.

창업을 굳이 하려면 좋은 사람들과 해라.

꼭 팀으로 하길 바란다. 사업은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정말 힘들다.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 온다. 자다가도 깬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10월은 한 달 내내 잠을 못 잤던것 같다. 나는 3번의 창업 기간동안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다. 힘든 것을 나누다보니 의지가 된다. 꼭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앞서말한 것을 정리하자면,

  • ‘돈’을 못 벌면 ‘비즈니스’가 아니다.
  • ‘글로벌(빅마켓)’ 노리지 못 하면 하지 말자.
  • ‘마켓 핏(Maket fit)’이 적합하지 않으면 절대 하지 말자.
  • 성공은 ‘운’이다. 팀이나 실행력보다 적시와 적합한 제품이 중요하다. 어지간하면 창업하지 말자.
  • 창업을 한다면 좋은 사람들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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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날 김종화 대표와 청중간 질의응답 내용이다.

적시(right timeing)에 적절한 제품(right product)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우리는 잘 되는 것과 남들이 안 하는 걸 빨리 했다. 봉봉은 내 머리속에서 시작된게 아니라 해외와 한국에서 잘 되는 것 같아서 시작했다. 성공사례가 있는 것을 보고 빨리 움직인거다.

함께할 파트너는 어디서 찾나?

나의 경우 넥슨과 네이버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많다. 네오위즈에서 함께 병역특례한 친구들과 사업을 여러번 같이했다.

직장 경험이 없다면, 좋은 스타트업에 가서 일을 해보는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주커버그, 에반 스피겔이 대학 중퇴 후 창업을 해 성공했지만, 우리는 그런 깜냥은 아니지 않나? 나는 넥슨이나 NHN 등이 스타트업일 때 합류해서 마음맞고 능력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여러가지로 좋은 경험이 되었고, 여러분도 그러리라 본다.

함께한 코파운더 혹은 팀원끼리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어떻게 극복했나?

관계가 안 나빠지려면 서로 솔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지인과 창업한 첫 날 대판 싸우고 절교할 뻔 했다. 사업을 함께할 때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따라온다. 그때는 서로 솔직한게 중요하다. 모든 것을 오픈해야 한다.

그리고 결과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싸움을 하거나 우기면 안 된다. 논쟁에서 진 것이 창피할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토론이 일어날 때 명확해야 하는 것은 자존심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어떤것이 회사에 좋은지다. 그런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협업을 하다보면 갈등은 완화된다.

창업을 하고나서 가장 후회한 때는 언제인가? 그리고 앞선 두 회사 매각 후 다른 기업에 재직했는데, 다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후회는 수시로 한다. (웃음) 윙버스 매각후 직원으로 회사에 들어갔을 때 월급날 너무 좋았다. 사업할 때 없는 기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한 이유는 아직까지 성공을 못 해서, 다음에 하면 더 성공할 것 같아서다. 뿌듯한 결과물을 못 만들어 낸 것에 맺힌 것이 있다.

두 번째 창업은 경제적인 동기가 컸지만, 세 번째 창업인 봉봉은 글로벌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동기가 컸다.

과거 창업에서 어떤 기준으로 매각 결정을 내렸나?

정답은 없다. 윙버스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년 간 매출 한 푼 없었고, 4년 째 궤도에 올라 연말에 브렉이븐(break even)은 될거라 봤다. 그런데 리먼사태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안 갔다.

데일리픽 때 살펴보니 티몬이 하루에 서울에 4개 지방까지 9개 딜을 올리더라. 우린 하루에 하나 올렸다. 스케일 싸움이 되는 과정이었다. 스케일 싸움은 우리가 잘 하는게 아니라 봤다. 그래서 티몬과 합치게 되었다.

봉봉만의 소셜 네트워크 전파 비결은 뭔가?

영업비밀이다. (웃음)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의 트래픽 대부분은 사용자가 공유한 것에서 나온다. 그래서 여러 결과값 별로 따로 모니터링을 한다. 결과값A, B, C 를 두고 나쁜건 바꾼다. 좋은 결과값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찾는거다. 그렇게 효과를 봤다. 잘 안되던 것도 튜닝을 잘 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공유율을 봤고, 현재는 다양한 변수를 보고있다. 키 변수를 찾아 어떻게 매니지먼트 할 수 있을지 본다. 그것이 나름 잘 먹혔던 것 같다.

봉봉 이후 생각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나?

다른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봉봉은 이제 1년밖에 안 됐다. 여러나라에서 반응이 좋지만, 히트 콘텐츠가 있으면 올라갔다 없으면 내려갔다 한다. 이것을 안정화된 수치로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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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요한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연예인을 따르는 사생팬처럼 스타트업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