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chain스타트업

“수수료는 낮게, 속도는 빠르게, 이용은 간편하게” 해외 송금 서비스를 혁신한 ‘센트비’

최성욱·정상용 공동대표는 연세대학교 ‘GMT(세계경영트랙)‘ 동아리 활동 시절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 대표는 외환중개사 일을 마무리한 후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정 대표는 글로벌융합공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에 머물고 있었다.

창업에 앞서 최 대표는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업을 제안하던 최 대표에게 정 대표는 “그런데 형, 비트코인 관심 있어?”라며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을 설명했다. 이상적인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은행이 아니면 해외 송금 서비스가 불가능한 국내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러던 작년 5월,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핀테크 업체에도 외환송금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난 것이었다. 지금이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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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센트비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최성욱 공동대표(32), 정상용 공동대표(29).

해외 송금이라면,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가.

우리는 유학생과 이주노동자, 이 두 고객을 명단에 올려놓고 전 세계 시장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친구의 친구, 선후배만 모아도 일정 고객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미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미국 법률이 큰 장애물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국내외 송금 서비스를 하려면 ‘Money Transmitter License’ 등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주별로 다른 자격조건을 맞춰서 각각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하고, 길게는 1년이 소요되며, 보험도 주별로 가입해야 한다. 설사 이런 과정을 모두 통과한다 해도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고 하면 높은 자본금을 요구했다. 이미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는 대기업이 신기술을 도입하여 서비스하는 방식 외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미국 은행은 보수적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가장 큰 소액 송금 시장인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렸다.

동남아 시장이라.

우리가 서비스를 만들 때 벤치마킹한 필리핀 핀테크 스타트업이 있었다. 전 세계에서 필리핀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비트코인 해외 송금 서비스 ‘리빗(REBIT)‘을 만든 회사인데, 마침 우리나라에 잠시 들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작년 9월 말에 이들을 직접 만나 파트너십을 맺고, 필리핀 직원을 채용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하여 올해 1월 31일 필리핀 시장을 우선 대상으로 국내 이주노동자들에게 서비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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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센트비‘는 은행보다 최대 80% 저렴한 수수료로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한국-필리핀 송금 서비스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blockchain)’과 ‘풀링(pooling)’ 방식을 통해 서비스를 구현하였고, 국내 최대 시중은행인 KEB 하나은행과 MOU 협약을 맺으면서 해외 송금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사용방법은 크게 회원 인증 – 송금 신청 – 입금의 3단계로 나뉜다. 먼저 센트비에 회원가입 후 인증절차를 거친다. 그다음 송금신청페이지에 가서 송금액을 입력하면 상대방이 받는 실제 금액을 자동 계산되어 보인다. 이를 확인 후 송금받을 장소(은행/픽업센터/페이빌)를 선택하고, 수취자 정보를 입력하면 송금신청이 완료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는 센트비 법인 계좌로 송금해야 할 금액을 입금하면 평균 1시간 이내로 송금이 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원리는.

기존 해외 송금 서비스가 복잡하고, 느리고, 비싼 데에는 전 세계 은행 연결망 ‘스위프트(SWIFT)’의 한계점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 망에서는 전 세계 은행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되므로 식별은 가능하나, 송금은행과 수취은행 간 신용을 보증해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중간에 ‘중개 은행’이 끼어 업무처리를 하다 보니, 보내는 금액이 많든 적든지 간에 은행 3곳에서 송금수수료,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 등을 포함한 총 4~6만 원의 고정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여러 중개 은행을 거치다 보니 미국의 경우 1일, 유럽의 경우 최대 10일 정도의 긴 송금 기간이 걸린다.

센트비는 이 연결망을 이용하는 대신 각 국가의 다양한 네트워크 사업자와 손잡고 여러 플랫폼을 직접 연결하였다. 더군다나 동남아시아의 경우 은행 인프라가 잘 갖추어지지 않아서, 은행으로의 송금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에 센트비는 ‘Cash Pick-up’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전기세, 수도세 등의 공과금 납부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취인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센트비는 국가 간 비트코인 전송이 자유로운 특성을 기반으로 ACT(Algorithm Currency Trading) 방식, 소액송금을 하나로 모아 송금하는 풀링 방식을 통해 수수료는 낮추고 송금 속도는 빠르게 하였다. 한편, 은행이 사용하는 환율 대신 매매기준율을 사용하는 점도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사용자 반응이 궁금하다.

“God bless you.”라는 피드백이 제일 많다. 대개 이주노동자분들은 토요일까지 일하다가 일요일이 돼서야 겨우 송금 신청을 하려고 은행에 가서 한두 시간씩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주말을 송금 때문에 몇 시간씩 허비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 필리핀 직원들은 “자국민을 위해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라며 감동하더라.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우선 6월 내로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6개국 이상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3년 후에는 해외 송금 서비스에서 파생되는 상품까지 사업을 확대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 간 금융 장벽을 허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아내가 사준 머그잔에 “Do more of what makes you happy(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걸 더 많이 해라.)”라는 문장이 쓰여있었다.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창업을 시도했다. 물론 한 번도 큰 회사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데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도 있었지만, 외주개발을 통해 혼자 돈을 벌어보면서 이를 극복하였다. 그래서 ‘내가 먹고사는 건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니, 내 나름의 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도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후배들에게 제일 많이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베르세르크’라는 만화책에서 나오는 말인데,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어.”라는 말과, 첫 번째 인턴 생활을 했던 회사의 팀장님께서 말씀해주셨던 “문을 열기 전에는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라는 말이다.

요즘에는 “정답이 없는 게 정답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을 나 자신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많이 해주는 편이다.

원문“수수료는 낮게, 속도는 빠르게, 이용은 간편하게” 해외 송금 서비스를 혁신한 ‘센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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