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홍콩서 광둥성 선전까지 14분…대륙 동북부를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든 주역
중국 광둥성 선전과 홍콩을 단 14분이면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올해 하반기 광저우와 선전, 홍콩 등을 잇는 ‘광선강(廣深港) 철도가 정식 개통되며 대륙과 홍콩 거리가 크게 가까워진 것.
해당 노선은 홍콩에서 광둥성 선전시, 광저우시와 동관시를 거쳐 최종적으로 상하이, 베이징에 도착하는 라인이다. 최대 시속 350km로 달리는 이 고속 열차를 통해 선전 푸티엔까지는 14분, 멀리 종착지라 할 수 있는 수도 베이징까지는 9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기존 일반 열차로 홍콩과 선전, 홍콩과 광저우 일대로 이동 시 이용객은 각각 1시간 30분에서 2시간 40분까지 소요됐다. 출입국 수속까지 감안하면 짧게는 2시간에서 5시간 걸리던 시간을 고속열차가 대폭 줄었다.
광선강 노선은 정식 개통이 된 이후 일평균 약 110대의 열차가 대륙과 홍콩을 오가는 중이다. 중단거리 열차는 약 100대, 베이징과 동북부 지역까지 닿는 장거리 열차는 약 13대가 운행 중이다. 홍콩에서부터 대륙 동북부까지 거침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용 요금은 일반석 기준으로 홍콩서 광둥성 선전 푸티엔역까지 68위안(한화 약 1만 1천 원, 77홍콩달러 일반석)이다. 광저우남역까지는 215위안(약 3만 5천원), 베이징, 상하이는 각각 1,077위안(약 17만 6천원), 1,008위안(약 16만 5천원)이다. 종착지인 베이징은 한화 17만 원 정도의 요율이다.
다만 절대 이동시간은 대폭 단축되었지만, 국경을 넘는 경로이기에 타기까지의 과정이 편리한 것은 아니다. 홍콩에서 중국, 중국에서 홍콩행 열차를 타기 전 출국과 입국 신고를 동시에 해야하고 그에 따른 짐 검사도 몇 차례 받아야 한다. 소위 ‘일지양검’ 방식이다. 시작과 끝에 각각받던 중국 본토와 홍콩 출입국 심사를 출발시 한 번에 받는 것이다. 때문에 푸티엔역까지 이동시간은 14분이었지만 출입국 수속으로만 40여분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속철에는 중국 동북부 육상 운송 수단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과 광저우, 선전 등 대륙을 잇는 해당 노선은 일평균 약 15만 명의 유동인구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상반기 기차를 통해 홍콩과 대륙을 오고간 이들의 수는 약 1억8400만 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고속열차를 통한 일평균 이용자 수는 대략 5만 명 수준으로 당초 중국 정부의 예상치(8만 명)보다는 낮지만 서비스 초기임을 감안하면 시작이 나쁘지는 않다.
한편, 광선강 노선은 중국정부가 지난 10년 간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大湾区) 발전 계획의 일부다. 이 전략으로 고속철과 함께 추진되어 올해 10월 개통한 강주아오 대교(港珠澳大桥 Hong Kong-Zhuhai-Macao Bridge)는 전장 55km에 달하는 세계 최장 해상교량이다. 14조 원이 투입된 대교는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Y자 형태로 연결하는 형태로 세 지역의 이동경로를 압축적으로 좁혔다. 광선강과 강주아오는 향후 인재와 금융, 제조를 연결하는 경로이자 밀접한 경제권역으로 묶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하 홍콩 서카오룽역에서 광둥성 선전 푸티엔역까지의 이동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