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인터뷰

[Platum’s Story] 플래텀 조상래 대표 “스타트업의 관작루(鸛雀樓)가 될 것”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 해를 맞이 하는 설렘이 공존하는 2013년 마지막 날. 플래텀의 1년을 돌아보기 위해 플래텀의 조상래 대표(이하 조)와 손요한 이사(이하 손)를 직접 취재했습니다. 직장 상사인 두 분을 인터뷰이로 마주하니 마음이 참 묘했는데요. 함께 하는 식구로서 두 분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본 인터뷰는 2013년 12월 30일, 플래텀 사무실 1층 커피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플래텀 조상래 대표

이가은 기자(이하 이) : 플래텀의 막내인 제가 플래텀의 2013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함께 가질 수 있어 영광입니다. 이와 비슷한 시간을 1년 전인 2012년 12월에도 가지셨던데요. 1년 전 그렸던 그림이 어느 정도 현실화 됐는지요?

: 플래텀(Platum)을 운영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1년 전 좌담회를 통해 이야기한 것처럼 미디어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한 것 같아요. 포털검색, 뉴스제휴를 비롯하여 다양한 서비스에 콘텐츠가 제휴, 공급되고 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중화권 ICT 소식 및 국내의 스타트업 소식을 중화권에도 알리는 일도 착착 진행되고 있고요.

이 : 플래텀의 대표 컨텐츠 중 하나가 국내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인터뷰잖아요? 이를 위해 취재를 참 많이 하셨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타트업은 어느 곳이었나요?

: 1년 동안 정말 많은 스타트업을 방문, 다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에 남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디바인인터랙티브 노장수 대표님의 인터뷰였습니다. 홍대 쪽에 운영하고 있는 카페를 찾아가는데 지도를 보면서 한참 헤매기도 했고요(웃음). 노장수 대표님은 그라폴리오 플랫폼에 대한 애정과 가능성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 에너지에 취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2시간 동안 정신없이 주거니 받거니 했죠. 그리고 갑자기 비까지 내려서 우산까지 빌렸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그라폴리오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세상에 소개하고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소위 ”창작자들의 놀이터” 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7월에 NHN의 54번째 계열사로 편입되기도 했습니다.

이 : 이사님은 어떠세요? 기사를 많이 쓰시다 보니까 보는 눈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 특정 기업이라기보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지못해 일한다는 느낌을 받는 곳도 있고 자신의 일을 정말 즐기는 곳도 있어요. 특히 자신의 삶과 일을 사랑하는 사람,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 딱 느껴져죠. 그런 분들이 참 기억에 남아요.

: 만나보면 느낄 수 있어요. 10분만 이야기 해보면 얼마나 이 서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거든요. 또 자신의 서비스에 대해 어떠한 공격이 들어와도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곳. 그런 분들이 실제로 즐겁게 일하고 있기도 하고요.

이 : 저 역시도 그런 분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게 즐거워 플래텀에 오게 됐습니다(웃음). 플래텀이 특화된 또 다른 부분은 중화권 비즈니스 네트워킹인데, 이 일을 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 1년 동안 중국, 대만을 오가면서 중화권 현지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11월 열렸던 테크크런치 상하이에서 정말 많은 분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그 중 대만 현지 스타트업인 Punapp 대표와의 인연으로 이번 12월 대만 출장이 이어졌습니다. 그들의 소식을 알려면 역시 현지에서 많이 교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 혹시 이사님은 중국 출장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있으셨나요?

: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것 자체가 즐겁죠. 유럽은 그렇게 많이 왔다갔다 했는데 중국과 대만은 이번에 처음 가봤으니까요. 열기는 확실히 있었어요. 대만 쪽에 한국의 디캠프와 같은 창업 관련 센터가 있었던 것도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던 건, 우리나라는 강연이 끝나고 Q&A를 받잖아요? 거기는 그냥 중간 중간에 손을 들고 치고 들어오더라고요. 40분짜리 강의가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가미되어 1시간 20분 정도로 늘어나더라고요. 강연자는 당황스러울수도 있겠지만 저는 나쁘지 않게 봤어요.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모습도 좋았고. 재밌었어요.

이 : 2013년을 돌아봤을 때 플래텀에게 가장 기뻤던 일은 무엇인가요?

: 지난 11월 테크크런치 상하이 행사 운영사로 선정되어 국내 12개 스타트업과 함께 중국을 갈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소 촉박한 준비기간으로 쉽진 않았지만, 플래텀을 중화권에 많이 알릴 수 있었던 기회였지요. 미디어 스폰서로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저녁 만찬 시간엔 텐센트의 부회장, 디엔핑 대표 등 만나기 어려웠던 현지 VC, 스타트업, ICT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이 : 그 분들이 플래텀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땠나요?

: 공통된 피드백은 ‘우리도 한국 소식을 많이 알고 싶은데 다 대부분의 정보가 한국어로 되어 있어 한계가 있다. 플래텀이 한국에 있는 큰 기업 말고 스타트업의 소식을 많이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였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그 부분에 더 포커스를 맞출 생각입니다.

이 :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 해주신다면요?

: 중국어 기사 번역 작업을 조금 더 빈도수를 높여 진행할 생각입니다. 내보내고 있는 기사 중에 중화권에도 알릴만한 컨텐츠는 바로 번역을 해서 제휴돼 있는 매체들에게 보낼 예정이에요.

이 : 손이사님은 테크크런치 이 외에 기뻤던 일이라면 언제를 꼽으시겠어요?

: 저는 매일 매일이 기뻐요(웃음). 매일 발행시간에 맞춰 계획된 대로 글을 무사히 릴리즈 시키는 것 자체가 희열이죠. 

이 : 일상이 기쁘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입니다. (웃음) 그럼 반대로요. 1년을 돌아봤을 때 조금 아쉬웠던 일은 없으셨나요?

: 플래텀도 스타트업이잖아요. 올해 매출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시기가 터닝포인트 되기도 했고요. 당시엔 정말 많이 고민을 했지요.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그 고민의 결론이 중화권에 집중을 해야겠다는 거였어요. 물론 그 전에도 중화권 소식을 알려오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다른 미디어들과의 차별점은 중화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 여름에 고벤처포럼에 발표자로 나가게 됐고 중국 소식을 고정으로 알릴 수 있었어요. 8월에는 중국 소셜 마케팅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 : 힘들다고 느낀 시기에 오히려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인가요?

조 : 어떻게 매출을 내고 생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단순히 미디어의 광고 매출이 아니라 조금 더 중화권에 포커싱을 맞추어서 나가는 방향으로 굳힐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에 기회가 되어 11월에 테크 크런치도 가게 됐고요. 금년에 테크 크런치를 하면서 레퍼런스를 많이 쌓아놨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중국 쪽으로 확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 저도 무척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현재 플래텀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 하시나요?

: 다른 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중화권 소식을 심도있게 전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직은 생소한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Greater China) ICT 소식 및 스타트업 소식을 꾸준히 독자 분들께 전달하려고 해요. 아울러 스타트업과 관련된 각종 행사의 발 빠른 취재 역시 플래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래텀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손요한 이사님의 역할이 큽니다. 

플래텀 손요한 이사

이 : 앞으로 저도 한 몫 할 수 있도록, 많이 뛰겠습니다. 플래텀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올해 상반기까지는 국내 소식을 중화권 제휴 미디어로 송고했으나, 최근에는 다른 업무에 집중하느라 다소 빈도수가 줄었습니다. 이 부분을 더 신경쓰려고 해요. 중화권 ICT,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국내 스타트업을 더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내년에는 필진 영입, 사이트 리뉴얼 등 외형적 부분과 내형적 부분도 보강하려 합니다.

이 : 또 다른 사업적 계획이 있다면요?

: 국내에서 중화권 소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조찬 모임을 만들 생각이에요. 현지에서는 한국의 서비스들을 데모데이 형태로 피칭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볼 생각이고요. 이 부분은 플래텀 이름을 내걸고 진행할 수 있도록 중국에 있는 미디어들과 논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중화권 뿐 아니라 손이사님의 전문 분야인 러시아 네트워크 확장도 계획하고 있습입니다. 중화권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권 소식은 영어로 접하기 어렵기도 하고, 접하더라도 번역과정이 있어서 정보가 전달되는 시간이 많이 늦어요. 국내 같은 경우는 하루에서 하루 반 정도가 늦어지거든요.

: 틈새인 거죠. 대표님의 강점이 중화권이라면 저한테는 러시아권이 될 텐데요. 이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시각으로 제대로 다루는 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수요도 있고요.

이 : 2013년 동안 꽤 좋은 성과를 얻었고 2014년을 준비하는 것도 어느 정도 탄탄하다고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2013년 현재 플래텀을 평가한다면 어떠신가요? 100점 만점에?

: 글쎄요. 연 초에 소박하게 계획을 잡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올해 성취하고자 했던 목표는 대부분 이룬 것 같습니다. 제 점수는요, 90점 정도요?

: 겸손하게 60점 이럴 줄 알았는데 후하게 주셨네요(웃음).  

이 : 나머지 10점은 뭔가요?

: 부족한 부분이 더러 있기도 하고. 홈페이지 리뉴얼이나 기타 정비해야할 부분이 있으니까. 더 잘하겠다는 마음인거죠.

이 : 이사님은 어떠세요?

: 전 언제나 100점입니다. 뒤돌아 보기보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입니다. 

이 : 쿨한 이사님 다우십니다. 이제 막바지가 되어 가는데요. 조금은 식상한 질문일 수 있지만 플래텀이 앞으로 어떤 미디어로 자리매김 하고 싶은신지요?

: 언제나 같아요. 스타트업에게 정말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미디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면, 스타트업의 성과 뿐만 아니라 그들의 과정도 주목해야 한다고 봐요. 저흰 이 부분을 잘 살리고 싶어요.

: 플래텀도 잘 알려진 스타트업을 다루긴 합니다만, 사실 주요 타겟은 아니에요. 그 분들은 이미 다른 매체에서 많이 다뤄주니까. 그런 곳 보다 정말 얼리스테이지에 있는 기업들이 우리의 주요 고객(?)이에요. 우리와 인터뷰를 한 기업이 예외없이 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습니다. 

플래텀 이가은 기자

이 : 1년 동안 함께 해준 파트너와 필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파트너 여러분이 있었기에 플래텀이 지금까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현업에서 바쁘시겠지만 그분들이 경험과 지식이 플래텀에게는 더없이 소중합니다. 플래텀이 의미하는 바, ‘지혜를 나누는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아유, 정말 감사하죠. 저희를 믿고 함께 해준다는 것 자체가. 나중엔 정말 최고의 대우를 해드릴 수 있도록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죠.

이 : 농담 삼아 던집니다. 저라고 일컫진 않겠습니다만 새 직원을 들이셨는데요. (웃음)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요?

: 이번 12월에 열정이 넘치는 이가은 기자가 플래텀으로 합류했습니다. 작은 회사다 보니까 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보이지 않지만 일일이 나열하면 끝도 없죠. 자신의 몫을 잘 찾아서 적응 할 수 있으면 좋겠고 많은 일 들 중에 가은님이 조금 더 관심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그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러 할 일들 중에서도 기본적으로 본인이 해야 할 부분이 있고 따로 키워 나가야 할 부분이 있거든요. 그 부분을 스스로 찾아가는 게 중요해요.

이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사님은, 말씀 없으세요?

: 2013년 마음 편했지. 이제 죽었어 넌. (웃음) 

이 : 감사히 함께 느끼겠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플래텀을 사랑해주는 독자 분들께 멋지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하얀 해 서산으로 지고, 누런 강물 바다를 향해 흘러 들어간다. 천리 밖까지 바라다보려면, 누대 한 계단 더 올라가야지’ 라는 왕지환의 시 등관작루(登鸛雀樓)가 있습니다. 올해 시진핑 주석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했을 때 건넨 선물이 바로 등관작루 서예작품이었고 그 덕에 더 유명해지기도 했지요.

이 시는 높은 곳에서 올라 더 멀리 볼 줄 알아야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요지를 담고 있는데요. 플래텀은 앞으로 여러분이 비즈니스를 하는데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관작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플래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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