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59] 빅터 칭 미소 대표 “美 증시 상장벨 울리고 직원 부자로 만드는 것이 목표”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려면 말도 안 되는 일을 시도해서 성공하는 경험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유니콘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미국 벤처캐피탈(VC) 에일린 리가 2013년 최초로 사용한 ‘유니콘’ 개념은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평가된 비상장기업을 의미합니다. 각국에서 유니콘기업 현황은 창업·벤처 생태계를 넘어 경제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015년 8월 청소 서비스로 시작해 홈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미소는 미래 유니콘으로 평가받는 스타트업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증명해냈고 올해 서비스 거래액 총합은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서비스 확장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소의 비즈니스 모델은 ‘스타트업계의 하버드’로 불리우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서 투자 유치로 인정받았습니다. 미소는 2016년 와이콤비네이터 배치 프로그램에 선발된 데 이어 올해 YC 컨티뉴이티 펀드(YC Continuity Fund)의 ‘YC 성장 프로그램(YC Growth Program)’에도 선정되었습니다. 현재까지 회사의 누적 투자 금액은 120억 원 규모이고 올해 시리즈B 투자유치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미소는 인재 유치 전쟁 중인 스타트업씬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전 사원에게 1만 주 상당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죠. 미소의 주식은 비상장주식임에도 실제로 재직 중인 직원에 의한 매도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전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스톡옵션은 회사 성장의 과실을 전 직원과 함께 나누고 싶은 창업자의 의지가 담겼습니다.
“미소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든 직원들이 정당한 대가를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말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 미소가 유니콘이 되고 상장 기업이 된다면 가능할 겁니다.”
미소의 창업자이자 네 차례 창업을 경험한 빅터 칭 대표에게 회사의 스케일 업 과정에 대해 들었습니다.
2015년 8월 창업한 미소가 어느덧 6주년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회사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 스케일업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면 어떠세요.
‘참 멀리 왔구나. 이룬 게 많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미소를 처음 창업할 때의 목표는 2시간짜리 서비스를 출시하는 거였습니다. 그전까지 시장에서 제공하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는 4시간부터 가능했거든요. 3시간, 2시간 가사도우미 서비스의 수요가 있었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3시간, 2시간짜리 짧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수지가 맞지 않았던 게 이유였죠. 클리너분들이 4시간 이하 서비스로는 하루에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두기가 어려워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겁니다.
2시간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 1~2인 가구로까지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1~2인 도시 직장인 가구한테까지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봤고요. 저희는 데이터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클리너분들이 만족할만한 2시간, 3시간 일자리들을 추천했어요. 기술 회사답게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했습니다. 클리너분들이 일하는 방식, 위치, 선호하는 일자리 특징과 들어온 주문의 위치 등을 살폈습니다. 그 뒤에는 데이터에 맞게 클리너 분들에게 일자리를 추천해 드렸죠. 하루에 4시간 청소하시는 분들에게 바로 근처에 있는 2시간 일자리 두 개를 소개시켜드리는 식이죠. 그러면 시간당 급여는 2, 3시간 청소가 더 높으니깐 클리너분들에게도 이익이고요. 미소는 가사도우미 시장을 폭발적으로 확대시켜서 스케일 업을 이룰 수 있어서 좋은 거고요.
그렇게 업계 최초로 2시간 청소 시스템을 출시한 게 2019년 2월이에요. 같은 해부터 클리너분들이 고객님한테 받은 평점을 기반으로 보너스 제도도 운영했고요. 미소와 오랜 기간 일을 하시면서 좋은 고객 평가를 받으신 분들을 제대로 우대해드렸죠. 평균 고객 평점으로 나타나는 서비스 품질도 실제로 향상됐고요. 2016년과 2018년에는 와이컴비네이터 등 최고의 실리콘밸리 투자사로부터 시드 투자와 시리즈A 투자도 받았습니다. 축하하기에 충분한 많은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미소가 네 번째 창업입니다. 앞서 공동창업자로 참여한 스포카, 요기요는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본인에게 창업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떤 목적, 비전을 가지고 이 업(業)을 이어가고 있나요?
예전부터 제 손으로 의미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게 꿈이었어요. 큰 회사에 들어가서 인정받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겠지만, 내가 창업하는 회사를 키워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죠. 한 명의 개인으로서 주도할 수 있는 변화의 크기 자체가 다르니까요. 저도 ‘욜로(YOLO)’족이에요. 인생은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을 열심히 즐기는 욜로족들과는 달라요. 인생 한 번 사는 거니까 사는 동안 최대한의 큰 변화,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싶습니다. 저로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방법이 스타트업이예요.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고, 스타트업 창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에 제 열정을 쏟아붓는 게 좋습니다. 스타트업은 제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도구죠.
스타트업 운영은 창업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도전이에요. 도전인 이유는 정해진 규칙도 없고, 어떻게 하라고 시키는 사람도 없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이거든요. 저는 미소에 몸담은 모든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의 기회를 잡아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금전적으로도요. 스타트업의 매력은 다양한 직무에서 소중한 경험을 하며 스스로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있고, 스톡옵션을 통해서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을 보수를 챙길 수 있다는 것도 있거든요. 미소 팀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회사가 제대로 커서 오랫동안 몸담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제대로 된 보상을 주고 싶어요. 그게 사업가로서 제 목적과 목표 중에 하나입니다.
미소는 모든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제시해요. 스톡옵션을 일부 리더급 직원에게만 주는 혜택이 아니라 개인과 회사가 동시에 성장으로 혜택을 볼 수 있게끔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소가 유니콘이 된다면, 미소 직원들은 1인당 평균 27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갖게 됩니다. 27억 원은 저를 포함한 창업 멤버들을 제외한 숫자에요. 저나 일부 초기 멤버들이 가진 지분을 빼고도 현재 직원들이 미소의 성장을 통해서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이 그만큼인 거죠. 스타트업들은 급격히 성장하지 못하면 금방 문을 닫아야 하는 곳이에요. 물론 속한 직원들에게도 회사가 커지는만큼 개인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도전인 셈이고요. 직원들이 나중에 퇴사할 때 현금으로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금액만큼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미소의 스톡옵션은 휴지조각이 아니에요. 지금 단계에서도요. 실제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작년에 기존 투자자가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어요. 그래서 당시에 재직 1년이 넘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에게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죠. 그때 평가된 기업 가치가 약 1000억 원 정도였습니다. 기회가 있었지만,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던 분들 중 10% 정도만이 주식을 매도했어요. 회사 직원 대다수가 미소 주식 보유를 택했다는 사실은 내부 구성원들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소의 스톡옵션은 요식행위가 아니라 비전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최종 목표는 미소를 유니콘 기업 그 이상으로 키우는 거에요. 미소는 현재 가사도우미 뿐 아니라 70여개의 다양한 홈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집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무궁무진해요. 미소 고객이 집에서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면 곧바로 제공받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꿈꾸고 있어요. 미소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홈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반드시 기업 가치 10억 달러의 유니콘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미소는 최근 누적 주문 3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가사도우미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현재 이사, 입주청소, 인테리어, 펫시팅, 사무실 청소등 70여 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월 매출 기준으로 2021년 1월에 비해 2021년 4월은 45% 성장했습니다. 올해 전체 회사 서비스 거래액의 총합은 10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숫자를 보시면 미소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고 있어죠.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역할이 가장 크겠지만, 팀의 힘도 중요합니다. 미소 구성원, 임직원들의 강점은 뭐라고 보세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O2O 비즈니스라는 게 결국 24시간 돌아가는 사업이에요. 고객의 주문과 요청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누군가는 항상 응대를 해야 합니다. 다행히 미소 팀원들은 저처럼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은 의지, 성장에 대한 갈망이 강한 사람들이에요. 남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고, 실제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의지가 있습니다. 미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올바른 방식으로 열심히 일하자(work hard on the right things)”인데, 무엇을 열심히 할지를 명확히 하고, 실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팀이에요. 스타트업에는 그만한 강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홈서비스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그리고 미소는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O2O 스타트업은 고객이 수요와 공급 양쪽에 존재해요. 자연히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와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파트너 분들에게 미소가 내세워야 하는 가장 큰 셀링 포인트는 일자리가 많다는 거에요. 하지만 충분한 고객 숫자가 확보가 안되면, 파트너분들한테 우리와 함께하자고 설득할 수가 없어요. 반대로, 고객이 미소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앱에서 질문 몇 개에만 답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파트너가 부족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 편리한 프로덕트의 의미가 없어요. 파트너는 고객이 없어서 플랫폼을 외면하고, 고객은 파트너가 충분하지 못해서 외면하는 일이 생길 수 있는 거죠.
다행히 미소는 고객 수 성장이 파트너 수 성장으로 이어지고, 높은 파트너 수가 다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꾸준히 구축해 왔어요. ‘플라이휠(Flywheel, 선훈환 구조)’이 탄탄한 거죠.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게 미소의 가장 큰 역량이에요. 편리하고 간결한, 좋은 프로덕트로 고객 수요를 끌어 오고, 그 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객분들을 서비스를 진행하시는 파트너 분들과 연결해 드리는 거죠.
이렇게 탄탄한 플라이휠 덕분에 파생되는 중요한 강점이 있어요. 바로 압도적인 데이터 양입니다. 누적 주문 건수 기준으로 저희는 홈서비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에요. 누적 주문 건수가 300만 건이 넘는데, 이게 전부 미소의 데이터가 됩니다. 머신러닝에 기반한 정교한 추천 시스템을 제공하기에 가장 적합한 홈서비스 기업은 미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테크와 빅데이터의 힘으로 저희는 2~3시간 청소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훨씬 저렴하게 제공하면서도 클리너분들에게 가장 높은 시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미소가 차별화되는 또다른 지점은 디테일에 있습니다. 미소는 파트너와 고객의 문제를 살필 때 데이터를 피상적으로만 보지 않아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려고 하죠. 데이터 자체는 고객이나 파트너의 감정적인 불만을 말해주지 못해요. 숫자로만 의사결정을 하면 고객이 서비스에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나, 파트너가 일하면서 어느 지점에서 감정이 상했는지 알기 어렵죠. 그래서 저희는 자주 전화로 파트너와 고객의 의견을 물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지만, 데이터를 피상적으로만 보지 않고 고객의 감정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려고 합니다.
실례되는 말이겠지만, 국내에서 청소와 세탁 등 홈서비스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미소를 비롯해 워시스왓(세탁특공대), 의식주컴퍼니(런드리고), 생활연구소(청소연구소) 등 기업이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란듯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국 홈서비스 시장의 미래는 어떨거라 전망하세요. 지금보다 더 커질까요? 코로나19의 영향은 없을까요?
한국의 홈서비스 시장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1~2인 가구의 비율은 늘고 있고, 우리는 살면서 항상 다양한 주거 관련 서비스를 필요로 하니까요. 하지만 미소의 미래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도, 확장된 홈서비스 플랫폼도 아닙니다. 고객들의 일상 속 삶의 질을 개선하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미소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가사도우미, 이사, 입주청소, 펫시팅 등의 서비스뿐 아니라 요가 지도사, 가전 제품 수리 및 설치 기사, 전기 배선, 인테리어 부분 시공, 쿠킹 클래스 등의 서비스까지 앱 하나로 요청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10년 전까지만해도 결제와 배송 측면에서 너무나도 어려웠던 이커머스가 어느새 우리 일상의 당연한 일부분이 되었듯, 앱으로 가사 도움을 받고, 취미로 하는 베이킹을 도와줄 수 있는 선생님을 주말에 부르고, 집안 인테리어를 도와줄 전문가를 앱으로 구하는 미래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소의 미션이 “우리는 현실의 삶을 개선하는 기술을 만듭니다(We build technology that improves our lives offline)”인 이유는 여기서 나오죠. 홈서비스가 생활 밀접의 모든 서비스 영역으로까지 확대하면 미소가 확장해 나갈 부문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소의 미래를 홈서비스를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정의한다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은 전체 홈서비스 시장 규모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미소가 YC 컨티뉴이티 펀드의 ‘YC 성장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유니콘으로 분류되는 샌드버드(2018년)에 이어 두 번째 한국 스타트업입니다. YC 성장 프로그램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에 초대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요?
와이콤비네이터는 그로스 프로그램에서 50인 이상 규모로 성장한 후기 스타트업들의 추가 스케일 업을 위해 조언을 주고, 참가 스타트업 CEO를 대상으로 네트워킹 모임을 진행합니다. CEO의 역할, C레벨 임원진 고용, 개발자 물색, 마케팅과 세일즈 팀의 조화, 구성원과 회사의 동반 성장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6주간의 프로그램입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그로스 프로그램의 목적을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스케일 업을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에 집중하고,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다른 창업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로스 프로그램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YC 선정 후기 스타트업간 네트워크의 촉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와이콤비네이터에 선정된 1200여 개가 넘는 기업 중 50인 이상의 직원을 가진 곳은 100곳에 불과합니다. 와이콤비네이터가 여러 기업들을 선정했지만, 실제로 건실하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소수인 거죠. 스타트업계의 하버드라고 불리는 와이콤비네이터 네트워크도 일정 규모 이상의 후기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자사 네트워크가 약해지면서, 이들을 “다시 묶기(rebatch)” 위해 그로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거죠.
그로스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선정 기준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가’입니다. 1200여개가 넘는 YC 기업들 중에서 하나의 배치(batch)에 1015개 기업, 1년에 2030개 기업만 선정되는 셈이니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죠. 미소가 그로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건 YC로부터 유니콘이 될 만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 한 투자자에게 미소가 YC의 그로스 프로그램에 성장됐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몇 개의 스타트업이 선정됐는지 묻더군요. “10개 정도의 기업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소수만 누릴 수 있는 거(exclusive)고, 대단한 거 아니냐”고요. 그만큼 YC의 영향력, 성장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YC 성장 프로그램은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가 후기 스타트업 펀딩 프로그램으로 졸업 기업들을 지원하는겁니다. 이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나요? 초기 스타트업과 성장 중인 스타트업은 지원 방식이 다를거라 보는데요.
그로스 프로그램은 참가한 회사들이 서로의 경험에서 배워나가는 네트워킹 중심의 프로그램입니다. 크게 두 가지의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지는데요, 첫 번째는 회사의 성장을 이끌 팀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초기 창업 멤버들로만 팀을 꾸릴 때는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들, 즉 임원진의 구성을 고민할 필요가 적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직원 숫자가 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외부에서 임원급으로 모시고 오게 되면, 모든 임직원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 예전만큼은 쉽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능력과 경험을 가진 새로운 리더십 팀을 꾸리고, 그들과 대표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찾아나가는 게 어려운 일이죠.
YC 그로스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이 규모가 커지면서 인력과 조직을 재정비하는 방법에 많은 조언을 제공합니다. 선발된 다른 스타트업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얻을 수 있는 통찰도 많고요. 문화를 스케일(scaling culture) 한다고 하는데,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기존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업무 방식과 사고의 틀을 학습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이 부분도 어렵지만 꼭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YC 그로스 프로그램에서 이야기됩니다.
두 번째 주제는 투자 유치입니다. 어떤 내용이 주로 이야기되는지 깊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각 스타트업이 벤처 투자자를 만나면서 겪었던 일들과 얻었던 통찰을 공유하며, 서로의 다음 단계 투자에 대한 조언을 주는 거죠.
시리즈A 이후 스타트업들은 사실 겪고 있는 문제들이 비슷해요.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고, 전사 임직원이 회사의 비전과 목표에 공감하도록 만드는 사내 문화 및 인적 자원 관련 문제와, 꾸준한 성장을 담보해줄 투자 유치와 관련한 문제가 프로그램의 가장 핵심적인 논의 내용입니다.
미소가 선발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테크기업, 글로벌 기업으로써의 가능성 등이 떠오르는데요.
와이콤비네이터의 눈으로 보기에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표로 증명되는 폭발적인 성장세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고 선발됐다고 생각합니다.
미소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목표로 하는 것은 뭔가요?
다음 단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시리즈 B 유치뿐 아니라 미소가 목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거죠. YC라는 소중한 기회가 덕분에 저희의 꿈이 실현되는 날짜가 앞당겨진다면 좋겠습니다.
현재 미소는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준비 중입니다. 앞서 120억 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했고요. 시리즈B는 여느 기업의 시리즈C 규모로 전망됩니다. 어느정도 규모를 계획하고 계신지, 그 자금으로 기반으로 무엇을 할지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앞선 투자 성격을 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 유치와 관련된 내용은 현재 시점에서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앞서 공개한 매출 지표 등을 보면 미소는 굉장히 가파르게 성장 중입니다. 시리즈B 투자 유치는 성장세를 더욱 가파르게 만들 수 있는 마중물과도 같은 역할을 하겠죠. 새로운 사업 분야에도 진출할 수도 있고, 마케팅을 더더욱 공격적으로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말씀하셨다시피, 저희의 시리즈B 라운드의 규모는 상당할 전망입니다. 성사된다면 몬스터 라운드(Monster round)가 될거라 예상합니다. YC 그로스 프로그램 선정이 저희의 다음 투자 규모,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투자유치를 받아본 유경험자입니다. 국내 투자와는 결이 다를거라 봐요. 국내 창업자들이 해외 투자자를 만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해외 투자자들은 어떤 부분을 주목해서 보나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항상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원해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하는 거죠. 에어비엔비나 우버처럼 기존의 시장을 뒤흔들고 새로운 혁신을 주도할 스타트업을 물색합니다.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킬 역량과 아이디어, 마음가짐을 모두 갖춘 기업가를 찾는 거죠.
지금까지 저희와 함께한 투자자들은 미소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꼭 필요한 사업 자금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미소와 방향성이 맞는 분들이거든요. 와이콤비네이터를 비롯해 소셜 케피탈(Social Capital), (AddVenture)애드밴처, 프라이머(Primer), 스트롱벤처스(Strong Ventures)등이 지금까지 함께한 투자사들인데요, 저희와 마찬가지로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중간 정도의 성공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미소가 이름있는 소비자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는 분들이죠.
아시다시피 저희 투자사들 중 상당수는 미국 투자사입니다. 미소는 미국 증권 시장에서 상장할 예정인데, 미국 증시의 생리를 아는 이분들이 저희에게 굉장한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멀리 내다보는 투자자들과 기업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고,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소는 해외 시장, 구체적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이 있습니다. 미소처럼 오프라인이 연결된 서비스가 해외로 서비스를 넓힌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겁니다. 아시아로 가는 이유, 배경, 가능성 등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미소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홈서비스 시장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스케일 업하며 안정적인 O2O 프로덕트를 개발했습니다. 한국에서 검증된 미소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나라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 등을 통해 다양한 나라의 배달 시장으로 확장할 때 내부 직원으로서 많이 배운 건, 하나의 시장으로 좁혀서 사업을 바라보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부분을 깊이 고민하며 사업을 하는 넓은 시야입니다. 저는 미소가 한국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믿습니다.
글로벌 영역에서 경쟁자가 있을텐데요. 그들보다 미소가 가질 수 있는 강점은 뭔가요?
제대로 된 O2O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려면, 좋은 프로덕트를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를 데려올 수 있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수요 쪽에서의 고객과, 공급 측면에서의 파트너를 모두 만족시키는 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70여개가 넘는 다양한 홈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소의 노하우는 타사의 그것과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홈클리닝, 세탁, 이사 등 하나의 서비스에 집중하는 플랫폼은 많아도 미소처럼 홈클리닝, 이사, 입주청소, 펫시팅, 인테리어, 정리수납 등 수십 개의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진행하는 곳은 없거든요.
차기 유니콘 기업으로 미소가 언급되기도 합니다. 이런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감사한 평가입니다. 저는 미소가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충분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YC 성장 프로그램 선발, 그리고 저희의 성장 지표와 이를 만들어 내는 미소 팀의 능력이 이미 증명하고 있거든요. 저희 직원들도 유니콘, 혹은 그 이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고요.
올해 미소의 매출은 전년대비 어느정도 늘어날거라 전망하세요?
미소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2021년 1월 매출에 비해 4월 매출은 45% 상승했거든요. 3개월 만에 매출이 45% 성장하는 회사는 흔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끝으로 미소의 IPO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해외 상장도 가능할거 보는데요.
미소는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이나 뉴욕 증시에서 상장 당일 벨을 울리며 개장을 축하하는 날을 꿈꿔요. 그날이 회사의 1차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에요. 현재는 명확한 타임라인은 없어요. 다만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뿐입니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명확히 해 나가는 일을 꾸준하게 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상장하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기업 공개가 미소의 1차 최종 목표라고까지 하는 이유는 미소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든 직원들이 정당한 대가를 가져갔으면 좋겠기 때문이에요. 저는 정말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 미소가 유니콘이 되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일반 직원 1명당 평균 27억 원의 미소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상장으로 이어진다면 더 큰 금액을 손에 쥘 수 있겠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전 상장 이후에도 엑싯할 생각이 없습니다. 미소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드는 경험이 좋거든요. 그 뒤에도 회사에 남아 미소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까지 기회가 여럿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식을 팔지 않았던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