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11] “배달 서비스를 넘어 큐레이션 서비스로 발돋움” 헤이브레드 유민주 대표
작년쯤이었을까. 페이스북에 정말 맛있어 보이는 빵 사진을 올리는 페이지가 생겼다. 평소 ‘빵순이’라 자부하던 나는 페이지 ‘좋아요’를 누른 뒤 사진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헤이브레드’의 ‘팬’이 됐다. ‘이 빵 진짜 맛있겠다’를 되새기며 말이다.
그러던 차에 얼마전 고벤처포럼에서 우연히 헤이브레드 유민주 대표의 피치를 보게 되었고, 헤이브레드의 아기궁뎅이빵도 맛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회가 되어 이달 유민주 대표를 직접 만났다.
헤이브레드의 2014년 3월 현재를 기록해 본다.
대표님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헤이브레드 대표를 맡고 있는 유민주입니다. 헤이브레드는 2012년 10월 8일 정식 오픈해서 1년 5개월 정도 된 서비스고요. 서비스 모토는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동네 빵집을 배달합니다’ 예요. 주로 서울권에 있는 베이커리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있어요. 온라인으로 빵을 구매하면 저희가 배달 해드리는 형태입니다. 빵이라는 카테고리로 좁게 시작했는데요. 처음부터 그렸던 그림은 빵에서 신뢰도를 쌓은 다음 신선 식품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거예요. 지난 1년 반 동안이 헤이브레드의 신뢰도를 쌓는 과정이었다면, 올해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카테고리를 확장 시킬 예정입니다.
어떤 품목으로 확장 하나요?
우선은 빵과 연관성을 가진 식품 또는 빵을 소비하는 분들이 원하는 품목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내부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긴 한데, 예를 들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유제품이나 커피 원두, 과일이 되겠지요. 여러 가지로 하나씩 확장하다보면 ‘건강한 아침 식사’를 배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침, 점심, 저녁 식사의 특성이 많이 다른 것 같거든요. 현재 잘하고 있는 ‘푸드플라이’의 경우는 야식 또는 점심이나 저녁식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봐요. 그것과는 달리 저희는 아침 식사에 대해 할 몫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저는 샐러드라고 썼어요(웃음).
네, 샐러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아침 식사에서 나아간다면, 신선 식품을 다루는 커머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단계를 거치면 좋을 지는 계속해서 실험을 해봐야 할 것 같고요.
확장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상반기 내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게 여러 개가 있는데요. 저희 고객의 트랙이 B2C, B2B로 두 개거든요. 정기 배달은 매일 아침 혹은 매주 한 번이 될 수도 있는데요. 사실 아침 식사는 사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옵션이잖아요. 그것 말고 점심에 대해 직장인들의 고민이 많더라고요. 매일 생각하는 게 점심 뭐 먹지인 거죠. 그래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회사에서 먹을 수 있게 샌드위치를 배달 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있어요. 서울 전 지역을 하게 되면 너무 좋겠지만 일단 베타 개념으로 시청, 광화문 오피스 타운과 강남 오피스 타운 두 군데를 시도해 보려고 해요. 이런 것처럼, 올해는 빵과 연관된 재밌는 실험들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올해 헤이브레드에 변화가 꽤 있을 것 같네요. 기대됩니다. 관련 질문은 조금 뒤로 남겨두고, 창업 초기로 돌아가서 질문을 해볼게요. 헤이브레드의 창업 과정에는 재밌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골자는 티켓몬스터의 창업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티몬이 간다’ 라는 책을 쓰셨고, 이후에 헤이브레드로 창업 하셨는데요. 초기 창업자일 때 가장 어려웠던 게 무엇이었나요?
뜻 맞는 사람을 모으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결국 팀 빌딩인 거죠. 영업은 제가 목표하는 곳이 명확하게 있는 거잖아요. 거절을 당해도 다시 찾아가거나 대안을 찾으면 되는데, 뜻이 맞는 사람은 그렇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결국엔 최대한 많이 만나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많이 만난 것 같아요(웃음).
어떻게 만나셨나요?
일단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를 부탁했고요. 커뮤니티들을 활용했어요. 대학 창업 관련 동아리에 수소문해서 공고 올려 달라고 부탁했고요. 프라이머 엔턴십에도 참가했고. 엔턴십도 사람 찾으러 간 거죠.
팀 빌딩이 된 상태에서 참가한 게 아니었군요?
네, 아니에요. 저 혼자 개인으로 참가 했었어요. 참가한 게 2012년이었는데요. 당시에는 개인이나 팀으로 참가가 가능했거든요. 가서 저는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이런 걸 하고 싶고, 저는 어떤 사람이라는 자기 PR을 하는 거죠. 그러면 저나 제 아이템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같이 해보자 이런 식으로 팀 구성이 됐어요.
그런데 엔턴십은 프로그램이 같이 합숙을 한다거나가 아니고, 1-2주에 한 번씩 만나서 프로그램을 진행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결속력이랄까요. 아주 끈끈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참가자들이 당장 창업을 하겠다는 것 보다 관심 있으니까 한 번 해보자는 분들이 좀 있었던 것 같고요. 그때 만든 팀은 엔턴십 기간 동안은 너무 잘 맞았는데 결국 사업화 할 것인가의 기로에 섰을 때는 고민하시더라고요. 말하자면 본인의 원래 직업도 있고요. 당시 팀이 저 포함 6명이었는데요. 엔턴십 이후에는 그 중 한 분만 저와 사업을 함께 꾸려 나갔어요.
엔턴십 외에는 어떻게 팀을 꾸렸나요?
엔턴십 외에는 처음 만난 분이 대학 동아리 후배였어요. 직접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었고요. 동아리 페이스북 그룹에 글을 올렸어요. 그 글을 보고 관심 있다는 어린 후배가 찾아왔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무척 민망한데 제가 ”티몬이 간다’를 동아리에 기부 했거든요(웃음). 그 책을 우연히 읽었나 봐요. 그렇게 시작이 됐고요.
이후에는 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니까 개발자도 필요하고 디자이너도 필요하잖아요. 둘 다 없었거든요. 둘 다 구하기 어려웠지만 디자이너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결국 학교 선배를 찾아가서 도와 달라고 떼썼어요(웃음). 그 분이 헤이브레드 로고와 사이트 디자인을 도와 주셨는데요. 도와주다 보면 제가 어떤 서비스를 하려고 하는지 알게 되잖아요. 본인의 친동생도 의류 사업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고 같이 해보면 어떠하겠느냐고 소개를 시켜주시는 거예요. 사람 구하던 차였으니까 너무 좋다고 했고 소개시켜 달라고 했죠. 그렇게 함께 시작한 분이 지금 임정숙 이사님이에요.
그럼 개발자는요?
이야기가 다시 엔턴십으로 돌아가는데요(웃음). 그때 함께 하겠다고 한 분이 고등학생이었어요. 그 분은 개발 능력이 있긴 했는데 배워가는 단계였으니까 프로의 실력을 가지고 있진 않았거든요. 저 역시도 처음 해보는 거니까 같이 배워 나가자고 시작했는데요. 그 분 혼자로는 사실 해결이 안 되잖아요. 또 수소문을 했죠. 몰랐던 대학 후배까지 연결이 됐고 그 분이 학교 다니면서 파트타임으로 개발 해줬어요.
대부분 스타트업이 그렇잖아요. 거의 누더기였죠(웃음). 여기 조금, 저기 조금 합쳐서요.
그 세 분이 초기 창업자라면 지금도 그대로인가요?
아니요. 엔턴십에서 만난 분이 당시 19살이었어요. 대학교 후배도 당시 22살이었고요. 둘 다 남자였고. 군대도 있고 학교도 한참 남은 친구들이라 이번 학기에 복학 했어요. 사실 제 욕심엔 계속 같이 하고 싶었는데요.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으니까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 나이 대의 학생으로서 또는 남자로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붙잡는 건 제 욕심인 것 같았어요.
그럼 지금 함께 하는 사람은 총 몇 명인가요?
저와 그리고 임이사님. 임이사님이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서비스를 런칭하고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고 동네빵집 영업, B2B기업영업, 서비스 운영까지 회사에 필요하고 핵심인 부분을 맡아주고 있고요. 개발자 한 분을 CTO로 영입을 했어요. 그리고 마케팅 담당 한 분 있고요. 디자인을 처음 도와주셨던 선배님은 지금 제가 1년 반째 설득하고 있어요(웃음).
아직 안 넘어 오셨나요?
아직도 안 넘어 오셨어요(웃음). 그런데 무척 고마운 게 계속해서 도와주고 계세요. 그 외에는 물류를 인하우스로 해결하는 것도 있고 외주로 맡기는 것도 있거든요. 인하우스 담당하는 두 분 더 있어요.
CTO는 어떤 분이신가요?
민정환님입니다. 민CTO님은 헤이브레드 합류 전 오마이닥터 CTO로서 서비스를 런칭하고 운영했습니다. 이전에는 핸드스튜디오 근무 경험이 있고요. 오마이닥터를 1년 간 가까이에서 지켜봤거든요. 민정환님이 실력과 책임감이 뛰어난 분이라는 확신이 들어 끈질기게 합류를 제안했고 작년 7월에 합류했습니다.
대표님은 뭐하세요?
저요? 그냥 막일 하는 거죠(웃음). 말하자면 다른 분들이 안하는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회사가 1년 반이 지났음에도 완성 단계는 아니잖아요. 모든 게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그 시기에 필요한 것 하나를 성장시키고, 그 다음에는 다음 걸 성장시키고. 점차 완성형으로 만들어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저 스스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 시기의 가장 중요한 일을 위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주는 것 같아요. 다들 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인 거죠. 그러기 위한 준비나 실행들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동기부여라는 건데, 그게 참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대표님의 경영철학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대표님들은 모르겠는데 경영철학이라고 말하면 저는 진짜 부끄러운 것 같아요(웃음). 어떤 이론을 가지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아, 그런 생각은 많이 합니다. 회사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몇 명 모여 있는 거잖아요.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대부분이 저희 팀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거든요. 물론 거래처나 고객과도 인터랙션이 있지만 뭔가를 하려면 우리 팀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동기부여가 잘 돼야 하니까요. 가장 중요한 게 팀 내 동기부여라고는 생각해요. 근데 그게 진짜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스스로 움직이도록 만든다는 게 엄청난 일이잖아요. 이걸 계속 배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답답하니까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읽어보기도, 물어보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생활하면서 느끼는 게 있기도 하고요. 아직 이거라고 크게 말하긴 어렵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 있거든요. ‘사장의 일’이라는 책인데요. 제목이 그리 매력적이진 않은 것 같네요(웃음). 이 책을 알게 된 건 임지훈 대표(케이큐브벤처스 대표)님이 페이스북에 해주시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접하고 있는데요. 이 책은 사장이라면 몇 번을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셨더라고요. 한창 그 고민을 하고 있었던 때라 바로 구매해서 읽었어요. 그 책에 굉장히 많은 내용이 나오고 다 좋은 이야긴데요. 제가 느낀 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다 내 책임’이라는 거예요(웃음). 잘 되면 직원들이 잘한 거고 안 되는 건 무조건 사장 책임이라는 걸 끊임없이 그 책에서 말하거든요. 심지어 눈이 오는 것도 사장 책임이라고 말해요(웃음). 근데 그 말이 무척 와 닿았어요. 정말 어떤 일들이 안 됐던 때를 돌이켜보면 결국 그 화살표가 저에게로 오더라고요. 제 책상에 책이 딱 한권 있는데 그 책이에요(웃음). 틈날 때 마다 계속 읽고 있어요.
유대표님의 경영철학은 ‘잘 되면 직원 탓, 안되면 내 탓’ 인거네요(웃음).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의 확장으로, 직원들도 정말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을 때 팀이 가장 건강한 것 같아요. 금기시 되는 단어나 주제가 있으면 건강하지 않은 팀인 것 같고요. 인신공격이 아닌 이상 거의 모든 것에 있을 서로 터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뭘 잘못 했고 당신이 뭘 잘못 했는지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결국 해결하자는 거니까요.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갈등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결 하나요?
당연히 팀원들마다 생각이 다르잖아요. 본인이 생각하기엔 이게 제일 중요하고 꼭 해야 하는데 제 생각에는 다른 게 먼저인 것 같고 그런 거요. 누가 목소리가 큰 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우리끼리 논쟁하며 답을 찾는 건 무의미 한 것 같고, 결국은 고객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정말로 전화해서 물어볼 수 있는 거고, 어떤 테스트를 해서 반응을 볼 수도 있는 거고요. 아무리 우리 안에서 머리를 굴려도 그게 정답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팀 빌딩 과정에서 엔턴십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당시 기억나는 일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프라이머 프로그램이 엔턴십과 인큐베이팅 두 가지로 나뉘거든요. 인큐베이팅은 제가 알기로 프라이머 클럽팀이라고 해서, 투자를 받으면 클럽팀에 소속이 되고 대표님들이 적극적으로 인큐베이팅을 해줍니다. 저희는 그 단계는 아니었고 엔턴십 프로그램으로 멘토링을 받은 케이스예요. 권도균, 이택경 대표님이 가장 적극적으로 엔턴십을 진행해 주셨는데요. 저희 멘토님은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님이었습니다. 굉장히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개인적으로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끝나고도 계속 찾아 뵀고요. 이대표님 통해서 엔젤 투자자도 소개 받고 했거든요. 무척 감사한 분이에요.
사실, 엔턴십 내에서 저희 아이템이 대표님들께 호응이 좋진 않았어요. 그건 확실했어요(웃음). 그러나 제가 애초에 생각했던 게, 외람되지만 프라이머 대표님들이 4,50대 남성분들이잖아요. 그 분들은 저희 아이템에 반응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분들을 통해 경영기법과 같은 정말 주옥같은 조언들을 받았지만 아이템에서 만큼은 피드백을 받을 고객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멘토로서 해주신 말씀은 충분히 받아 들이되, 고객으로서의 의견은 다른 분들에게 받아야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거죠. 분명히 2,30대의 여성들에게는 반응이 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물론 뚜껑 열어보기 전까진 모르지만요(웃음).
투자는 그럼 어떻게 받은 건가요? 특히 첫 투자가 참 어렵다고 이야기 하던데요.
투자는 작년 2013년 6월에 엔젤투자로 첫 투자유치를 했습니다. 고영하 회장님 외에 몇 분이 해주셨어요. 그 중엔 벤처 창업가 분들도 계시고요.
사실 그때가 첫 투자유치여서 정말 모르는 게 많았거든요. 제일 막막한 게요. 저희에게 먼저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도 있고 제가 막 ‘들이대서’ 미팅을 가지기도 했거든요(웃음). 처음 만났을 땐 좋은 이야기가 오가잖아요. ‘이 아이템 괜찮네요, 성장 잘하고 있네요.’ 같은 덕담 식의 첫 훈훈한 미팅이 이루어진 다음부터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까지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되게 모르겠더라고요. 여러분들로부터 조언을 받았어요. 제가 ‘티몬이간다’ 책을 썼잖아요. 티켓몬스터 창업자 분들과 원래 알고 있던 사이여서 그 분들에게도 조언을 많이 받았고요. 그 외에 조금이라도 알고 지낸 벤처 하시는 분들은 정말 다 찾아 다녔던 것 같아요. 저희 투자 유치 하고 있는데 너무 모르겠다, 팁을 좀 알려달라 하면서요.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투자자분들도 좋은 분들을 만나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투자는 개인투자자만 있었나요?
저희가 법인 투자도 한 팀 있어요. 스파크랩스요. 대부분의 언론에서 다뤄주시는 게 저희 창업 과정에 대한 부분이어서 프라이머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당연히 프라이머에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요. 그런데 스파크랩스의 도움도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특히 실무를 담당하시는 김유진 상무님과 최윤이 차장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세요. 김유진 상무님은 저희 영업처도 연결해 주시면서 기업 영업 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고요.
스파크랩스 투자가 들어갔다는 건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었을 것 같은데요?
해외 진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긴 했습니다만 저도 솔직히 말씀 드렸고 스파크랩스도 저희를 이해를 해주셨어요. 헤이브레드는 시작 단계부터 해외를 노리는 건 어려운 것 같다, 일단 국내에서 탄탄한 신뢰도와 노하우를 쌓은 다음에 이거 조금 변화시키거나 적용시키는 단계로 해외진출을 모색해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고 스파크랩스에서도 인정을 해주신 거죠. 당연하다, 무조건 해외진출이 먼저가 아니라 국내에서 다지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주셔서 투자가 성사됐습니다.
업무 분위기는 어때요?
사실 그렇게 매일 엄청 밝은 분위기는 아니에요(웃음).
항상 고객을 상대하는 일인데 매번 밝기만 하긴 힘들잖아요.
이게 돈이 오가는 일이니까요(웃음). 당연히 구분은 돼야겠지만 항상 가볍긴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면 고객이 빵을 배달 받았는데 너무 신나서 전화하진 않잖아요(웃음). 고객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대부분이 불만이거든요. 말하자면 항상 고객들에게 꾸중을 듣고 있는 거예요.
가장 많은 컴플레인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배송이 전국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수도권도 다 되는 게 아니거든요. 남양주는 안되고 과천은 되고 그런 식으로 나뉘어져 있거든요. 그런 전화를 적극적으로 주세요.
해줬으면 좋겠다는 개선사항이네요. 그만큼 헤이브레드를 원한다는 마음이니까요.
그렇죠. 저희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고요. 그것 외에는 빵 사진이 적다, 앱 만들어 달라, 사이트 느리다 등 되게 다양해요(웃음). 고객분들의 관심이고 분명 저희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니 지나고 보면 다 감사함으로 남지만,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무거워질 때가 있어요. 이를 최소화 시킬 방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어떻게 살리세요? 직접 분위기 메이커를 하시나요?
당연히 살려야죠. 저보다는 임이사님이 굉장히 밝아요. 솔직히 말하면 그 분 도움을 참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게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저는 전혀 아름다운 단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냥 사람은 적고 돈 못 버는 회사인 것 같아요(웃음). 투자를 받는 것도, 내 돈으로 내가 수익을 낼 수 있으면 받을 필요 없거든요. 당연히 투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투자를 받는 게 성공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걸 굉장히 아름답게 포장하는 걸 원하진 않아요. 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이사님은 저희가 투자 받는 걸 굉장히 싫어하셨어요. 본인은 의류 사업을 하면서 투자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내 돈 벌어 내 사업 운영했었다고. 우리 살 길은 우리가 찾아야 하지 그걸 왜 남의 자본으로 하려고 하느냐는 의견이었어요. 사실 이런 생각을 스타트업 생리에 빠져 있으면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 엔젤투자 받고 그 다음 라운드 별로 받는 걸 정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이 분과 이야기를 하면서 갇혀 있던 생각을 많이 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임이사님이 헤이브레드 전에 의류 도매를 하셨으니까 수많은 의류 쇼핑몰들을 상대 했거든요. 그 중에는 말도 안 되는 성장을 하는 곳도 봤고요. 적어도 본인이 아는 의류 쇼핑몰은 단 한 곳도 투자를 받지 않았고, 그들이 알아서 마케팅 했고, 좋아하는 옷 팔아서 성공했지 투자 받아서 성공한 곳은 보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분 덕분에 저 나름대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스스로 살아남는 게 필요하다, 정말 수익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 하게 됐고요. 그리고 이 분이 참 밝다. 분위기가 처지거나 이런 걸 막으려고 굉장히 노력하시고요. 그런 게 무척 좋고 감사하죠.
투자에 관련 비슷한 관점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요. 한국 스타트업이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제가 절대 잘하고 있다고 말은 못 하는데요. 투자자가 자신이 돈을 안 주면 망하는 곳에 투자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없어도 잘할 곳이지만 내가 주면 더 잘하겠다고 해서 투자하는 거, 이게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 ‘학창 시절 프랑스에서 지낼 때 싸고 맛있는 빵을 실컷 먹었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기회가 거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 에서 시작했다고 하던데요. 그것 외에 시장을 바라본 관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그건 참 아름다운 이야기지요. 그게 절대 거짓말은 아니에요. 다만 참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거요(웃음). 제가 일반 사람에 비해 빵에 관심이 참 많았어요. 그건 확실한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빵에 관심이 잘 없거든요.
여자가 데려가야 맛있다고 먹죠.
네, 주로 여성분들이 빵을 좋아하시는데, 속칭 ‘빵순이’라고 하잖아요. 보니까 이 빵순이들은 ‘빵’을 좋아한다기보다 자신이 이 빵에 대해 알고 있고, 그 빵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그것을 충족시켜주면 분명히 반응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또 하나는 2010년부터 빵집들이 굉장히 빨리 늘어났어요. 당시에 홍대를 자주 갔는데 홍대에 계속 빵집이 늘어나더라고요. 가장 비싼 상권인데 거기에 빵집들이 늘어났고 망한 곳이 거의 없고요. 이것에 반응 하는구나를 알았습니다. 이건 두 가지가 있는 거죠. 공급자도 늘어나고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요. 이걸 홍대 등 특정한 곳에서만 먹는 게 아니라 배달까지 해준다면 원하는 사람이 분명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웃음).
실행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라면요? 모객?
모객은 지금도 어려운 부분이긴 해요(웃음). 처음에 저희가 가장 집중해야 할 고객이 누구일까를 고민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당연히 넓은 의미의 젊은 여성이라는 건 알겠는데 광범위 하잖아요. 누굴 타겟팅 해야 할까를 생각하니 두 부류였다. 하나는 정말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였고요. 다른 하나는 아기 엄마들이었어요. 궁극적으로는 아기 엄마들이 훨씬 로열티가 높은 고객이 될 거라고 판단하고요. 왜냐면 빵순이들은 정말 좋아서 먹는 건데, 아기 엄마들은 이게 필요해서 찾는 거거든요. 일단 아기엄마들은 먹는 것에 엄청 예민하기에 일상적으로 좋은 먹거리를 찾는 게 일이에요. 그리고 이야기를 해보니까 아기 엄마들의 활동 반경이 생각보다 좁더라고요. 그래서 배달 서비스가 그 분들에게는 고마운 형태였고요. 빵순이를 보고 처음 시작한 거라면, 지금은 아기 엄마들을 위주로 조금 타겟 비중이 바뀌고 있어요.
아기엄마들은 가격에도 예민하잖아요.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그 이야기 분명히 있죠. 알다시피 저렴하고 질 좋은 건 정말 천국인데요(웃음). 결국 그건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인 것 같아요. 결국은 질이 중요한 건데요. 그 질이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기에 합당한 수준이라면 그 분들은 소비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는 처음부터 할인 요소를 배제한 이유가 있어요. 할인에 익숙해지면 할인이 없어지는 순간 다 이탈하는 고객이 되기 때문에요. 결국은 이 가격과 품질에 만족하는 고객을 더 많이 찾아야 되는 것 같아요.
B2B, B2C의 고객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사실 B2B는 처음에 거의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와서 시작하게 됐어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태고요. 지지난달부터는 B2B 고객 전문 페이지도 만들어서 진행 중입니다. B2B가 많이 나올 때는 반반 정도 나오더라고요. 지금은 B2C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상태라 현재는 6:4정도 나오고 있어요. B2C가 6이고요.
홍보나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신규 고객 대상과 기존 고객 대상 마케팅이 있을 텐데요. 신규 고객은 주로 자체 SNS인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블로그에는 저희 컨텐츠를, 페이스북에는 조금 더 가벼운 콘텐츠나 이벤트 진행하는 거죠. 앞으로는 블로거 대상으로 서포터즈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헤이브레드가 노출이 가장 많이 되는 게 블로그 리뷰더라고요. 그런 건 정말 고객들이 알아서 올려주신 거거든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회원들의 경우 이메일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DM이 지금까지 해본 바로는 ROI가 제일 좋은 것 같거든요.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하고 싶은 게, 당연히 저희는 이메일 계속 보내고 싶거든요. 그런데 특히 DM은 피로도가 빨리 쌓이는 것 같아요. 때문에 정말 내가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쓸모 있는 정보가 아니면 주지 않으려고 내부에서 필터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만 보내고 있어요.
헤이브레드의 고객이라면 베이커리도 있잖아요. 베이커리는 어떻게 선정하세요?
세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재료 사용, 쉐프의 경력 그리고 평판도인데요. 재료는 저희가 직접 가서 물어볼 수도 있고 재료상에 확인 절차를 거칠 수도 있어요. 평판은 굉장히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합니다. 저희가 가장 신뢰하는 평판은 동종업계의 이야기입니다. 동종업계를 속일 순 없거든요. 특히 어느 업계이건 안 좋은 소문은 정말 빨리 퍼지잖아요. 어떤 빵집이 안 좋은 재료 쓰는 지는 다른 빵집들이 더 잘 알아요. 그리고 재료상이 많지도 않거든요. 여기 납품하는 곳이 저기도 납품하고 있어서 서로 다 알고 있습니다. 결국 저희의 가장 든든한 자문단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베이커리인 거죠. 한 두 분이 아니기 때문에 다 여쭤보면 다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고객분들께 설문조사를 합니다. 그렇게 평판도를 조사하고 있어요.
쉐프의 경력을 확인 하는 건요. 명문 학교를 나와야만 된다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쉐프님의 실력을 평가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빵 만드는 거 보고 실력이 좋네, 안 좋네를 평가할 수 없어요. 그래서 최소한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이수를 했다거나, 명성 있는 빵집에서 근무를 했다거나를 확인하면 믿을 만한 기준이 생기는 거죠.
혹 헤이브레드와 함께 해서 눈에 띄게 성장한 케이스가 있나요?
아, 이곳을 소개하면 될 것 같아요. 아주 초기부터 저희와 함께 해서 지금 굉장히 잘되고 있는 빵집이 ‘훕훕베이글’이라고 있거든요. 이곳은 스토리가 굉장히 독특해요. 쉐프님부터 전형적인 제빵의 길을 걸은 게 아니라 마케터였어요. 최종직장은 이랜드에서 브랜드마케팅을 하셨고 그만 두고 지금 쉐프를 하는 건데요. 그 전에 홈베이킹이 취미긴 했고 그만 둔 후에 정식으로 베이킹을 배워서 시작했어요.
홍대에 유명한 빵집 중 ‘올드크로와상팩토리’란 곳이 있는데 거기서 샵인샵으로 시작했어요. 시작한 지 한 달이 안 되서 저희가 찾아갔고요. 찾아갔을 때도 어떻게 알았냐고 무척 놀라셨던 기억이 있네요. 어쨌든 저희가 먹어보고 주변 평판 조사해보고 하니까 좋은 것 같다, 함께 하자고 영업을 했습니다. 영업한지 한 달 안 되서 헤이브레드에서 판매도 시작했고요.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처음에 비해 성장을 정말 많이 했죠. 쉐프님이 2월에 시작했는데 8월에 샵인샵 영업 종료하고 준비기간 거쳐서 9월에 본인 샵을 따로 냈어요.
어디다가요?
쉐프님 집 바로 앞에요. 광명시 철산동인데 이게 따지고 보면 굉장한 리스크거든요. 홍대는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상권인데 철산동은 동네 장사잖아요. 상권이 180도 바뀌는 건데 본인 제품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또 믿을 만한 것 중 하나로 헤이브레드도 있었어요.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헤이브레드 통해서 배달할 수 있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죠. 지금도 굉장히 잘 되고 있고 저희도 무척 뿌듯합니다(웃음).
베이커리를 모객하면서 생긴 영업 노하우라면 뭐가 있을까요? 초기엔 거의 혼자 하시지 않았나요?
헤이브레드 홈페이지도 없었던 기간에는 제가 직접 했는데요. 그때는 빵집 사장님들 입장에서 보면, 제가 제빵을 한 것도 아니고 영업을 원래 했던 사람도 아니잖아요. 아는 것도 하나도 없는 사람이 하겠다고 오니까 저라도 안 믿었을 것 같아요(웃음).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많이 온다고도 하더라고요.
네, 정말 많이 온대요. 다 잘되는 빵집들이니까요. 제가 여러 번 찾아가기도 했는데, 극초기 영업은 제가 했고요. 이사님이 합류하고 나서는 임이사님이 맡아주셨어요. 제가 직접 따라가지는 않았는데, 성사된 후 인사드리러 가서 쉐프님과 미팅을 해보면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이사님이 정말 잘 하는 게 결국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아요. 영업이라는 게 말빨이 화려해서 그 사람을 휘어잡는 게 아니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그 분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있거든요. 그 듣고 싶은 말을 해주면 그 분이 무척 좋아하세요. 그걸 잘 하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와 하면 물론 돈을 더 벌겠지만 그렇다고 인생역전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 분들도 결국 끌리는 사람이랑 하고 싶은 거거든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랑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건 제대로 하시는 사장님들의 일상을 보면 진짜 수도승 같아요. 남들 다 자고 있을 새벽 4,5시에 나와서 빵 만들고 저녁 9시까지 가게 운영하고 들어가서 잠만 주무시고요. 말하자면 빵집 밖을 나갈 시간이 없어요. 항상 밀가루 뒤집어쓰고 있고 얘기 하는 사람이라곤 직원들이나 같이 하는 쉐프들인데요. 그 분들과도 하는 이야기가 한정적이잖아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찾아 와서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그 분들에게도 긍정적인 것 같아요. 거기다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자신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고, 더 잘 되게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이라 느껴지면 더 고마워 하시는 것 같고요. 이사님도 제빵에 대해 잘 아는 게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집을 섭외하고 영업할 수 있었던 건요. 결국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를 잘 들어준 것 같아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헤이브레드의 현 성장률은 어때요?
사실 매출 성장률이 초반에 비해 꺾이긴 했어요(웃음). 초반엔 엄청 펑펑 뛰었거든요. 기사에도 많이 나왔는데 초반 성장률은 50%, 조금 지난 후에 30%, 그 뒤에는 20% 이렇게 나와요(웃음). 현재는 20%가 맞고요.
비율이 꺾인 거지, 매출은 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생각하고 있는 발전 방향이 있나요?
네, 매출은 계속 늘고 있어요. 성장률이 꺾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긴 해요. 초반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소위 말해 ‘미친 듯’ 성장한 기억이 있어서요(웃음). 다시 해 보려고 원인을 찾는 중입니다. 당연히 저희 스스로도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안했던 게 제휴거든요.
시도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저희가 확실히 저희 색깔을 찾기 전에 굉장히 막강한 곳과 제휴를 하면 묻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고요. 헤이브레드가 2012년은 3개월 밖에 안했었고 2013년 1년을 해보면서 우리가 잘한 게 뭐고, 못한 게 뭐고, 앞으로 해야 할 건 뭘까 하는 생각을 했을 때 우리가 잘했던 건 계속 해 나가고 제휴를 한번 적극적으로 해보자고 했습니다. 작년 12월부터는 저희가 먼저 제안하기도 했고 제안이 들어온 곳도 있고요. 그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휴인가요?
작게는 캐쉬 슬라이드에서 이벤트를 잠깐 했었고요. 다음 스토리볼에서도 처음엔 단발성 이벤트를 했다가 스토리볼 측에서 반응이 좋다고 연재를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진행하게 됐고 그 외에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제휴를 통해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다음 스토리볼 제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세요.
스토리볼에 기존에 어떤 콘텐츠가 있었냐면요. 전국에 있는 오래된 동네 빵집을 찾아다니는 스토리볼이 있었어요. 이걸 하시다가 스토리볼 자체적으로 이벤트를 하려는데, ‘궁극의맛 동네빵집’ 콘텐츠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희망사항이 맛있는 빵을 배달 받고 싶다는 거였어요. 다음 측에서 배달하려는 생각을 했었나봐요. 그러던 차에 헤이브레드를 알게 된 거죠. 다음에서 직접 할 게 아니라 헤이브레드와 함께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벤트 제안을 해줬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저희 홍보도 같이 되면 좋겠다고 회원가입을 이벤트 참여 조건으로 걸어서 진행했습니다. 반응은 양사가 만족할 수준이었고요. 스토리볼 측에서도 항상 고민하는 게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니까 이 정도 헤이브레드에 대한 반응이 오면 연재도 괜찮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스토리볼 측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 했어요. 독자들이 헤이브레드 콘텐츠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진짜 구매를 하는 지도 궁금하다 해서 시작한 게 12월 이벤트였습니다. 연재는 1월부터 이야기해서 1,2월 협의하고 저희 내부에서 쉐프님들과 콘텐츠 회의를 했고 3월 1일에 연재를 시작을 했죠. 일단 4월까지 연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헤이브레드의 경쟁자라면 누가 있을까요?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다녀왔는데 서로 경쟁자를 전화기라고 말하더라고요.
사실 너무 거창해서 좀 민망하긴 해요(웃음). 경쟁자라기보다 베이커리 시장에 새로운 부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서울에만 해도 적어도 천 개 이상의 동네 빵집이 있어요. 프랜차이즈 제외하고요. 저희가 그 모든 동네빵집과 모두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그건 분명해요. 저희가 원하는 건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빵을 만드는 베이커리를 더 많이 알리는 거거든요. 베이커리 시장이 프랜차이즈와 영세한 동네 빵집 사이 굉장한 양극화가 있습니다. 한 프랜차이즈 연 매출이 2,3조래요. 동네 빵집은 연 1,2억 할까요. 중간이 완전히 비어 있거든요. 저희는 이 영세한 빵집들 중 생산에 관해 정말 고퀄리티를 가진 빵집이라면 이 중간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인 거죠. 그렇게 돼야 정말 건강한 생태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중소기업으로 가는 것에 징검다리 혹은 조력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빵집들과 이야기 할 때, 롤모델로 꼽는 곳이 성심당, 이성당입니다. 공개된 바로 이곳의 연매출은 100억이거든요. 그 정도면 중소기업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 두 곳은 이만큼 성장시키는 데에 30년, 50년이 걸린 건데 그 성장 기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빵집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생산이 아니라 모객이거든요. 그걸 도울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베이커리 시장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말씀이신데요. 향후 헤이브레드의 방향에 대해서 더 언급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물론 헤이브레드에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중소기업 진흥청이 아니기 때문에 헤이브레드가 전적으로 판매자 입장이 될 순 없거든요. 결국 판매자는 자신의 물건 잘 팔리면 잘 되는 거예요. 저희가 동네 빵집을 중소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도 결국은 저희가 잘 되면 빵집도 잘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서는 결국 집중해야 하는 것이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저희 초기고객의 81%가 여성입니다. 완전 여초죠. 나이대도 10대는 거의 없고 20대 중 후반부터 3,40대까지입니다. 이 분들이 평소에 원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해서 편하게 받고 싶어 하는 게 뭘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사실 헤이브레드 서비스가 배달이 강조가 되지만 내부에서는 배달 이전 단계도 무척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큐레이션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결국은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꽝이 아닌 상품을 모아 놓는 거잖아요. 그게 굉장히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 발품 팔지 않도록 그것을 잘 피킹(Picking)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굳이 빵뿐 아니라 식품, 그리고 다른 무엇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언급했던 아기 엄마들을 고객이라고 한다면 아기와 관련된 모든 것이 아기 엄마들의 고민이더라고요. 저희가 고객들과 간담회도 하거든요. 물어보면 아기 옷부터 용품 들 다 고민이래요. 무리하지 않게 하나하나 하다보면 아주 나중에는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헤이브레드에 대해 꼭 말하고 싶은 말이라면요?
저희를 재밌는 서비스로 소개하는 매체에는 배달 서비스에 더불어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플래텀은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보시잖아요. 저희가 플래텀에 소개된다고 했을 때 힘주어 말하고 싶은 건요. 좋은 분들이 헤이브레드에 좀 들어와 줬으면 하는 겁니다(웃음).
예상치 못한 답변이네요(웃음). 헤이브레드가 원하는 분들에 대해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영업과 운영 부분에 인력이 필요해요. 실제 서비스를 굴리는 일을 할 수 있는 분이요. 말하자면 궂은 일이 많아요. 특히 저희는 개발과 디자인이 되면 돌아가는 서비스가 아니잖아요. 개발과 디자인은 서포트 개념이고 결국 최전선에서 일하는 건 영업과 운영인데 이게 사실 매일이 즐거운 일은 아닙니다. 인턴 뽑아 보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스타트업이라고 하니까 매일이 즐겁고 하루가 다를 거라고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사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스타트업은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잖아요(웃음). 그만큼 회사 안 직원들도 버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버티다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하고 싶은 게 많이 생겨요. 자유가 많이 생기니까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잖아요. 그 임계점까지 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웃음). 말하자면 통통 튀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분들보다는 끈기 있고 지긋하게 할 수 있는 분들이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5월에 있을 2014 비론치는 또 나가세요?
영업 하는 중이에요(웃음). 작년은 부스를 차려서 했었는데 이번엔 어떻게 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저희가 이제 샌드위치나 샐러드도 배달이 가능해서 부스를 차리는 것도 좋고, 샌드위치 세트 정도로 해서 케이터링 서비스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다양하게 제안 드리고 있는 상태에요.
제가 빵순이잖아요. 비론치에서 헤이브레드 빵을 꼭 먹을 수 있도록 꼭 반영하겠습니다(웃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