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 point
4 더하기 9는 얼마 일까요? 13일까요 아니면 17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20일까요? 말이 안 되는 질문을 한다고요? 13이 답이라고 누가 보증 하나요? 혹시라도 원래의 답은 17인데 어떤 나쁜 악마가 이 지구상에 내려와서 수작을 부려 모든 사람이 13이 답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요?
지금부터500여년 전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한 근대 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가 이세상에 진실로 믿을 만한 진리가 무엇인가를 고민 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해보는(방법적 회의) 장면이다. 중세까지 세상을 주재 하는 것은 신 이었다. 인간은 그저 신이 시키는 대로 신만 믿고 따르면 되었었다. 그러나 과학문명이 점점 발달 하면서 이제까지 믿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 둘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 지면서 인간들은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제까지 철석같이 믿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는 사실이며 진리일까?
지구는 평평한 줄 알았는데 콜럼버스는 바다를 항해하여 서인도 제도를 발견 하였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는데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 를 외쳤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쇄술이 발달하고 망원경이 발명되고 대학들이 속속 문을 열었다. 과연 이세상에 진정으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 것인가라고 데카르트는 질문을 하면서 이러한 명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시작 한다. 데카르트는 나에게 충분히 큰 지렛대와 내가 설 수 있는 자리를 준다면 나는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고 했다. 지렛대가 움직일 때 유일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은 지렛대를 받치는 받침 점뿐이라는 점에 착안 하였다. 데카르트는 만일 이 받침 점까지 움직인다면 모든 것이 거짓이 된다 라고 하면서 지렛대의 받침 점을 아르키메데스의 point라고 하였다. 이 받침 점이야 말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리와 같은 것이다. 진리를 찾기 위하여 모든 것을 의심하였다. 사실을 정확히 보는 방법을 찾기 위하여 처절한 노력을 데카르트는 수행하였고 오직 믿을 수 있는 것은 지금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후에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 어떻게 인간 존재의 이유가 생각하는 것이 될 수 있겠는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수두룩 하게 존재하고 있다.
Startup은 가정을 검증하는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나의 생각과 고객의 생각이 같다는 전제 하에 제품을 만들고 광고도하고 판매와 마케팅을 시도한다. 과연 나의 생각이 고객의 생각과 같다는 가정이 변하지 않는 진리와 같은 것일까?
Startup이 실패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founder의 판단 오류이다. 거짓을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사실을 거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실패는 일어난다. 무엇이 진리인가를 찾는 고통스러운 실험을 하지 않으면 거짓을 사실이라고 믿고 실패의 무덤을 열심히 파고 있는 것이다
사실판단/가치판단-판단오류
참을 참으로 판단하는 것과 거짓을 거짓으로 정확히 판단한다면 그것처럼 좋은 것이 없다. 그런데 참을 거짓으로 거짓을 참으로 판단 한다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 한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불량품을 양품으로 판단하여 합격을 시켰다면 회사를 믿고 그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은 인명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 시킨다. 위 도표에서 2번과 3번과같은 판단오류를 1번과 같은 정확한 판단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인간들은 부단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Startup founder는 나의 생각이 2번 또는 3번이 아닌지 건물 밖으로 나가 현장에서 피나는 확인 작업을 통하여 “아! 나의 생각이 1번이다”라는 확신이 왔을 때 다음 단계로 진행하여야 한다. 그래도 정보의 부정확 성 때문에 실패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 할 줄 알아야 한다.
판단에는 두 종류가 있다.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이다. 옳으냐 그르냐 (Right/Wrong)를 판단하는 것이 사실판단이고 좋으냐 나쁘냐 (Good/Bad)를 판단하는 것이 가치 판단이다. 옳은 것을 좋아하면 제일 좋다. 나쁜 것을 싫어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옳지 않은 것을 좋아한다던가 옳은 것을 싫어하면 문제가 된다. 몸에 좋지 않은 짠 음식이나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김없이 다이어트를 하느라고 또 돈을 써야 한다. 이상하게 우리 인간은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오류를 너무도 거리낌없이 아니면 뻔뻔하게 저지른다.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각각 에도 참과 허를 잘못 판단할 수 있는 판단의 오류가 존재한다. 옳은 것을 옳다고 보는 경우와 옳은 것을 옳지 않다고 보는 경우, 그른 것을 그르다고 보는 경우와 그른 것을 옳다고 보는 오류가 있듯이 가치 판단도 좋은 것을 좋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좋은 것을 나쁘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나쁜 것을 좋다고 판단하는 것과 나쁜 것을 나쁘다고 판단하는 것이 존재한다. 소비자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다른데도 같다고 생각하고 제품으로 개발 했다면 100% 실패를 하게 된다. 나의 디자인을 고객도 나와 똑같이 좋아할 것이라고 가치 판단을 잘못하면 그것도 100% 실패다. 마케팅 조사 보고서를 보고 사장은 100% 옳다고 생각하여 일을 추진 하였으나 사실은 옳지 않은 신빙성이 없는 것이었다면 심각한 사실 판단의 오류이다. 정치인들이 선거에 떨어지겠다고 출마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모두가 당선된다는 판단오류를 하고 있다. 당선되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다.
Startup을 시작 하면서 망하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나의 아이디어 대로만하면 대박 날것이라는 심각하고 병적인 판단 오류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80%이상의 실패율이 계속 유지 되고 떨어지지 않는다.
요즘 유행어에 “대자”라는 말이 있다. 대책 없이 자신감만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Startup들 중에 “대자”가 너무 많다. 경진 대회에서 1등 한 Startup, VC에게 투자를 받은 Startup,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Startup, 실리콘 밸리 갔다 온 Startup, 성공한 Startup선배들에게 투자를 받은 Startup. 이들은 좋은 잠재력(potential)이 있을 뿐이다. Potential을 fact로 만들 때까지는 방심하면 안 된다. 자신감은 꼭 필요한 것이다. 단 앞에 “대책 없이” 라는 단어가 없어 질 때까지 이다.
Opinion vs data
Opinion이란 말은 “의견, 견해”라고 해서 대단히 민주적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좋은 뜻으로 쓰이고 있으나 Opinion이란 말은 원래 좋지 않은 뜻으로 쓰였다. 굳이 번역하면 억견(臆見)이다. Knowledge(지식)에 비하여 근거가 희박한 억지스러운 지식을 말한다. 이성적인 지식(Episteme)에 비하여 감각적 지식(Doxa)과 같이 오류를 자주 범하는 낮은 지식을 의미 한다.
회사에서 Leader는 하루에 의사결정을(선택) 하여야 될 사항이 수 백 건도 더 된다. 우리나라에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그날 회의의 결정은 공기가 한다”라는 말이 있다. 참석자는 그저 허깨비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회의를 주재하는 가장 높은 사람의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는 뜻이다. 넥타이의 색깔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그날 어떤 색깔의 옷을 입고 나오느냐에 따라 암시하는 의미가 있음을 매스컴은 열심히 분석해서 기사로 정리한다. 또 하나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 나면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다는 말도 있다.
직접 민주주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는 그 옛날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말을 잘해야 되었다. 정치는 말을 통해서 자기의 생각을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니 정치는 말싸움의 전쟁터였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 보니 희한한 직업이 생겼다. 말 잘하는 법을(rhetoric: 수사학) 가르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궤변론자라고(sophist) 했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웅변 족집게 강사들이다. 이들이 고액 족집게의 원조다. 말하자면 소크라테스도 최초 족집게 강사 출신이다. 대치동 학원의 대부이다. 이들은 약한 나의 주장을 강한 주장으로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이렇게 강하게 주장하라는 법을 가르치는 선생들이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다 보면 내용은 틀린 것 같은데 유별나게 강한 주장 때문에 그 쪽으로 결론을 내는 때가 허다하다. 약한 주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강한 주장에 묻혀가기 마련이다. 그것이 안전 하기 때문이다. 딱히 생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면 누구의 의견이 그럴듯한가 살피게 된다. 그리고 공기를 보아서 그쪽으로 휩쓸리면 위험이 없어진다. 위험이 있다 하여도 나의 책임은 N분에 1로 줄어든다.
Startup은 의사 결정을 할 때 Opinion에 의존하지 말고 Data에 의존한 의사 결정을 하여야 한다. 물론 과도한 Data에 의한 의사 결정도 종종 판단 오류를 일으키지만 강한 의견 다수결의견을 좇아가는 Opinion Driven의사 결정보다는 실패율이 덜하다. 과학은 다수결이 아니다. 오직 fact다. 1+2를 다수결로 3이라는 답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Startup은 Scientific Art(과학적 예술)이어야 한다.
Demo day 참가자들은 5분 또는 10분 Pitch를 하면 엔젤 또는 VC들이 투자 가능성을 타진 하기 위하여 질문도 하고 때로는 칭찬도 하여 준다. 희한한 것은 어느 발표자도 어떻게 판단의 오류를 없애기 위하여 어떤 행동을 하였다고 발표하는 팀을 본적이 없고 따져 묻는 VC도 드물다. 나를 믿고 투자하면 대박이 터질 것이라는 말만 믿고 투자를 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짧을 때 흔히 타인 평가를 할 때 쓰는 방법이 첫인상 효과(조직행동)라는 것이 있다. 첫인상이 마음에 들면 그냥 좋게 보려고 한다. 판단오류의 주범이다. 예전에 사랑의 스튜디오란 프로그램이(MBC) 있었다. 젊은 남녀의 짝짓기 프로 그램이다. 첫인상으로 마음에 드는 짝을 선택하고 마지막에 최종 선택할 때 상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없을 때는 첫인상으로 결정 하였으나 하루 종일 녹화시간 동안 같이 지내다 보면 첫인상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Startup Pitch에서도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하면 얼굴 잘생기고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점수가 더 가는 것은 당연하다. 수 십 년을 사귄 친구도 그 속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데 어찌 5분 10분 만에 정확한 판단을 기대 하겠는가. 그래도 기댈 것은 검증 Data이다. Date에의한 설명을 하지 않는 Startup은 pitch에서 밀려나는 풍토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Startup의 의사결정은 Opinion Driven이아니라 Data Driven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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