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출 앞둔 레이쥔이 투자한 中 청년 아지트
중국에서 ‘유플러스’는 통신사가 아닌 주링허우나 바링허우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코리빙 하우스’로 통한다. 이곳의 특이점이라면 입주할 때 연령제한(45세 미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웃간 불화를 일으키는 거주자를 퇴거 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플러스는 2012년 6월 광저우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주요 도시 9곳에서 22여 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새건물도 있지만 도시 재생 차원에서 낙후된 공간을 재활용한 형태가 많다.
유플러스는 기숙형 창업시설이기도 하다. 1, 2선 도시에 창취업을 위해 이주한 청년층에게 코리빙, 코워킹, 코네트워킹을 제공한다. 주거, 사무, 레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유플러스는 창업 인프라가 잘 된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광저우 1호점은 물론 광둥성 선전, 항저우, 상하이, 청두, 푸저우, 쑤저우, 베이징 등 도시에 적게는 한 개 많게는 두세개 지점이 성업 중이며 30호 점 개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가장 많은 지점이 있는 도시는 광저우로 8개 지점이 도시 주요 거점에 위치하고 있다. 지점 당 방 개수는 133개에서 200여 개 규모다.
특히 전체 거주자 중 20% 가량인 (예비)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유플러스는 다양한 네트워킹, 교육 행사를 열어 창업이 구체화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끌어다 앉히는 적극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요청시 필요한 곳과 연결시켜주는 느슨한 인큐베이터 역할이다.
유플러스가 유명세를 탄 것은 레이쥔 샤오미 대표가 설립한 슌웨이펀드(顺为基金)가 180억 규모 투자(1억 위안)를 한 것에서 기인한다. 리우양 유플러스 대표의 5분 IR을 들은 뒤 레이쥔이 바로 투자 결정을 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샤오미가 직접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샤오미 아파트’라는 별칭이 붙은 배경이다.
레이쥔의 투자유치 이후 유플러스에 샤오미 IOT 디바이스가 적극 도입된 것도 특징이다. 작은 샤오미 생태계다.
리우양 유플러스 대표는 이곳의 의의에 대해 “이곳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다. 우린 성공한 앞세대가 뒷 세대를 도울 수 있게 독려하고 있다. 선배 세대가 성장하면서 겪었던 경험들과 지식구조, 사회자원으로 후배 세대를 도와 헤매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제2의 마윈이나 레이쥔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라 말한다.
유플러스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내부 인테리어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디자인적인 요소는 유플러스의 공동창업자들의 영향이 크다. 2014년 6월에 합류한 쑤디(苏菂)는 중국 창업카페의 원조라 불리우는 처쿠카페 창업자이고, 현 CEO인 리우양은 마케팅 전문가이자 디자인쪽에도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유플러스의 성장은 중국의 스타트업 열풍, 특히 중국 정부의 창업 기조에 맞닿은 서비스라는 것이 크다.
중국 정부는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십수조 규모의 국가신흥산업 창업투자 인도기금을 조성했으며, 창업 등기비용 철폐, 창업 행정절차를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등 창업 등록 절차를 간소화 했다. 과거의 창업이 리스크를 짊어지고 시작하는 것이었다면, 현재 중국에서의 창업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과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게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이에 창업에 의지를 둔 중국 청년들은 앞다투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마윈과 레이쥔 등을 롤모델 삼아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로인해 스타트업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대도시로 이주하는 청년층이 근래 부쩍 늘었고, 유플러스와 같은 코리빙 공간이 주목받았다.
유플러스는 주거공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휴식공간과 강의실로 활용되는 네트워킹 룸, 식당 등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더불어 명절이나 기념일 등에는 젊은 취향에 걸맞는 다양한 파티를 열어 거주자 간 소통을 독려한다.
지역과 옵션에 따라 상이하지만 유플러스 1인실 평균 월 이용료는 한화 30~40만 원 선이다. 근래 오픈한 선전 지점에는 두 배가 높은 80만 원짜리 고급형도 있다. 중국 청년층이 감당하기에 녹록치 않은 임대료임에도 대기자는 늘 있다. 여느 공간에서 볼 수 없는 디자인과 효용성 때문이다.
개인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주기업간 친목도모 및 협력을 유도하는 공용실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기존 창업자와 투자자, 액셀러레이터와 연결하는 교육과 콜라보 프로그램을 수시 운영된다. 전용앱을 통해 출입 등 이용이 가능하며 명절이나 연휴에는 젊은 취향에 걸맞는 파티도 열린다.
유플러스가 늘 긍정적인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 지점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느슨한 관리, 홍보와 다른 시설에 대한 불만 등 사용자와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리우양 대표는 일부 비판이 사실이라 인정하며,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이라 말했다.
그는 “유플러스는 기회의 장소다. 레이쥔을 비롯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으며, 중국 창업의 메카인 베이징 중관춘과도 연결되어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창업 기조에 맞닿은 서비스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수만 명이 넘는 창업자가 유플러스를 거쳐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플러스는 국내기업과 협력해 한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플러스 한국지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한국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 중이다. 빠르면 연내 이루어질 것”이라 말했다.
15일 기자가 방문한 광둥성 선전 유플러스는 거주에 방점이 있었다.
여타 유플러스 지점의 공융 공간이 주로 1층에 위치한데 반해, 선전 지점은 휴식장소와 운동장소 등 시설이 중간층 라운지에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거주공간 인테리어는 소문대로 깔끔했다.
이하 선전 유플러스 내외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