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창업 열풍,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베이징 중관촌 이노웨이 거리
중국 내 창업열풍이 거세다. 중국 정부와 리커창 총리는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大众创业,万众创新)’이라 말하며 청년들에게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에서 제2, 제3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샤오미가 나와 경제부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창업에 대한 도전을 미덕으로 강조하는 추세다. 과거의 사업이 큰 리스크를 짊어지고 시작하는 것이었다면, 현재 중국에서의 창업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게끔 인프라가 구축되는 중이다. 이에 창업에 의지를 둔 중국 청년들은 앞다투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알라바바 마윈과 샤오미 레이쥔을 롤모델 삼아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창업 열기는 여러곳에서 느낄수 있다. 특히 상하이와 심천(선전), 청두 등은 창업 거점으로 중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받고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2선 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제 활성화 지원책을 내놓는 중이다. 2014년 부터 시작된 ‘신창타이(중국판 뉴노멀)’라는 키워드의 연장선상이다. 이러한 정책 속에서 2선도시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소프트웨어 파크’, ‘하이테크 파크’ 등으로 불리우는 산업단지다. 심천 소프트웨어 산업단지, 청두 티엔푸 소프트웨어 파크 등 창업특구는 지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저렴하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창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정치인들 상다수가 이곳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국의 창업관련 프로그램이 관심을 끄는 주제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단지에 중국 정부는 자국 인터넷 대기업을 비롯해 해외 IT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외국의 기술력을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자 일자리 창출의 움직임이다. 과거와 달리 중국 내 합자법인 설립과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이에따라 글로벌 기업 역시 우선 투자 지역으로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인 2선도시를 주목하는 중이다. 수출경제에서 내수경제가 되어가는 또다른 글로벌 중국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이렇듯 중국에서 창업에 대한 열기가 거센 이면에는 청년 실업 문제가 어느정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과 시기가 중국을 창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든것이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청년들의 사회생활 첫 단추는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알리바바나 텐센트, 바이두와 같은 자국 기업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더불어 창업이라는 새로운 옵션이 생겨 젊은층에서 열렬히 호응중이다.
현재 중국은 제조 스타트업으로 다변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관련 스타트업이 각광을 받는 분야다. 자국위주라는 비판을 받기는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정상권이기 때문이다.
청두 ‘티엔푸 소프트웨어 파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발표한 중국 주요지역의 ICT 창업환경 분석 리포트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중국 ICT 창업 및 투자 현황
중국정부는 요소비용 우위를 기반으로 한 성장모델에서 과학기술 혁신형 발전모델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알리바바 ․ 텐센트 ․ 바이두 ․ 샤오미 등이 성공신화를 이어나가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ICT 창업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 ICT 기업들도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창업문화가 선순환되기 때문이다.
인프라 개선 및 정책적 지원 확대로 2014년에만 1,239만 개의 스타트업(Startup)이 탄생하는 등 창업이 급증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통신 및 부가서비스를 중심으로 ICT 창업투자가 약 147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2014년 중국 벤처캐피털(VC) 투자의 약 70%가 ICT 분야에 집중되고, 창업기업의 자본조달 활성화를 위해 개설된 신삼판(新三板)을 포함한 주식시장에 상장 및 등록하는 기업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역별 ICT 창업환경 및 특징
베이징의 중관춘 지역은 우수인력과 정책지원 및 자금이 몰리면서 중국 전체 창업투자의 1/3이 집중되고 있다. 중관춘에는 유수 대학 및 국책연구기관의 고급인력과 해외에서 귀국한 우수인력이 풍부하고, 정부에서도 창업과 관련해 기금조성, 해외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청년 및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혁신거리(innoway) 조성,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인큐베이팅·투자·미디어 등 20여 개의 창업지원 서비스 플랫폼 등을 구축되어 있다.
베이징 중관춘이 소프트웨어의 중심이라면, 심천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가장 주목하는 지역으로, 개방형 제조인프라 및 네트워크 기반을 쉽게 활용하여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심천은 스마트기기 제조기반이 구축되어 있고 부품수급과 소규모제품 생산이 수월하여 최단기간 내 제품제작 테스트 및 완성이 가능하고, 하드웨어 창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시드스튜디오, 핵스(HAX), PCH International 등이 소재하여 비용도 한국의 절반 수준이며, 시정부에서 기술창업기금·네트워크 및 공간 조성 등에 힘쓰고 있다.
중국 창업 생태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중국에서 사상 최대의 창업 붐이 조성된 가운데 중국 ICT 기업의 성공사례를 이어가려는 창업 열기가 향후 5~6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에게도 기회다. 중국 창업생태계를 활용해 더 큰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정부는 자국 고용창출과 관련된 해외기업의 진출 문호를 점점 더 크게 열어가는 중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중국은 한국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지역마다 통신환경과 사용자 습관이 다른 시장이기에 시장조사가 선행되어 한다.
한국은 정부 주도로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주로 창업 초기단계(1∼3년)에 지원프로그램을 집중하고 있어 상품화 이후의 사업화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창업투자 선순환을 위하여 현재 IPO 중심의 자본회수를 위한 시장구조를 M&A, 장외시장 등을 통하여 중간회수시장 활성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천 소프트웨어 산업단지
중국의 창업 열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1월 초 방한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서부지역의 거점인 청두(成都)지역에 ‘중한 청년 혁신 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두 ‘티엔푸 소프트웨어 파크’는 중국 내 최대 규모 소프트웨어 파크이자 소프트웨어 클러스터로 설립 후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비롯해 IBM, 레노버, SAP, NEC, GE 등 250여 개 국내외 유명기업이 입주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리 총리는 “중국 중서부 지역에서 먼저 ‘중한 혁신 단지’를 만들 예정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청년 혁신 단지가 될 것”이라 말하며,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과 (중국의 혁신전략을) 서로 연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황교안 총리와 중한 혁신 플랫폼 구축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더 많은 청년이 혁신단지를 잘 활용해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쓰기를 희망한다. 중한 양국은 둘 다 혁신 전략을 실시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중창업·만중혁신(大众创业、万众创新) 전략도 청년들의 창의력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과 서로 연결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러한 중국의 창업 정책 및 중국 주요기업 현황, 중국 진출 전략, 하드웨어 창업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행사인 韓-中 창업협력 컨퍼런스가 27일 열린다.
2015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플래텀, N15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알리바바와 샤오미 등 중국 대표기업 관계자를 연사로 초청해 중국의 기업문화와 성장전략 등을 소개하며, 중국 내에서 스타트업 기업 창업여건 등을 살핀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창업 성공신화의 주역인 샤오미 공동창업자이자 현 부대표인 리우더 (劉德) 부대표, 중국 최고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잉단(硬蛋)의 리스펑(李世鹏) CTO 등 저명인사들이 중국의 창업 여건 및 중국 시장진출 전략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