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느덧 절반을 넘겼다. 2018년 상반기 국내엔 크고 작은 이슈가 등장했다. 비트코인 광풍이 있었고, ‘미투’로 사회의 유명인사들이 지목돼 홍역을 앓기도 했으며, 갑질 문화가 세간의 질타를 받았다. 또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제 근무제 역시 찬반 논란이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어떤 이슈가 있었을까. 우선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벤처창업 업계에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스타트업이 대기업 자회사를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나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미세먼지 같은 규제에 가로막혀 사업에 위기를 맞은 스타트업도 있었다. 아울러 사회 분위기에 호응하는 미투 운동이 스타트업계에서 시작되기도 했다.
올해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했던 사건을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블록체인, ICO부터 플랫폼까지
상반기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열풍이 일었고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가 ICO(암호화폐공개)를 천명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세상에 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는 노력도 한창이다. 체중만 재면 코인을 발급하는 서비스가 나오기도 했고 창작자-소비자를 바로 연결 시키는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은 3년간 블록체인 생태계를 위해 1천억원을 지원한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뤄내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명이 있으면 암도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를 노린 해킹 공격도 끊이지 않고있다.
올해 빗썸, 코인레일이 해킹 공격을 받아 수백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 빗썸과 야피존, 코인이즈, 유빗 등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과 이탈리아 거래소에서도 해킹으로 인한 수천 억 원 규모 무단 인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문제와는 별개로 블록체인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단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플랫폼이 나온 지금, 하반기엔 어떤 트렌드를 가져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도 이어진 스타트업 투자…지난해에 비해 13.8% ↑
정부는 올해에도 기술창업 지원을 규모있게 진행 중이다. 올해 초 발표 한 금액은 6천99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3.8% 늘었다. 초기 단계를 지난 기업(3년~7년)에도 도약을 위해 3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소셜벤처 투자도 늘린다.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셜벤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해 1천200억원 규모의 ‘소셜임팩트투자 펀드’도 조성 계획 중임을 알렸다.
▲유의미한 인수합병 사례를 만들어낸 두 ‘스타일’ 기업
패션 커머스몰 스타일난다 운영사인 ‘난다’가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완전 매각됐다. 이들의 소식은 4월 난다의 매각 주관사인 UBS가 로레알그룹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을 때 알려졌다.
2005년 인터넷 여성 의류 쇼핑몰로 시작한 ‘난다’는 국내 1세대 패션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색조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매출 절반을 화장품 브랜드에서 발생시켰다. 김소희 대표를 비롯해 두 명이 시작한 스타일난다는 현재 약 400 여명이 근무 중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다른 ‘스타일’ 기업인 스타일쉐어(대표:윤자영)의 인수 소식도 화제를 모았다. 스타일쉐어는 지난 3월 온라인 패션몰 29CM를 운영하는 에이플러스비를 인수했다. 특히 29CM이 대기업(GS홈쇼핑)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공동체가 된 양사는 역량을 극대화해 2020년 거래액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도 높았던 규제의 벽; 모빌리티
최근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가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김태호 대표도 개인 사정을 이유로 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풀러스는 2016년 5월 카풀을 통한 공유 경제를 표방하며 시장에 등장한 서비스다.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지난해엔 네이버-미래에셋 합작펀드와 SK 등으로부터 220억원을 투자받으며 유망 스타트업으로 불리웠다.
하지만 풀러스의 사업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출퇴근 시간 선택제’ 서비스를 도입하려 했으나, 서울시가 법률 위반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당시 풀러스측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에서 허용한 출퇴근 카풀 범위에 해당하는 서비스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으나 소용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택시 업계의 반발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올해에도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한 스타트업이 나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같은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던 ‘럭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252억 원으로 인수 된 바 있다.
▲’미투’와 ‘갑질’,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작년 10월, 미국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이스타인의 성추문 파문을 시작으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고발의 의미)운동이 시작됐다. 국내에선 올해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가 문학계, 정계, 교육계 등으로도 퍼졌다. 특히 대기업 일가의 갑질이 세간의 도마에 올랐다.
진보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스타트업계에서도 미투 발언이 있었다. 각 피해자들은 ‘결혼할 여자한테는 투자 안해’, ‘외박 되냐’는 성희롱적 발언 및 스폰 제의까지 받아본 경험을 털어놨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피해자에게서 원인을 찾으려는 구태를 버리고, 실질적인 생태계 악화의 원인이 위력과 위계를 악용하려는 남성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인지하지 않으면 악습은 계속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