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몇년 간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 하에 제2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목표로 한 젊은 창업가들과 서비스가 수없이 등장했다. 투자 자금이 몰렸고, 꽤 많은 서비스가 규모의 경제에 진입했으며, 성공했다 평가받는 스타트업도 다수 등장했다.
하지만 2016년은 조금 달랐다. 소비자가 그저 그런 무료 서비스보다 지갑을 열더라도 만족감을 높여주는 고급스런 서비스를 선호하는 형태를 보였다. 할인 혜택으로 고객을 모으던 마케팅 수단이 더 이상 안 통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출혈 경쟁을 펼치던 1,2위 경쟁자 간 합병도 빈번했으며, 이를 통한 시장 독점 현상이 나타났다. 경쟁력을 잃은 하위 서비스들은 하나둘 도산했다. 투자사는 보수적으로 변해 초기 투자유치조차 녹록치 않아 졌다.
지난해 모든 서비스가 암흑기로 접어든 것은 아니었다. 트렌드에 맞는 분야는 각광을 받았다. 왕홍이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 생방송,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의 급성장이 이루어졌으며, 공유자전거 서비스 역시 뜨거운 관심과 함께 투자금이 몰렸다.
2016년 중국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분야별 어플리케이션 순위를 살펴보자.
중국 소셜네트워크 TOP5
텐센트의 위챗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위챗은 소셜네트워크 분야뿐만 아니라 전체 앱 순위에서도 가장 위에 이름을 올랐다. 위챗 하루 평균 이용자는 7억 6,800명으로 이용자의 50% 이상이 하루 최대 90분을 이용하고 있다. 위챗은 단순 메신저를 뛰어넘어 SNS, 모바일 결제, 홍바오 발송 등 기능을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다운로드 없이 위챗 플랫폼 내에서 앱 검색 또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구동할 수 있는 ‘샤오청쉬(小程序, 미니 프로그램)’ 서비스를 상용화해 날개를 달았다. 최근 ‘황금홍바오(黄金红包)‘를 선보여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중이다.
중국 인터넷 생방송 어플리케이션 TOP5
2016년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 서비스는 절대적 강자도, 약자도 없는 추세였다. 그만큼 순위 경쟁도 치열했다. 2016년 9월 이후 약 두 달 동안 1위를 차지했던 잉커즈보(映客直播)는 최종 순위에서 후야즈보(虎牙直播)와 YY즈보(YY直播)에게 추월당했다.
1위를 차지한 후야즈보(虎牙直播)는 201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유명한 연예인을 사회자로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했다. 현재 후야즈보는 게임 생방송 중계를 핵심으로 종합 예술, 체육,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 2016년 기준 2억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카메라 어플리케이션 TOP5
선두를 차지한 콰이쇼우(快手)는 2011년 GIF 동영상 촬영 서비스를 출시해 2016년까지 3억 명의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카메라 앱이다. 지난해에는 생방송 기능까지 추가해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했다.
2위를 한 터우탸오스핀(头条视频)은 콰이쇼우보다 액티브 유저 수치는 절반이하로 떨어지지만, 2016년 8월에 출시된 서비스로 2위까지 올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터우탸오스핀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찐르터우탸오(今日头条)에서 만든 앱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중국 뉴스콘텐츠 어플리케이션 TOP5
뉴스 콘텐츠 분야에서는 단연 찐르터우탸오가 1위를 차지했다. 찐르터우탸오는 이용자가 웨이보, QQ 등 SNS 계정을 등록하면 5초 내로 이용자의 관심분야를 파악하고 관련 뉴스를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2016년 8월 기준 이용자수는 5억 5천만 명으로 하루 접속자는 6천만 명이 넘는다. 올해 2월 미국의 동영상 제작 앱 플리파그램(Flipatram)를 인수하면서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텅쉰신원은 비록 2위에 올랐지만 1인 주간 평균 사용 횟수는 1위 찐르터우탸오와 5위 찐르터유탸오지쑤반의 사용 횟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 올해 찐르터우탸오의 아성을 깰 거의 유일한 대항마라고 할 수 있다.
5위의 찐르터우탸오지쑤반은 찐르터우탸오의 핵심 뉴스를 추천하거나 동영상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단순하고 뉴스 열람 속도가 더 빠르다는 강점으로 출시 1달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5위에까지 오른 신흥 강자다.
중국 이북 어플리케이션 TOP5
ICT시장에 비해 주목을 덜 받고있지만, 중국의 전자책 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지난해 중국에서 휴대폰을 통해 독서를 하는 이용자가 5억 명을 돌파했으며, 30세 미만 독자층(60%)의 64%가 전자책을 이용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전자출판 산업을 ‘떠오르는 산업’으로 분류하고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에 맞춰 대대적 지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뷴야 1위인 QQ위에두는 텐센트의 대대적인 지원과 사용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Q와 위챗 계정을 이용해 PC와 휴대폰에서 모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 텐센트는 QQ위에두를 발판으로 동남아 콘텐츠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동영상 콘텐츠 어플리케이션 TOP5
중국에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동시 방영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아이치이가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치이의 성공은 남다른 콘텐츠 전략에 있다.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여러 해외 콘텐츠의 판권을 독점 계약하거나 자체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해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치이는 앱 분석기관 앱애니(App Annie)가 지난 1월 발표한 ‘글로벌 모바일 앱 시장 2016’에서 앱 매출 순위 7위에 올라 아시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중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어플리케이션 TOP5
2016년 전자상거래 앱 순위는 크게 변동이 없었다. 업계 부동의 1위 알리바바의 타오바오가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광군제 역시 알리바바의 압승이었다. 당일 총 거래액은 1,207억 위안(약 20조 6,723억 원)으로 2015년의 912억 위안(16조 4,980억 원)을 가볍게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눈여겨볼 부분은 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990억 위안(17조 9,557억 원)으로 총 거래액의 82%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매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 행사에서 VR, AR, AI 등을 접목시킨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전략을 펼쳤다.
알리바바는 최근에는 중국 상해 최대 유통 기업인 바이롄그룹(百联集团)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통해 마윈이 주창하는 ‘신유통’이 올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 전망된다.
중국 음식 배달 어플리케이션 TOP5
중국의 음식배달 서비스는 3강 체제로 안정화되는 추세다. 어러머를 선두로 메이퇀아이마이, 바이두와이마이가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러스트데이터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음식배달 거래 규모는 1,524억 위안(약 25조 3,517억 원)으로 2015년의 459억 위안(약 7조 6354억 원)보다 50% 이상이 성장했다.
중국 차량 어플리케이션 TOP5
지난해 8월 전격 합병을 발표한 업계 1, 2위 업체인 디디추싱과 우버가 독점기업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으로 중국 차량공유 시장 점유율은 92%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차량 공유 플랫폼에 대한 규제 수준을 높여 상승세에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규제 내용은 1선 도시(북경, 상해, 광주, 심천)의 차량은 해당 지역에서 등록된 것이어야 하고, 운전자 또한 그 도시의 호구를 가진 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 시장을 넘어 동남아 및 남미를 타깃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디디쭈처(滴滴租车)’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올해 1월 브라질 콜택시 서비스 ’99 taxi’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99 taxi는 월평균 거래량이 400만 건으로 브라질 콜택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이다.
중국 자전거 공유 어플리케이션 TOP5
지난해 가장 각광받았던 분야다. 현재 중국에는 24개 이상의 기업이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 서비스로는 모바이크, 오포를 꼽을 수 있다. 1위 기업인 모바이크는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1조 6천억 원으로 유니콘 기업 대열에 올랐다. 모바이크는 지난해 텐센트로부터 1억 1,000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올해 초 2억 1,5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는 수년 전 차량공유 서비스의 양상과 유사하다. 현재 20개가 넘는 기업이 벌이고 있는 자전거공유 서비스 시장 쟁탈전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중국 금융 어플리케이션 TOP5
금융, 재테크 분야에서는 알리페이가 시장 점유율 55%로 1위를 차지했다. 알리페이는 결제 서비스뿐만 아니라 MMF 투자와 같은 재테크 및 공과금 납부, 콜택시, 여행 관련 상품 예약까지 가능하다.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알리페이가 1위를 자신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텐센트의 위챗페이 때문이다. 위챗이라는 하이퍼 플랫폼을 등에 업은 위챗페이는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다. 1인 주간 평균 오픈 횟수를 보면 알리페이는 16회에 그치지만 위챗은 약 167회로 1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위챗은 소액 결제에 있어서 알리페이보다 사용 빈도가 높고, 알리바바의 소셜네트워크 기능은 위챗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알리바바의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는 중이다. 2016년 위챗페이의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이 알리페이를 추월했기 때문이다. 양 그룹간 경쟁이 관전 포인트인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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